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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용유 알싸한 매력

형과니 2023. 4. 20. 08:28

영종·용유 알싸한 매력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08-01-28 18:21:06

 

바닷길 굽이굽이, 모퉁이 돌아 찾았다!”

모르면 맛볼 수 없는 영종·용유 알싸한 매력

인천을 탐하라’, 맛보기 BEST 4

 

멀어지는 월미도 문화의 거리

 

 

노을이 지고 별은 뜬다. 도심 불빛을 벗어나 오롯이 자연의 품이 든 느낌을 즐긴다. 아는 만큼 사랑할 수 있다고 했거늘 안다는 착각에 진한 사랑을 나눌 수 없었던 곳. 영종·용유도는 그렇게 새롭게 다가왔다. 날씨가 다소 풀렸다고는 해도 겨울 바닷바람이다. 이만한 게 다행이라 여기며 나선 길에 예상외로 여행객이 적지 않아 놀랐다.

 

 

일부 가족들도 눈에 띄지만 연인인 듯한 이들이 더욱 많았다. 공항고속도로를 마다하고 여객선을 이용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배를 타야 닿을 수 있던 섬,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이 생기면서 배가 아닌 차로도 이동할 수 있게 되었지만 예전처럼 배에 차를 싣고 가면 바다를 더 흠뻑 느낄 수 있다.

 

 

영종·용유를 즐기기 위해 월미도 선착장-영종구읍뱃터-공항북로-삼목선착장-공항해안도로-왕산해수욕장-선녀바위-굴밥집-야경 코스가 있으며 서울에서 오는 경우라면 공항고속도로-영종대교- 공항남로-선녀바위-을왕·왕산해수욕장-공항북로-삼목선착장 사거리-영종 구읍뱃터-월미도 선착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월미도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들어와 제일 먼저 밟게 되는 땅이 바로 구읍뱃터다. 오른쪽으로는 작은 어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구읍뱃터에서 청원농원 방향으로 가면 숲길 2차선 도로가 나오는데 이 일대는 가을이면 억새숲으로 변해 사진 찍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한다.

 

분위기와 전망이 좋은 세계여행문화원 카페

 

 

주변에는 김찬삼 씨가 운영하던 세계여행문화원이 있는데 여행도서관, 야외전시장 및 공연장, 휴게실을 갖추고 있어 오대양육대주의 역사, 문화, 지리, 여행정보, 사진집 등 다양하고 유익한 정보를 쉽게 얻어갈 수 있다. 이용은 무료이다. 문화원은 높은 곳에 위치한 탓에 전망이 좋을뿐더러 간단한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길 카페가 있어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문화원을 나서면 본격적인 나들이 코스로 접어든다. 영종·용유의 모습은 예전과 많이 달라져있다. 한적한 섬, 낙후한 지역이라는 인상을 벗고 한참 개발바람을 맞고 있다. 새로 난 길도 많아 엉뚱한 방향으로 접어들기 일쑤다. 최근 만들어진 안내지도가 있다면 매우 유용할 것이다.

 

 

섬의 내륙부로 용궁사가 있다. 영종·용유 일대의 최고봉인 백운산 자락에 있는 용궁사는 백운산과 13백년을 함께 한 오래된 사찰이다. 신라 문무왕 10(670) 원효가 창건한 절로 1854(철종 5) 흥선대원군에 의해 중수되면서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

 

 

1990년 인천 유형문화재 제15호로 지정되기도 한 용궁사에는 관음전, 용황각 등의 건물이 있고 관음전 안에는 본래 옥석으로 조각된 관음상이 있었으나 일제시대에 도둑맞아 현재는 청동관음상이 봉안되어 있다. 특히 요사채에는 건물정면에 용궁사라고 적힌 흥선대원군의 친필 편액이 있어 더욱 유명하며 인천기념물 9호로 지정된 용궁사의 느티나무도 장관이다.

 

 

을왕해수욕장이라고 하면 영종도에 있는 것으로 알지만 사실 을왕·왕산해수욕장은 용유도에 있다. 을왕해수욕장은 모래가 매우 가늘고 고운 데다 마치 초승달이 내려와 앉은 듯한 신비스러운 해변의 모습에 1986년에 국민관광지로 지정되기도 했다. 특히 바다와 어우러져 있는 2km의 오솔길은 낙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을왕해수욕장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왕산해수욕장이다. 숨겨진 곳이었는데 을왕리에 인파가 몰리면서 함께 유명해져 최근에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들에 닿기까지 숲길 드라이브는 꿀맛이다. 을왕·왕산해수욕장에 앞서 선녀바위가 있다. 해안가로 사진찍기 좋은 곳이 많다. 고즈넉한 어촌의 모습과 고깃배를 볼 수 있다. 해질 무렵 산책하는 연인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섬이 주는 또 하나의 낭만이다.

 

 

인근에 인천에서 보기 드문 조병수 가옥이 있다. 이 집은 현재의 주인 조병수 씨의 고조할아버지가 1890년경에 지은 집이다. 120년에 걸쳐 5대가 살아온 집으로 황해도 이남의 해안지역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중상류층 가옥이다. 나그네 길에 지친이가 하룻밤 묵어갈 수도 있다. 조병수 가옥(011-9746-3056)은 용유초등학교 부근에 있다.

