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야기

신도시 관할권 

형과니 2023. 5. 7. 09:53

신도시 관할권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6-21 13:12:02


 

 신도시 관할권 

 

신도시는 태생부터 문제였다. 시가 누누이 공지(公知)해 온 대로 트레이드 마크였던 '트라이 포트'론(論)은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 광활했던 갯벌은 경제적 가치와 장밋빛 비젼 속에서 역사가 되어 사라졌다.

새만금이 보호되어야 할 환경으로서 공론화됐던 반면, 동막 척전은 당위론 속에 잊혀져 간 공간이었다. 모두가 공유해 왔던 천혜의 재산 위에는 그 대신 사상 초유의 첨단 신도시가 탄생됐지만 그것은 또 하나의 신기루 같았다.

소아병적 사고라고 힐난하겠지만 신도시는 대다수 시민들에게 상실감 혹은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지난 세월, 자신은 들어가 살 수도 없는 도시를 자신의 혈세를 쏟아가며 건설해 왔다는 아이러니를 뼈아프게 경험했던 것이다.

그런 와중에 사람의 심사를 더 흔든 것은 법정동의 이름을 '송도동(松島洞)'이라고 한 무지였다. 21세기 인천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신도시에 어쩌자고 군국 일본의 군함 이름을 '이름표'로 달았는지는 개탄치 않을 수 없었다.

듣기로는 과거 민간에서 별 자각 없이 불러온 통칭(通稱)을 고쳐 부를 경우,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는 설까지 있고 보면 언론에서 지적받아 온 것처럼 투기장화됐다는 비판이 공연한 소리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엔 더 가관인 일이 벌어졌다. 각 구(區)가 각기 신도시의 행정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어차피 독립구가 될밖에 없는 지역을 잠시라도 관리하겠다고 저 야단들이니 말이다. 진정 인천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각 구는 신도시가 독자적인 행정을 구현할 수 있도록 차분히 도와줘야 한다.

/조우성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