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철의 전망차

곶안 마을

형과니 2023. 5. 11. 09:48

곶안 마을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8-07-25 19:56:02


곶안 마을


고잔(古棧)이란 옛날 배가 닿았던 곳을 말한다. 한자의 ‘棧’이 ‘사다리’를 뜻하는데 근거한다고 한다. 예전에 뭍에 배를 닿게 하려면 갯가에서 바다로 길게 나무로 말뚝을 박아 다리를 놓고 사다리를 걸쳐 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고잔’이 ‘곶안’ ‘고지안’을 한자로 적은데서 생겨난 이름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즉 작은 반도처럼 바다로 내민 고지(串)의 안쪽 마을이란 뜻이라는 것이다. 곧 곶안이 고지안이 되고 고지안이 고잔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서해안 지역에는 고잔이라는 지명이 많아 안산시의 고잔동과 화성시의 장안 우정면에도 고잔이라는 지명이 있었다. 인천지역도 그중의 하나였다. 지금은 남동구의 고잔동이 본래의 이름을 가지고 있으나 원래는 세곳에도 고잔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고 한다. 오늘날 중구 관내의 구도심이 인천부 다소면 고잔리였으며 서구 관내의 경서동은 부평부 고잔리에서 바뀐 것이며 신현동과 가좌동의 중간에도 고잔리가 있었으나 석남동이 되었다고 한다.


향토사학자 이훈익의 ‘인천향토사담’에 의하면 자유공원 응봉산을 기준으로 남쪽을 선창리라 했으며 북쪽을 고잔리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곳에는 선착장과 창고가 있었으며 삼남에서 실어오는 나라의 세곡미를 일시 적치하던 곳이여서 만석동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아무튼 옛이름을 간직하고 있는 남동구 고잔동은 지금 남동산업단지와 논현지구 신시가지로 빠른 변모를 하고 있으나 불과 수십년 전만 하더라도 한촌에 불과했다. 인천의 당시 지도를 보아도 남동구 만수동에서 남쪽으로 길게 뻗어내린 인천의 최남단으로 ‘곶안’과 ‘곶밖’ ‘배곶’이라는 옛이름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어쩌다 자동차가 들어오면 동네 어린이들이 생전 처음 보는 것이기라도 하듯 겁을 먹고 피했었다.


논현동과 고잔동의 이름을 두고 남동구가 난감해 하고 있다고 전한다. 최근 택지가 조성 중인 논현과 고잔동 일대의 아파트 주민들이 동명칭을 놓고 다른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서울의 강남처럼 논현동을, 토박이들은 옛이름 고잔동을 고집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