 

 

이밖에 밤이 되면 바다까지 수놓아 환상적인 야경을 만들어내는 영종대교가 있다. 서구 경서동(장도)과 중구 운북동(영종도)을 잇는 총 길이 4,420m의 다리다. 인천국제공항이 영종도에 건설됨에 따라 영종도와 인천시를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영화 실미도를 실제로 느끼고 싶다면 영종도 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도행 배를 이용한다. 잠진도에서 영종도로 들어가는 배(무의도행 카페리호 : 751-33546 , 무의운수 : 746-4491)는 겨울철 17:3018:00까지 3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소개할 만한 맛집이다. 을왕리의 명물 어촌계 조개구이 식당(746-2769)은 번개탄에 석쇠를 얹어 직접 구워 먹는 조개구이집으로 을왕리에서만 누릴 수 있는 별미. 피조개, 명주조개, 소라, 동죽, 키조개, 맛 등 산지에서 잡은 싱싱한 조개를 여덟 가지 이상 맛볼 수 있다. 을왕해수욕장 끝단, 어촌계에서 운영해 가격도 싸고 양도 푸짐. 을왕해수욕장에서 나와 잠진도로 갈라지는 길과 만나기 직전에 모여 있는 굴밥집들(은행나무집 : 746-3021, 공항마을 : 746-3005)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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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사람조차 속속들이 모르는 곳이명운 인천관광코스개발단장

 

 

바닷가 도시 인천, 크고 작은 섬을 두루 품고 있기에 가능한 여행지다. 이명운 단장은 6번 이상 영종·용유 둘러보기 코스를 답사했다. 글을 읽는 재미만큼 사진으로 보는 풍경도 맛을 더하기에 품질 좋은 사진을 얻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수 천 장을 찍었지만 몇 장 건지지 못했다고 한다. 필름값이 들지 않는 디지털카메라여서 다행히 부담이 없었다.

 

 

그가 이 코스에 특별한 애정을 쏟았던 이유들이 있다. 우선 자세히 소개하지 않으면 놓칠 볼거리들이 많다는 점이다. 숨겨진 곳들을 말한다. 특히 인천을 찾는 외지인과 외국인을 염두에 두었다. 배가 있고 비행기도 있다. 이들을 이용하는 관광객이나 방문객들에게 소개하기 적합한 요소를 두루 갖고 있다는 생각이다.

 

 

내놓을 만한 멋집과 맛집이 풍부한 이유도 있다. 허름한 순두부집, 풍부한 해산물이 나그네의 입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또 섬을 따라 돌며 멋진 드라이브를 즐길 수도 있다. 바다 위를 달리는 기분이 들 것이다. 이밖에 도시근교에서 환상적인 노을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특징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 차례 드나들며 그 나름대로 코스의 진수를 꼽는다면 사진촬영에 좋고 겨울철새의 탐조도 가능한 청원농장, 농장 일대의 가을 억새, 전통적인 어촌풍경이 펼쳐진 선녀바위 인근 포구, 조병옥 가옥 그리고 천녀고찰 용궁사가 있다. 이들은 실상을 모르면 지나치기 쉽거나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명소다.

 

선녀바위 인근 한적한 포구

 

 

이명운 단장은 선녀바위 인근 포구는 바닷가에서 보는 어촌의 풍경과 고깃배의 모습, 소박한 어촌 등이 어우러져 외국인들도 원더풀을 연발하는 숨은 보석이라며 영종·용유 코스는 공항을 이용하는 외국인 대상의 간단한 투어코스를 마련하거나 외국인을 위한 음식 개발 등이 보강된다면 더욱 인기를 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장은 이어 영종·용유 코스는 보통 하루를 잡아야 할 코스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불편하고 소요시간이 길어 자가용 차량을 이용해야 할 것이라며 을왕리나 왕산해수욕장처럼 너무 알려져 혼잡하고 어수선한 곳 말고 의외로 신선하고 새로운 구석이 풍부하면서도 인천 사람조차 잘 몰라 가지 않는 관광지라고 말했다.

 

 

한편 아쉬운 점들을 발견하기도 했다. 백운산과 13백년을 함께 한 고찰 용궁사가 왠지 어설프게 관리되고 부속시설과 부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모습은 천년고찰이라는 수식을 불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소문에는 주변에 납골당도 들어온다기에 답답함은 더했다.

 

 

무의도 가는 길 즐비한 횟집들의 지나친 호객행위와 바가지 상혼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비단 그곳만은 아닐 터. 뿐만 아니라 한여름 방문했을 때 불쾌감을 안겨주던 이동식간이화장실은 여행객에게 내놓기 너무 민망했다. 부드러운 친절과 깔끔한 위생상태, 기호에 따라 즐길 수 있는 음식, 다양한 편의시설은 관광의 시작이자 끝이나 다름없음을 절실히 느꼈다.

 

 

* 위 내용은 최근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상임회장 이흥우)가 시범사업의 하나로 발간한 인천을 탐하라의 일부를 원용한 것이다. ‘인천을 탐하라는 인천의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인천관광코스 21가지를 엄선해 묶은 안내서로 인천관광코스개발사업(단장 이명운)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지영일 편집위원 openme@incheon.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