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야기

한국이민사박물관 개관의 의미

형과니 2023. 5. 6. 00:48

한국이민사박물관 개관의 의미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6-15 16:57:10

 


 

 

'한국이민사박물관'이 마침내 오늘 문을 연다. 한 세기 전의 역사를 되새김질해 보게 하는 이 박물관의 개관이 갖는 의미는 매우 크다.

우선 인천은 우리나라 이민사의 첫 장을 장식한 1세기 전 이민의 출발지였다. 당시 이민자의 70% 이상도 인천사람이었다. 공교롭게 1세기 후인 지금, 이민을 가려는 내국인들은 필히 인천국제공항을 통해서 간다. 이런 점에서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지만 이제라도 인천에 한국이민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거점이 마련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뿐더러 이 박물관은 인천의 정체성과 지역성을 함양하는 교육의 전당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1세기 전 이민의 표면적인 이유가 비록 먹고 살기 위한 것이었다 해도 당시 사정을 고려하면 거사와 다름없는 것이었다. 지금도 부모형제를 떠나 외국에 나가 사는 것이 쉽지 않은 터에 대외문물에 어두웠던 시절의 행보라면 그 의미를 폄하할 바가 아니다. 이보다 이를 인천인들의 피 속에 있는 '개척자 정신의 발현'이라 해도 무리가 아닐 듯싶다.

이런 정신은 이민 후 생활에서 재차 확인된다. 뼈를 깎는 듯한 어려움 속에서도 이들의 고국사랑은 잦아들 줄 몰랐다, 상해임시정부 지원, 독립을 위한 자체 군사훈련 실시에 이어 광복 후에는 지역교육의 터전인 인하대 건설로 이어졌다. 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숙연해 지는 이유이다.

이 박물관이 던지는 메시지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인천개발, 특히 문화시설 개발이 어떠해야 하는지도 보여 준다. 한국이민과 관련한 국내외 네트워크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이 박물관은 앞으로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역내 여타 개발 사업이 하드웨어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그 의미와 가치가 아무리 크다 해도 개관 후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기대는 연목구어식 바람에 그치게 될 수도 있다.

인천시가 박물관 관리운영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도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 명품은 사회 구성원들의 사랑이 깃들 때 만들어 진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인천일보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