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철의 전망차

떼무리 가는 길

형과니 2023. 5. 8. 09:50

떼무리 가는 길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8-06-23 16:05:20

 

오광철의 전망차

 

 

"떼무리"로 불리우는 소무의도

 

사진:인천중구청 포토갤러리

 

떼무리 가는 길

 

소년의 6학년때 담임선생이 여름방학을 맞아 무의도를 찾았다가 소년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기행문을 쓰듯 어린 제자의 슬픈 이야기를 적어나간다. 떼무리라고 불리는 인천 앞바다 작은 섬의 열일곱 소년은 바다에 고기잡이 나가 죽은 두형으로 인해 바다가 싫다. 그러나 딸 마저 중국에 팔아야 하는 가난한 부모를 위해 고기잡이를 나가야 한다. 결국 소년은 죽는다.

 

인천 출신의 극작가 함세덕의 1941년작 무의도 기행이다. 그 시절 작가는 무의도-정확하게 떼무리로 불리는 소무의도를 작품의 무대로 설정한다. ‘해연(海燕)’도 그 중의 하나다. 바다제비라는 이름의 해연은 소무의도 코앞 팔미도의 등대지기 딸과 두살 연하남과의 비연이 주제이다. 작품 끝머리에 인천항을 바라보는 늦가을 하늘에 몰려드는 제비떼가 인상적이다.

 

소무의도는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18에 위치한다. 면적 1.22에 해안선 길이 2.5의 작은 섬이나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앞 바다는 안강망어선이 몰려드는 어획량 풍부한 이름난 어장이었다. 특히 겨울이면 동백하라는 새우잡이가 성했다. 그리고 덕적과 자월도 근해의 어장 길목이어서 언제나 크고 작은 어선들이 드나드는 흥청거리는 섬이었다.

 

다만 식수가 없는 것이 흠이었다. 우물이라고 굴착해 보았자 목을 축일 양도 나오지 않고 아니면 대개가 짠물이었다. 그러기 때문에 큰집 섬이라고 할 건너편의 대무의도(큰무리)에서 전마선으로 길어다 마셨으며 빨래도 모아서 그곳에 가서 해와야 했다. 지금은 간이상수도와 펌프우물이 시설되어 해갈이 가능하다.

 

인천항에서 연안객선이 운항하고 있다고는 하나 어쩔 수 없이 낙도의 설움을 겪는 소무의도의 대무의도와 연결할 인도교가 내년에 착공되리라는 보도이다. 그동안 대무의도와는 종선으로 오갔으나 인도교가 가설될 경우 대무의도까지 왔던 나들이객들이 불편없이 소무의도에도 오갈 수 있다.

 

지금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과 용유도에서 페리로 연결된 무의도에도 교량가설이 예정되어 있다. 완공되면 그야말로 환상(幻像)의 환상(環狀)섬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