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미추홀

그들만의 잔치

형과니 2023. 4. 24. 07:56

그들만의 잔치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4-03 12:33:08


지역문화란 무엇인가? 단적으로 말해 한국문화의 일부로서, 지역적 특성을 지닌 문화를 일컬을 터이다. 그렇다면 지역적 특성이란 또 무엇인가? 그것은 그 지역의 자연과 인간이 빚어낸 독특한 문화적 풍토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문화의 주체는 말할 것도 없이 그 지역에서 살아왔거나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며, 그들이 빚어낸 문화가 타 지역 문화와 차별 되는 지역적 독자성을 지니게 된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당연한 이치이다.


또한 한 지역의 문화는 타 지역의 문화, 예를 들어 서울 지역문화 등과 함께 한국문화를 이루는 하나의 요소가 되지만, 그것의 우열을 실질적으로 따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인천에서는 그같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최근 인천문화재단이 발표한 '제3회 우현상'의 시상 과정을 보면, 재단 관계자들이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가 아직 부족하거나 그들이 섬겨 말하는 소위 '중앙'에 예속돼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재단은 학술상 심사에 서울대, 이대, 명지대 교수 3인과 예술상 심사에 인천대, 인하대, 원광대 교수 3인 등 교수만으로 심사위를 구성했고, 묘하게도 우현상위원회는 재벌 총수와 코드 전직 장관, 전 대표이사 등에게 맡겼다.

위원회 구성도 그렇지만, 그 수상자 역시 모두 교수들이란 사실에 이르면 "교수 빼면 이 나라 문화는 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러니 재단에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안중에 있을 리 없던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제 지역의 역량으로는 심사도 못할 상(賞)을 굳이 시상하겠다는 건 무슨 '개발의 편자'인가?
 
/조우성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