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미추홀

박물관 난립  

형과니 2023. 4. 18. 07:22

박물관 난립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11-14 15:24:22

 

박물관 난립  

미추홀

'역사는 기록한 자의 것이다'라는 말에 토를 달 이유는 없을 것 같다. 기록하지 않고서는 '역사'가 존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록 수단을 지닌 것은 왕과 그의 신하들이었지 백성이 아니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그래서 백성은 '역사의 국외자'로 치부돼 왔다.

 

동서에 두루 알려져 있는 사서(史書)들의 대부분이 왕의 치적이나 제도의 변천 등에 주로 초점을 맞춰 기술하고 있는 것은 그런 무자각적인 '역사의식'에 의한 것이라 하겠다.

 

그에 대한 반성이 '역사의 실질적 주체는 보통사람'이라는 인식이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보통사람들의 삶'에 대한 연구가 붐을 이루었고, 그 같은 추세에 힘입어 200510월 문을 연 것이 동구(東區)의 박물관이었다.

 

'1종 근현대생활사박물관'이라는 낯선 허가 명칭과는 달리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은 개장 이래 전국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더불어 향후 박물관의 건립과 운영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아 큰 주목을 받아 왔다.

 

다다익선 같지만, 사실은 '박물관 난립'이 사회문제로까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없는 것만 못하다는 비판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관광자원을 마련한다며 무작정 옛것을 모아놓은 상식적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 부실 요인은 놀랍게도 지역적 '역사성''전문성'을 고려치 않은 데 있다고 보인다.

 

인천에 소금, 화폐, 악기 같은 주제의 특수박물관 등을 세운다면 몰라도 별 인연도 없는 '장난감박물관' 등을 세우자는 데는 손을 들어주기가 어렵다. 개관하자 휴관하고 마는 타지의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조우성 <객원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