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아자지(平生我自知) - 고 유섭
고유섭
‘평생을 아자지’라는 말이 나로선 매우 알기 어렵다. 어찌 보면 나 자신을 내
가 가장 잘 알고 있을 것 같고 또 알고 있는 것이 의당사(宜當事)일 것 같은
데, 다시 생각하면 나 자신을 내가 가장 알 수가 없다. 이것은 상식적 도덕
적 견해에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그러하고 심리적으로 그러하다.
‘평생을 아자지’라 단언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그러나 또 얼마나
불행하랴. 나 자신을 몰라서 불행하고, 또 그러기에 행복될 것과 다름이 없
는 경지일 듯하다.
이 말의 설명은 사족이겠지만, 어느 좌석에서 나는 끝을 속히 낸다고 나를
그린 적이 있다. 그러나 이것을 들은 이는 내가 종법(終法)을 수습하고 마는
정력가·열정가같이 취택(取擇)된 것 같다. 이것은 확실히 잘못된 해석〔설해(說
解)〕이었고, 또 나 자신을 잘못 표현한 것이었다.
종법을 속히 낸다는 것은
정당한 종법을 얻었거나 말았거나 설렁대다가 막음해 버리고 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표현도 나를 그대로 그리지는 못했다.
〔이 글은 청강(靑江)과 동행하신 김공(金公)께 드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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