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과니 2023. 4. 24. 07:59

청량산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08-04-04 18:30:31

 

청량산

 

청량산은 그리 높지 않고 산책하듯 산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완만한 등산로를 갖추고 있어 주변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등산코스다. 최근 무분별한 경작지를 정리하고 등산로를 정비해 깨끗한 모습을 되찾았다. 하지만 단순히 등산을 위해 청량산에 오르기에는 주변 시설들이 아깝다. 인천시립박물관과 상륙작전기념관을 비롯해 가천박물관까지 역사를 담고 있는 박물관들이 있고, 개항기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외국인 묘지도 청량산이 품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바다로, 하늘로 향한 인천의 미래가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주말,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역사나들이를 겸한 청량산 등산을 추천해 본다.

 

코스 : 청학동 외국인묘지에서 출발해 호불사에서 청량산 병풍바위를 거쳐 정상에 오른다. 지적측량기준점을 만난 뒤 인천시립박물관과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모두 둘러봤다면 청량산 역사나들이 코스는 완성.

 

# 청량산 한구석, 구한말 외국인 묘지

 

1883년 인천이 개항되자, 조선에서 이권을 노린 일본과 청국, 러시아, 구미 열강들이 물밀 듯이 인천 땅에 상륙했다. 특히 조선을 마음대로 주물러 지계(地界) 제도를 책정한 그들은 치외 법권의 특전을 누리며 인천 땅에 눌러 살기 시작했다.

 

세계 각국의 거류민 수가 급속도로 늘면서 묘역 조성의 필요했고 결국 그들은 각국 지계별로 공동묘지를 조성하게 된다. 청인묘지와 율목동 일인묘지, 북성동 외국인묘지가 그것이다. 북성동 외국인묘지는 약 8천 평에 달하는 묘역에 각양각색의 묘비가 서 있어 마치 조각품 전시장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데, 청인(淸人)묘지의 스산함이나 율목동 일인(日人)묘지의 천편일률적인 화장식 비석과는 달리 공원 같은 분위기이다.

 

이 묘지에는 영국 21, 미국 14, 러시아 7, 독일 6기 등 모두 59기가 묻혀 있었다. 도시 계획에 따라 1965년 송도역 앞 야산 4천여 평의 새 묘역으로 이전했다. 청학동 외국인 묘지가 바로 그것이다. 의료 선교사였던 랜디스, 인천 해관의 오례당, 세창양행의 헤르만 헹켈, 타운센드 상회의 월터 타운센드 등 인천과 인연을 맺었던 이들의 묘비를 볼 수 있다.

 

찾아가는 방법이 조금 어렵다. 송도역 사거리에서 연수동 방향으로 가다보면 왼쪽 건너편에 청학풀장 입구가 나온다. 그곳에서 우회전, 주택가로 들어서 산 쪽으로 가면 외국인 묘지를 볼 수 있다.

 

묘지라고 해서 거부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각양각색의 묘지석이 일종의 조형공원에 온 기분을 느끼게 한다.

 

# 위장병에 좋은 약수. 호불사

 

외국인 묘지를 보고 나와 다시 송도 방향으로 길을 따라 걷다보면 호불사 입구가 나온다.

 

호불사는 1962년 김왈문 스님이 창건한 절로 역사는 그리 깊지 않다. 하지만 호젓한 산사의 분위기가 좋다. 수질 좋은 약수와 108개 석조불상이 있다. 예전 호불사 약수로 위장병을 고쳤다는 한의사의 얘기가 소문으로 돌아 요새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한다.

 

 

# 산책하듯 올라올라 청량산 정상까지

 

호불사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청량산으로 천천히 올라보자.

 

이 산은 고려 우왕 2(1376)때 공민왕의 왕사인 나옹화상이 수려한 경관에 반해 이곳에 절을 짓고 이름을 청량사로 지은데서 유래한다.

 

청량산은 그동안 경작지로 무단 점유돼 산림훼손이 극심했던 곳이었다. 최근에는 제3회 전국 우수 산림생태 복원지 선정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체적인 녹지 환경이 좋아졌다. 높이 172m로 그리 높지 않다.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 등산해도 별 무리가 없다. 청량산 중턱에는 병풍바위, 범바위와 같은 큰 바위가 숲속 공터에 있어 산에 오르는 이들에게 좋은 휴식처를 준다. 정상에 오르면 서해바다와 한참 공사 중인 인천대교의 교각들과 송도국제도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인천의 미래를 보고싶다면 청량산이 제격이다.

 

# 인천시립박물관

 

청량산을 내려오면 인천시립박물관이 기다리고 있다. 2006년 리모델링으로 재개관해 새로움을 더해주고 있다. 유물전시실과 체험실, 특별기획전시실, 옥외 시설물로 구성돼 있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항상 문을 연다. 개관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청량산 정상에서 인천의 현재와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둘러보고 왔다면 시립박물관에서는 인천의 과거와 역사, 정체성을 만나볼 수 있다. 매월 격주 시립박물관에서 박물관으로 떠나는 음악여행이 펼쳐지니 참고할 만 하다.

 

#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시립박물관을 나오면 바로 옆에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기념관에는 전쟁당시 무기들과 한국전쟁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옥외에는 탱크 장갑차등이 전시돼 있어 아이들을 위한 교육 효과가 좋고, 특히 디카족에게는 더없이 좋은 출사장소라고 할 수 있다.

 

 

# 주차시설 /부가정보

 

청량산 주변으로 이용할 수 있는 주차공간은 그리 많지 않다. 차량 이동시 인천시립박물관 주차장이나 상륙작전기념관 주차장을 이용하고 코스는 역순으로 진행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청량산에는 청량산 사모라는 숲 해설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다양한 코스로 안내받으며 산행을 즐길 수 있다. 3~10월까지 활동하며 인터넷으로 신청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한다.

 

 

자료=인천의제21실천협의회 관광코스개발단

 

정리=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