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지도자대회
새마을지도자대회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8-12-11 11:59:39
새마을지도자대회
경부선 열차에 실려 수원역에 들어서기 직전 우측으로 서호 곁에 우뚝 솟은 사각의 빌딩이 보인다. 1970년대 한창 뜨겁던 전국의 새마을 지도자들이 입소하여 교육을 받던 곳이다. 그곳 새마을연수원에서 1주일을 지낸 바 있는 전망차자에게도 30여년이 지났음에도 지금 오히려 생소했던 경험들이 생생하게 기억된다.
연수원에는 사회 각계에서 참가한 인사들이 새로운 풀무 속에서 연단을 받는다. 정치인도 있고 고급관리·교수·학생·직장인, 그리고 더러 군인도 있다. 물론 농어촌 지역에서 올라온 새마을 지도자들도 함께 한다. 그러나 그들은 소위 사회지도층이라는 인사들 틈에서 당당하게 교육기간을 이수한다. 이름도 모를 낙도나 산간 마을에서 참가한 부녀지도자들이면서 열의로 충만하다. 누구를 지명하든 강단에 나와 성공사례를 줄줄 외워나간다. 오히려 잔뜩 주눅이 들어 있는 측은 사회지도자들이다.
교육기간 중 가장 뜨겁게 들은 소리라면 “백지로 돌아가라”였다. 지난날 어떤 지위에 있었든 깨끗이 잊고 백지가 되어 새출발하라는 뜻이었다. 신병훈련소에 입소하면서 듣던 바로 그 말이었다. 하긴 그곳에서만 듣던 은어들도 있었다. 밤새워 분임토의를 하던 중 정리가 되지 않아 안타깝다가도 실마리가 풀리면 “생수가 터졌다”라든지 “비쳤다”라고 했다. 그리고 연수원을 ‘우주대학’이라고 해서 학력이 낮은 입소생들의 긍지를 높여주었다.
퇴소 전날 밤 치러지는 성탄식(成炭式)은 오래도록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 모든 조명을 끄고 각자 촛불을 켜들고 진행되는 성탄식은 생나무 상태에서 들어온 입소생들이 교육기간 중 숯가마에서 까만 참숯이 되어 돌아가 사회의 풀무가 되기를 다짐하는 의미의 의식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일년에 한번씩 어느 한곳에 모여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를 개최한다. 그동안의 실적보고와 성공사례를 발표하는 등 새마을정신을 함양하는 행사이다. 그렇던 열화가 정권연장수단이니 뭐니 하여 몇차례 정권이 바뀌어 가는 중에 사위어 가는가 싶더니 최근에 다시 불지펴지고 있다. 오늘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가 열리리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