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철의 전망차

연평파시는 언제나

형과니 2023. 4. 23. 07:26

연평파시는 언제나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8-03-17 15:16:03

 

연평파시는 언제나

 

 

연평도 파시 풍경

 

 

아주 오래전 학생시절에 본 파시(波市)라는 영화이다. 지금 까마득하게 잊혀졌지만 무대는 연평도이고 아마도 조기 파시에 몰려온 웃음을 파는 여성들의 애환을 다룬 줄거리인듯 여겨진다. 주제 음악은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고향이었다. 파시란 풍어기에 어장에서 열리는 어획물시장을 말한다. 어선과 상인 사이에 생선 매매가 형성되는데, 이때 평소 조용하던 어촌은 흥청거린다. 어선과 운반선들이 몰려 선원과 상인들을 상대로 하는 숙박 주점 음식점들이 성업을 이룬다.

 

예전의 조기철 서해의 연평도가 그랬었다. 양력으로 5월초 입하때가 되면 전국의 어선들이 몰려들어 활기를 띠었다. 고깃배가 가장 많을 때는 2~3천척이 되었다고 한다. 그 시절 해변에 나서면 한줄로 늘어선 어선들이 돗대 높이 그물을 들어올린 모습이 장관이었다. 그때쯤 인천의 용동 요정도 아가씨도 그곳으로 이동했다. 낯익은 간판과 인기 있는 아가씨들을 그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던 조기가 사라지면서 연평파시는 전설이 되었다.

 

황해의 조기잡이는 흑산도에서 시작되었다. 봄이 풀리면 북상하는 조기떼는 흑산도를 거쳐 칠산 앞바다에서 두번째 어장이 되었다. 조기떼는 다시 북상하여 격렬비열도에 이르고, 이곳이 조기떼의 긴 여로중 세번째의 기착지인 셈이었다. 이때가 계절로는 곡우때였다. 이때쯤 조기는 알이 실해지고 토실토실하여 맛이 좋았다. 조기는 다시 북으로 향해 입하사리에 연평도에 닿으니 이때가 유명한 연평 조기잡이철이요, 이때에 잡힌 조기가 상품으로 여겨졌었다.

 

우리배 배임자 신수가 좋아서/칠산 연평에 도장원 하였단다/어여차 어이야/우리배 사공님 신수가 좋아서/안안팎 두물에 수만금 벌었네”-예전의 조기잡이철 풍어를 빌던 민요의 바람처럼 지난 11일 연평도에서 풍어제가 펼쳐졌다고 한다. 그러나 돈많던 그 연평도가 빈곤한 마을 되었네” “연평바다가 황금어장이 되어 주민이 잘살고 경사만 있는 땅이 되기를 빌고 빌겠습니다김금화 인간문화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고 한다.

 

연평파시는 언제 다시 돌아올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