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미추홀

성덕당과 존스턴별장

형과니 2023. 5. 12. 00:27

성덕당과 존스턴별장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8-07 00:59:31

 

성덕당과 존스턴별장

조우성의 미추홀


제물포고 강당 성덕당이 문화재로 다시 태어났다.

그 낡은 구닥다리 강당이 무슨 가치가 있느냐는 시각이 일각에 없지 않았지만, 문화재청 전문위원들은 성덕당이 문화재로서 보존할 가치가 있다는 데 손을 들어 주었다.

현실적인 여러 가지 이유로 그 같은 귀결에 곤혹스러움을 느끼는 이들도 있겠지만 따지고 보면 일단 세상에 태어난 유형, 무형의 사물은 우리가 당대를 살고 있다고 해서 마음대로 존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제고 옆에 있던 존스턴 별장이다. 원래 그 별장은 상해에서 사업을 하던 영국인 존스턴이 지은 것이나 6ㆍ25전쟁 때 허리에 약간의 상처를 입긴 했어도 끄떡 없이 살아남았던 서양식 건물이었다.

그것을 보수해 존속시키지 않고 50년대 중반에 헐어버린 것은 그 건물에 문화재적 의미 부여를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을 것이다.

그때 시(市)가 철거 허가를 내준 것은 상식에 근거한 올바른 판단이었다는 생각이다.

1995년에 시행된 문화재보호법도 유형문화재를 "건조물, 전적(典籍), 서적(書蹟), 고문서, 회화, 조각, 공예품 등 유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상 또는 예술상 가치가 큰 것과 이에 준하는 고고 자료"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시가 존스턴별장을 무슨 국가 문화재라도 되는 양 백수십 억 원을 들여 복원하겠다고 다시 나선 모양이다. '아닌 것을 신념처럼 우기는 이들'에게 이제는 두려움까지 느끼게 되는 상황이다.

성덕당의 문화재 지정과 존스턴 별장의 엉터리 복원은 극명하게 대비되는 우리 시대의 문학적 이슈로 내내 기록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