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철의 전망차

지옥훈련

형과니 2023. 5. 16. 00:52

지옥훈련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8-11-12 10:06:30


지옥훈련

뉴욕시민은 시즌 중에 야구장으로 몰려가는 인파로 계절을 느낀다고 한다. 지루한 겨울이 가고 봄이 왔음을 깨닫게 되는 것은 주변의 푸르름에서가 아니라 야구전 개막으로 느낀다는 것이다. 개막경기를 시작으로 매일같이 구장으로 몰려가는 많은 시민에게서 비로소 봄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정확하게는 야구단들이 따뜻한 남쪽으로 떠나는 2월 중순이면 대개들 야구시즌이 되었음을 느낀다고 한다. 북부의 구단연고도시의 시민들은 마이애미나 팜스프링 등 휴양지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선수단을 보면서 부러움과 함께 “이제 야구시즌이 시작되는구나” 하면서 봄이 왔음을 느낀다는 것이다.

당초 휴양지에서 훈련을 실시하는 이유는 좀더 기후가 좋은 곳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고 시즌을 맞으려는데 있었다. 목적지는 처음 아칸소의 핫스프링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찰스턴, 플로리다의 잭슨빌 등이었다. 나중에는 조지아나 택사스 등 남부의 여러 곳이었다.

이곳에서 선수들은 훈련을 통해 시즌 맞을 채비를 한다. 타자는 투수가 정식으로 피칭하기 전에는 타격연습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따라서 실전훈련을 할 수 있게 투수와 포수들은 야수들보다 먼저 캠프에 도착해야 한다. 부상에서 회복단계의 선수나 포지션이 변경되어 특별훈련이 필요한 선수들도 선발대에 합류해야 한다.

정규 시리즈를 마친 우리나라의 구단들도 잠시 휴식하고는 팀을 정비하여 동계훈련에 들어간다. 목적지는 지금까지의 사례로 일본의 규슈나 오끼나와, 태평양의 도서지역, 그리고 국내의 제주도 등지이다. 그곳에서 훈련기간을 보내고는 피나는 훈련이 시작된다. 타 종목의 스포츠나 경쟁사회 모두가 훈련이 승리를 이룩하는 본보기라지만 야구는 특히 더하다. 시즌 중 매일처럼 경기전 준비훈련이 철저하다.

특히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SK의 지옥훈련은 잘 알려져 있다. 우승의 원동력을 그들은 훈련이라고 말한다. 지난주 말 5차전에서는 위기가 몇차례 있었다. ‘어떤 돌발상황도 훈련인의 의지를 꺾지 못한다’는 금언의 실증이었다. SK는 이 가을 인천시민에게 즐거움이라는 큰 선물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