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미추홀

송암(松巖)미술관 

형과니 2023. 4. 12. 00:39

송암(松巖)미술관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7-27 22:19:45

 

송암(松巖)미술관 

미추홀

 

199044일자 인천일보의 1면은 '인천에 사설 송암미술관(松巖美術館)'이라는 제목의 톱 기사로 장식되어 있다. '동양화학그룹 이회림 회장 착수, 국보급 등 소장품 만천여 점, 송암문화재단에 출연'이 부제였다.

 

어엿한 특종 기사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미술관은 인천 최초로 건립되는 '사설 박물관'이자 당시 시립박물관의 전시품이 1128점에 불과한 반면 일단 문을 열게 되면 일거에 무려 11천여 점에 달하는 고미술품을 소장하게 된다는 점에서 특기할 만한 문화적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전날, 당시 오종원 논설위원의 제보 말씀을 듣고 무작정 서울 중구 소공동 소재 동양화학 본사를 찾아간 미추홀 필자에게 이 회장은 "인천의 도움으로 오늘날의 동양화학이 있게 됐습니다. 뭔가 인천에 보람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며 설립의 변을 전했다. 후에 이 회장은 미술관 건립을 구체적으로 결단하기까지는 노창현 인천상공회의소 부회장, 문병하 인천일보 사장, 한만호 ()협성 사장,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의 조언이 있었는데, 그분들의 말씀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송암미술관은 그렇듯 지역 인사들과 기업가가 합심해서 이루어낸 기념비적인 첫 문화 공간이었으며 여느 미술관·박물관과는 달리 그 구조나 소장품들이 독특한 풍취를 자아냈다. 그 모두가 이 회장의 뜻이 반영된 노작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세운 미술관을 시에 기증한 것이 2005년이었고 우리는 그 후 재삼 세상의 경망함과 인심의 덧없음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미술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명예와 근검을 덕목으로 아는 마지막 송상(松商), 이 회장의 커다란 발자취는 송암미술관과 함께 길이 기억되리라 믿는다. /조우성 <객원논설위원>

 

송암미술관 창고 로 방치해서야

 

사설

 

() 이회림 동양제철화학 회장이 인천시에 기증한 송암미술관내 국보급 소장품들이 관리부실로 훼손 또는 도난우려가 있다는 것은 당국이 얼마나 무책임한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더욱이 담당공무원들이 관리는 뒷전인 채 부당하게 시간외 근무수당만 챙겼다니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

 

인천 남구 학익동 동양제철화학 인근의 송암미술관에는 이 명회회장이 평생동안 성의를 기울여 모은 국보급의 서화류를 비롯해 도자기·불상 목판류 등 8450여점의 귀중한 유물이 소장돼 있다. 고인은 지난 20056월 미술관부지와 건물 그리고 소장하고 있던 미술품·유물 등을 모두 인천시에 기증했다. 그러나 2년동안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소장품에 먼지가 뿌옇게 쌓이고 훼손·도난·화재위험에 노출된 채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소장품을 제대로 정리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이고 보면 관리상태가 어떠한지를 짐작할 만하다.

 

보안시스템도 엉망이어서 언제든지 국보급 유물이 도난 당할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하기 짝이없다. 더욱이 습도와 온도에 매우 민감한 회화·도자기 등은 최적의 온도를 유지해 보관해야함에도 실온상태에서 방치돼 있고 사면 벽은 곰팡이로 ??어 자칫 훼손될 염려가 있다니 한심한 일이다.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고가품의 소장품들을 이토록 방치해서야 될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미술관이 창고로 전락했다는 보도이고 보면 당국의 무지를 탓할 수밖에 없다. 인천지역에는 사실 가볼만한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없다. 그래서 고인이 2년전 이 미술관을 기증할 당시 기증자의 고귀한 정신에 대한 찬사와 함께 시민들은 고 미술품을 감상할 기회를 갖게돼 기대가 컸었다.

 

그런데 국보급의 유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다면 이는 직무유기라 하지않을 수 없다. 미술관 관계자는 "미술관이 비좁고 낡아 어쩔수 없다"고 말하지만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언제까지 이 상태로 방치할건지 무책임하기 그지없다. 당국은 미술관을 기증한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소장품을 제대로 관리하고 시민들에게 널리 관람토록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