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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관광,가볼만한곳

청량산

by 형과니 2023. 4. 23.

청량산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08-03-24 16:49:02

 

우수수 낙엽 쌓인 오솔길 걸음걸음 청량감 더하네

 

 

해발 172m. '청량산''작은 거인'이다. 키는 작지만, 넉넉한 가슴으로 넓디넓은 송도 앞바다를 포옹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불사, 연일정씨묘를 비롯해 청량산을 오르는 길은 사방팔방으로 나 있다. 그래도 '흥륜사'로 통하는 길이 이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

 

흥륜사 초입에 음악이 흘러나온다. 발원지는 사찰 밑의 찻집이다. 강화도 전등사 안에 있는 찻집처럼, 흥륜사 밑에도 차와 간단한 음식을 파는 쉼터가 생겼다. 둘 셋씩 짝을 지어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얼굴이 가을햇살을 닮아 있다.

 

경내로 들어선다. 대웅전 앞에서 두 손 모아 합장 하는 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영롱한 음색. 눈을 들어 소리나는 쪽을 바라본다. 새파란 하늘 밑에서 '풍경'이 반짝이고 있다. 쪽빛 하늘과 끝이 하늘 쪽으로 살짝 올라간 처마, 가을 바람을 타고 천천히 흔들리는 물고기. 이 화소들을 네모난 틀 안에 집어 넣어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흥륜사를 지나 청량산 오솔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길은 이제 막 낙엽들이 쌓여가는 중이다.

 

하나 둘, 사람들이 스쳐지나간다. 산에서 만나는 사람은 친근하다. 산에서는 도시에서의 낯설음과 소통의 단절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산의 기운' 때문이 아닐까.

 

철봉과 몇 개의 나무의자가 놓여 있는 쉼터가 나타난다. 한 소년이 다람쥐에게 과자부스러기를 던져주고 있다. 다람쥐는 1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지점에서 과자를 받아먹고 있다.

 

어디선가 왁자지껄한 중국말이 들린다. 중간쉼터 조성공사를 하는 중국인 인부들이다. 중국은 이제 제품은 물론, 사람들까지 수출하는 모양이다.

 

중간쉼터부터 정상까지는 나무계단으로 이어진 길이다. 5분쯤 올랐을까. 벌써 정상. 청량산 정상은 커다란 정자로 꾸며져 있다.

 

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누는 노부부, 모자를 눌러쓰고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스트레칭을 하는 여성청량산 정상은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는 쉼터이다.

 

여느 산들도 마찬가지 이지만, 청량산은 특히 정상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가 최상인 곳이다. 낮에는 광활한 바다, 해가 질 때면 온세상을 물들이는 붉은 노을이 짙은 페이소스를 안겨준다.

 

정상에 서서 바다 쪽을 바라본다. 바다 쪽으로 세워 놓은 '인천경제자유구역 설명 푯말'이 생뚱맞다.

 

바다 쪽은 크고 작은 건물과 성냥갑 같은 아파트들이 우후죽순으로 세워지는 중이다. 3면이 바다였던 청량산은 지금 완전한 육지가 됐고, 매립과 함께 바다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청량산은 그렇게, '짧지만 긴 여행'으로 가을을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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