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야기

하천문화를 만들자-3

형과니 2023. 5. 8. 09:53

하천문화를 만들자-3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6-24 12:49:03

 

하천문화를 만들자-3

(3)승기천 자연형하천 조성사업

 

남동구 농수산물시장에서 시작돼 남동산단과 연수구 택지지구와의 경계선 역할을 하고 있는 승기천은 인천의 중앙을 관통하는 전형적인 도심하천이다. 지리적, 행정적, 환경적 측면에서도 여타의 하천들보다 그 중요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해마다 제기되는 하천변과 하천 하류의 유수지 악취민원, 남동산단과 연계된 오·폐수 및 악취관리, 최근 불거진 송도 5·7공구 관할권 경계선, 남동유수지와 수로 개발, 완충녹지 시민공원화 등 승기천은 관련 사업만으로도 안고 있는 숙제가 산더미다. 그러나 남동산단과 인접한 지방2급 하천으로 대표적인 오염하천으로 인식돼오던 승기천이 민·관의 합심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더운 여름, 발을 담그고 가재를 잡던 그 하천으로의 회기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현재 승기천은 생태형 하천조성 사업이 한창이다. 하천변으론 산책로가 자리잡고 정화된 물이 흐르는 생태하천으로 되살아 날 전망이다. 냄새나고 더럽던 오염하천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원 내 자연하천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최혜자 하천살리기 추진단 사무국장은 하천개발이 아닌, 사람들이 개발로 인해 망친 하천을 다시 되돌리는 것이라 생각한다하천의 생태가 곧 환경의 바로미터가 되는 만큼 올바른 하천살리기가 곧 우리살리기가 되는 셈이다고 강조했다.

 

승기천은? = 남동산단과 연수택지지구 사이를 흐르는 승기천(承基川)은 승기리(承基里)라는 마을 때문에 얻은 이름이다. 승기리는 오늘날 관교동의 북동쪽 마을이며, ‘신비마을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 마을은 한때 있다가 없어져 폐허가 됐던 것이 다시 생긴 것인데 이 때문에 다시 이어서() 생긴 마을()’이라는 뜻에서 승기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는 제대로 고증되지 않는 내용이며, 논리적인 타당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승기천이라는 이름은 삼국사기고려사’, ‘동국여지승람은 물론이고 대동여지도에조차 나와있지 않기 때문에 지난 수십여 년 사이에 누군가가 만들어 낸 이름으로 추측되기도 한다.

 

승기천은 남동산단 유수지를 거쳐 황해로 직접 유입되는 지방2급 하천으로, 남동구와 연수구의 경계를 형성하면서 흐른다. 유역면적은 33.58, 유로 연장은 10.33이며, 너비는 상류부가 4580m, 중류부가 80105m, 하류부가 104153m로 편차가 심하다. 상류부는 복개돼 있고, 중류부의 둔치에는 농경지가 형성돼 있으며 하류부의 오른쪽 둔치에는 연수택지개발지구가, 왼쪽에는 남동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원래 100년에 한번 일어날 수 있는 홍수에 대비해 하천을 정비했으나, 각종 생활하수의 유입으로 수질오염이 심하고, 기준수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현재 하천 기능은 거의 상실한 상태이다.

 

지난 2003년 당시 생활하수 및 공장폐수 증가로 오염물질이 늘어났고 귀화식물이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하천이 자정기능을 잃었을 뿐 아니라 생태계도 파괴됐다. 도심권의 악취 발생으로 인해 접근이 거의 불가능하고 상류부의 복개로 인해 자정 능력을 잃었다. 하상의 토양 부패로 용존산소가 부족하며 둔치의 경작으로 인해 친수공간이 축소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승기천이 변신한다 = 지난 20039, ·관 파트너십을 구축해 하천살리기 추진단이 구성됐다. 그해 12월에는 전국 최초로 시 조례 지원방안을 정해 하천살리기 추진의 안정적 기반도 닦았다. 생태형 또는 자연형 하천으로 탈바꿈할 4대 하천 - 승기천, 굴포천, 장수천, 공촌천을 살리자는 본격적인 움직임이 시작됐으며 이렇게해서 승기천에 부여된 테마는 도심지에 철새가 날아드는 하천이다. 현재 시는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 개막 이전에 도심하천을 모두 정비해 자연형이나 생태하천으로 그 모습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승기천의 원래 물줄기는 관교동을 지나 남촌동을 거쳐 논현동 앞 바다로 흘러들었다. 하지만 상류 쪽은 모두 없어져 버렸고, 구불구불하던 수로의 모습은 똑바로 잡은 직강하 공사로 새롭게 바뀌었다. 지금은 남동산단과 연수구 사이를 거쳐 유수지를 통해 송도매립지 사이의 수로를 거쳐 바다로 빠지고 있다.

 

하천이라고 볼 수조차 없었던 보잘 것 없던 승기천의 물줄기는 사실상 남동산단 때문에 생긴 셈이다.

 

지난해 5월 착공해 내년 5월 준공예정인 승기천은 388억 원이 투입돼 5월 현재 5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물은 승기하수처리장 물을 끌어오려 했으나 4에 이르는 관로비용이 150억 원 이상 추가로 소요돼 만수하수처리장 처리수를 기존 2.3오수관로를 청소해 쓰기로 했다. 질소와 인 등 성분분석을 위해 물을 흘려보낸 뒤 6개월간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승기천 조성사업은 남동산단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하천을 주민들의 품에 돌려준다는데 있다. 아직 완공되지 않은 승기천 변의 산책로를 따라 벌써부터 많은 시민들이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고 있다. 승기천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남동산단과 연수택지지구 사이의 완충녹지 시민공원화 사업이나 유수지 개발사업 등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넘어야 할 과제는 = 무엇보다 승기천이 내년 5월까지 정비되기 위해서는 예산확보가 시급하다. 매년 열리는 하천살리기대회 등을 통해 하천살리기 사업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2009 세계도시축전이 열리기 이전에 하천을 시민들에게 완전 개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 승기천 정비사업에 필요한 예산 110억 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남동유수지 개발사업도 필요하다. 이미 많은 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이 남동유수지에 대한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남동산단 유수지는 승기천 살리기의 성패를 가늠하는 꼭짓점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문제는 3788t에 이르는 물을 담고 있는 거대한 호수, 남동산단 유수지가 썩고 있다는 것이다.

 

송도국제도시로 들어가는 길목이자, 기존 구도심과 신도심 사이에 위치한 남동유수지는 승기천 하류에 위치해 해마다 봄철부터 동춘동 인근 주민들의 악취민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남동산단 유수지를 살리기 위해선 추정량 105600에 이르는 퇴적토를 걷어내는 근본적인 처방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00512월 송도해안도로 확장공사의 실시설계 적격업체 선정 심사에서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남동산단 유수지의 퇴적토를 걷어내겠다고 제안했다. 이런 제안으로 대우컨소시엄은 2267억 원에 송도해안도로 확장공사를 맡게 됐고 남동산단 유수지의 퇴적토를 손 안대고 치워야 했다. 그러나 공사를 하던 대우컨소시엄은 느닷없이 남동산단 퇴적토를 치울 수 없다고 나왔다. 당초 20여억 원이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따져보니 그 10배가 넘는 280억여 원이 들어 퇴적토 준설공사를 못 하겠다고 나온 것이었다. 현재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승기천 살리기는 아직 갈길이 먼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