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받아쓰기
빗물 받아쓰기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7-12-18 16:11:08
빗물 받아쓰기
예전에 비오는 날이면 빈그릇 챙기기부터 했다. 빈항아리마다 가득히 물을 받아 허드렛물로 썼다. 지금처럼 아파트가 아니요 도시의 단독주택 지붕이 빗물받기에 용이하게 되어 있었다. 아직 집집마다 수도시설이 있던 시절이 아니니 천상 빗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점차로 우리나라도 물부족 국가로 우려되고 있는 지금 빗물 이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빗물 이용에 대해서는 우리보다 일본이 한발 앞서 있다. 일반 가정을 비롯 자치단체들이 빗물 이용을 생활화하고 있다. 가정마다 100~200리터 규모의 탱크를 몇개씩 지하에 묻고 세탁이나 화장실용, 그리고 정원 가꾸기에 사용한다. 지붕에 탱크를 설치하여 여름철 냉방으로도 활용한다.
프로야구장의 거대한 돔에도 빗물을 받는 저수장치를 시설한다. 그러니까 돔구장은 도시의 댐이라 할 만하다. 나고야의 돔구장을 예로 들면 지붕에서 받아지는 빗물이 18개의 파이프를 통해 지하의 1천500톤 크기 저수탱크로 모아진다고 한다. 이것이 멸균과정을 거쳐 화장실이나 정원의 살수장치로 연결되는 것이다. 하긴 빗물받기 캠페인이 우리나라라고 시들한 것은 아니다. 지금 어찌 되었는지 알려진 바 없으나 연전에 경기도교육청이 16개학교를 빗물사용 시범학교로 지정, 저수통설치 등 시범사업을 추진했었다. 아직은 활용도 등 효과가 높지는 않지만 몇몇 체육관은 수영장이나 샤워장에 빗물을 사용토록 저수시설을 하고 있다.
빗물 저장의 효과는 단순한 이용효과 외에도 몇가지 유익한 점이 있다. ①수원의 자립이다. 별도의 수원지가 없더라도 갈수기의 수원확보가 가능하다. ②방재대책이다. 재해시 단수에도 화장실용 방화용수가 가능하다. ③도시형 홍수의 방지이다. 집중호우때 일시에 시가지로 빗물이 쏟아져 나와 홍수를 일으키게 되는데 빗물탱크가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다.
지난 주 빗물이용 시설 적극 활용을 위한 워크숍에서 빗물을 모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많은데도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한다. 시설의 확충도 긴요하지만 빗물을 귀찮아하고 하찮게 여기는 습성을 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