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과니 2023. 5. 12. 00:51

시선

인천의문화/인천배경책과영화&문학

2008-08-17 20:54:44


밀폐와 권태를 향한 날카로운 '시선'
여류 소설가 김진초 신작 선보여

쉽지 않은 소설이 하나 최근 출간됐다. 김진초(50)의 장편소설 ‘시선’(도서출판 다인아트, 9천원).
지금은 쇄락한 신포동과 월미도를 풍경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시간과 무료함만이 떠다니는 폐쇄된 카페에서 벌어지는 수상쩍은 남자와 일찌감치 세상을 다 산 듯한 여자의 대결이다.

어린 하숙생과 과부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여자가 세상을 밀어내고 혼자만의 공간에 갇혀 실타래같이 지리한 삶의 시간들을 거먕빛 머플러로 직조해낸다. 그렇듯 줄거리도 41개의 삽화로 뜨개질되어 있다. 뜨개질하는 여인은 바로 삶이다. 우리네 삶이 바로 뜨개질이 아닌가.

작가는 “주인공의 뜨개질이란 행위는 내면의 못 다 이룬 사랑을 욕망하는 코드”라고 설명한다. 또 그는 “스스로를 오해하고 비관해서 자기를 망치고 주변도 다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작품은 일정한 사이를 두고 같을 가락을 되풀이하는 요한 파헬벨의 ‘캐논 D장조’처럼 금지된 사랑으로 가슴을 앓는 모녀의 이야기를 낮은 음으로 연주하고 있다. 경장편으로 분류될 듯한 김진초의 작품 ‘시선’은 한 잔의 생과일주스처럼 상쾌하면서도 무겁다.

작가 김진초는 지난 1997년 계간 ‘한국소설’ 신인상에 <아스팔트 신기루>가 당선되면서 등단, 한국소설문학상 추천우수작에 선정된 <귀먹은 항아리>를 비롯해 <프로스트의 목걸이>, <노천국 씨가 순환선을 타는 까닭> 등 인천지역에서 흔치 않는 소설작가로 활동해왔다. 그는 현재 계간 ‘학산문학’ 편집장을 맡고 있다. 문의 : 다인아트(032-431-0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