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야기

박제가와 새 정부의 물류정책

형과니 2023. 4. 20. 00:24

박제가와 새 정부의 물류정책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1-23 17:42:40


박제가와 새 정부의 물류정책

김홍섭 인천시 물류연구회 회장 직무대리


새 정부는 호칭에 대해 논의를 거듭하다 ‘실용정부‘보다는 ’이명박 정부‘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명칭여하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는 ’실용’과 ‘시장경제’를 주요 가치로 하고 있다. 요즘 우리사회는 실사구시(實事求是)와 이용후생(利用厚生)의 기치를 내세우던 실학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며, 정치나 이념보다 철저하게 국가의 실익을 강조하며 신중상주의적 태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물류의 중요성을 주장하며 실질적으로 물류관련 정책과 제도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처음의 사람으로 흔히 초정 박제가(朴齊家; 1750~1805)를 들고 있다. 박제가는 실사구시의 사상을 토대로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하여는 선진국인 청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북학론(北學論)을 주장하면서, 먼저 우리의 생활 주변에서 필요한 것부터 배우고 개량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의 북학사상은 개방적 정신으로 선진문명을 학습하여 부국과 문화발달을 도모함으로써 근대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역사적 과제에 부응하고자 한 점에서 당시에는 ‘새로운 문명기획’이라 할 수 있었다.


초정(楚亭)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로서 19세 때 박지원(朴趾源)의 문하에서 실학을 연구하였다. 1776년 이덕무(李德懋)·유득공(柳得恭)·이서구(李書九) 등과 합작한 시집 《건연집(巾衍集)》이 청나라에 소개되어 조선 시문 사대가의 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1778년(정조 2년) 사은사 채제공(蔡濟恭)의 수행원으로 청나라에 가서 기균(紀畇)·이조원(李調元)·반정균(潘庭筠)·이정원(李鼎元)·포자경(鮑紫卿) 등 청을 대표하던 석학들과 교류하였고, 중국의 선진문물에 감명을 받아 선진기술과 도구를 배우고 연구하여 후에 《북학의(北學議)》 <내외편(內外篇)>을 저술하였다. 박제가는 당시의 공리공담을 일삼던 주자학적 사상계와 풍수도참설에 비판적이고, 국부(國富)를 창출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공과 농업진흥론을 제기했다. 더욱이 상공업 육성에 장애가 되는 양반들을 도태시키기 위해 봉건적인 문물제도와 과거제도를 타파할 것도 주장했다.


그는 또한 상공업을 진흥시키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1) 用車論 ;교통기관을 발달시킬 것, 2) 악화주조(惡貨鑄造)를 금지하고 화폐의 질을 높일 것, 3) 은의 해외유출과 중국상품의 유입을 철저히 금지할 것, 4) 밀무역(密貿易)을 양성화시킬 것, 5) 은을 축적할 것, 6) 국내시장을 확보할 것 등을 제시했다. 농업경영의 합리적인 개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인다면 국가재정이나 경제질서 전반의 안정을 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그는 오늘날의 물류와 유통을 강조하여 농민경제와 국가재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물자유통과 물가 평준화를 기하기 위해 수레를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물류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먼저 차제(車制)를 개선하고, 도로를 개량하여 교통을 편리하게 한 후 물자의 거래를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제가는 국내시장 육성을 위한 방도로서 중시한 것은 교통의 개선이었으며, 그중에서도 수레의 이용을 특히 강조하였다. <북학의>는 수레와 배로부터 시작한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운송수단의 미발달이 유통에 애로를 낳아 가난을 초래했는데, 수레 운송이 우마 운송보다 훨씬 효율적이니, 중국에 공인을 보내어 수레 제작 기술을 배우자고 건의하였다.


새로운 이명박 정부의 핵심 공약중의 하나가 ‘한반도 대운하’이다. 이는 물류는 물론 관광과 치수의 영역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전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가 강조하던 ‘한반도 물류중심국가’ 등의 선언적이고 선전성이 강한 구호보다는, 실용적이고 실사구시적인 물류정책의 추진을 기대하게 된다. 항만, 공항, 경인운하, 도시엑스포, 남북물류 등 물류 이슈가 중요한 지역발전의 화두인 물류도시 인천에 새 정부의 실용적 물류정책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