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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항일운동사 책으로 엮다

형과니 2023. 5. 12. 00:15

지역 항일운동사 책으로 엮다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8-01 12:53:33


지역 항일운동사 책으로 엮다


사단법인 인천사연구소가 지난 3년간 국가보훈처 인천지청의 후원으로 인천지역 항일운동을 내용으로 주최한 학술세미나 발표 자료를 정리해 ‘인천 항일운동에 나서다’(다인아트-인천학신서 13)를 제목으로 출간했다.

인천사연구소는 순수 비영리·학술모임으로 사학 전공 연구자들이 주축이 돼 지난 2004년 창립됐다. ‘인천 항일운동에 나서다’는 연구소 창립 후 편찬한 ‘강화충렬사지’(2005년)에 이어 지난 7월 내놓은 2번째 출판물이다.

인천사연구소는 2005년 11월 인하대 인문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인천과 강화, 부평 지역에서 각각 있었던 항일운동의 양상과 그 성격에 대한 전문가의 발표와 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주제는 ‘인천에서의 항일운동’이었다. 이듬해 11월 역시 국가보훈처 인천지역 후원으로 열린 학술대회는 ‘인천지역 항일운동가’를 주제로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인천·김포지역 3·1 운동’을 주제로 지역 항일운동의 흐름을 파고들었다.

인천사연구소는 이번에 그 결과물들은 ‘인천 항일운동에 나서다’로 펴내며 독자들의 편의를 위해 글의 내용에 따라 지역별로 구분하였다. 인천과 강화, 부평을 따로 묶어 발표문의 순서를 재정리하였다. 그 결과 1부는 인천지역의 항일운동, 2부 강화·부평지역의 항일운동, 3부 인천과 김구순으로 짜여졌다.

발표에는 인천사연구소의 양윤모, 박철호 전임연구원과 김형목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선임연구원, 장석흥 국민대 교수(국사학), 오영섭 연세대 현대사연구소 연구교수, 김현석 인하대 강사(사학과) 등 6인이 참여했다.

양윤모 전임연구원은 ‘인천 만국공원의 역사적 위치’(2007.11)에서 만국공원의 역사성이 반드시 제국주의 대한 경배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며, 1919년 4월2일 만국공원에서 개최된 독립지사들의 비밀회합이었던 ‘13도대표자회의’를 적시했다. 만국공원이 제국주의 침략 시대의 유산일지라도 ‘13도대표자회의’에 큰 의미를 부여한 대목은 다시 한번 음미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

당시 ‘한성정부’ 관련 인물들의 신문조서와 공판시말서 등을 토대로 이 사건을 정리한 그는 “일제의 감시망을 뚫고 독립정부를 수립하려는 의지를 가진 다수의 독립운동가들이 모인 최초의 회합으로, 그 계획과 추진(정부조직의 결정, 파리강화회의 대표파견문제 결정, 국민대회 개최), 결과(국내에서 유일하게 독립정부 수립)를 보았다는 점은 독립운동사상 기념비적인 성과”라고 강조했다. 만국공원의 역사성을 제국주의 시대 건축물이 아닌, 다른 차원에서 조명할 수 있는 구체적 사례인 것이다.

김현석 강사는 당시 주민들의 증언 등을 더하여 ‘인천 일본육군조병창 내 항일운동 조직과 활동’(2006.11)을 발표했다. 1930년대 말 부평에 설치된 일본의 조선 내 대표적 병기공장인 조병창에서 있었던 항일비밀결사 조직과 활동에 대한 연구다.

1938년 회장 오순환을 비롯한 회원 15명, 준회원 5명으로 조직된 ‘창천체육회’와 1943년 조병창 내에서 30여명의 조직원으로 구성한 황장연의 ‘고려재건당’의 활동을 다뤘다. 조병창에 근무하던 조선인들이 조병창 내에서 자체적으로 항일조직을 결성, 무기 밀반출을 도모하려 했다는 점에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발표자는 이들이 임시정부와의 연락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사실을 고려해 볼 때, 당시 해외 독립운동단체들과 연결되어 있는 비밀조직들이 조병창에 다수 존재하고 있었으리라는 가능성에 주목한다. 이들 단체들과 함께 이제는 조병창의 운영과 실태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조사 진행의 필요성을 촉구한다.

‘인천 항일운동에 나서다’는 이외 ‘한말 인천의 항일운동’ ‘인천·김포지역 3·1운동 전개양상과 특징’ ‘인천지역 기독교인의 항일운동’ ‘강화지역의 항일운동’ ‘강화도에서의 이동휘의 민족운동’ ‘1919년 부평지역 만세시위운동과 황어장’ ‘김구 가족의 인천생활’ 등이 수록됐다.

송정로기자 goodsong@i-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