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야기

전쟁의 도시에서 글로벌 도시로

형과니 2023. 6. 12. 00:28

전쟁의 도시에서 글로벌 도시로

仁川愛/인천이야기

2010-04-03 22:59:56

 

전쟁의 도시에서 글로벌 도시로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대학의 스티븐 워커 교수는 인천지역 교사들의미국연수를 통해 인천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지난해 인천세계도시 축전 기간 중에 인천을 방문해 여러 곳을 둘러보았다.그때 느낀 인천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Globalization Incheon, Incheon and History,Incheon and Island, Incheon and Enlgish 의 테마로 4회에 걸쳐 기고할 예정이다.

 

·스티븐 워커 교수 사진·유재형(사진가)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 인천은 더글라스 맥아더장군이 상륙작전을 시작했던 곳으로 인식되어있다. 하지만 이제 인천은 세계적인 공항을 가진 도시 중 하나이자 글로벌 시티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나가는 도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1996년 한국에 공군으로 복역할 때, 나는 인천을 단지 서해안의 갯벌이 있는 평범한 도시, 공장굴뚝에 연기가 피어오르는 산업도시로만 생각했다. 14년이란 세월이 지나 웨스트버지니아대학에서 정치학 학위를 받고 노스웨스트대학에서 비교정부론국제관계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일하기 시작했을 때, 내게 놀라움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인천이었다.인천의 영어교사들이 재작년에 30, 지난해에 40명이 교실영어 수업을 위한 의사소통능력 향상을 위해 우리 대학에 연수를 받으러 온 것이었다.

 

여러 수업을 통해서 나는 인천의 영어선생님들과 다양하게 접촉을 할 기회가 있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들의 발표를 통해 인천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자연스럽게 얻게 되었다. 평소에 아시아권의 글로벌 시티인 동경과 홍콩, 상하이 등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았지만 정작 내가 머물렀던 한국의 도시 중의 하나인 인천이 글로벌 시티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정보가 미약했던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공항, 항구, 섬 그리고 역사를 가진 도시

 

새로운 글로벌 시티를 발견하기라도 한 듯 인천과 한국에 깊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러한 관심은 한국과 인천으로 연구의 무게중심을 옮기게 했다.

 

마침내 인천발전의 한 획을 그은 인천세계도시축전에 참가하여 글로벌 시티로의 면모를 확인하게 되었다. 인천은 이제 더 이상 내가 과거에 알고 있던 인천이 아니었다. 인천공항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세계 어느 유명한 공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초현대적 시설에 잠시 어리둥절했다.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서 우뚝 선 수많은 빌딩들과 활기차게 움직이는 청라, 영종의 건설현장을 보았을 때 이것이 과연 내가 알던 갯벌도시 인천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200년 만에 세계적인 국가로 우뚝 선 미국에서도 이렇게 빠른 시간에 발전하는 도시는 거의 없다.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빠르게 성장한 도시의 예는 찾기 어렵다.

 

그다지 길지 않은 일정으로 왔기 때문에 인천을 모두 둘러볼 수는없었다.그래도 다른 글로벌 시티가 갖지 않은 5천년의 역사를 입증하며 꿋꿋이 서있는 강화의 고인돌은 꼭 보고 싶었다.

 

정말 무더운 날이라 건조한 미국의 중부지방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습한 날씨가 익숙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반만년의 역사현장을 확인하고 싶어서 물어물어 강화도를 헤매며 고인돌을 만났다.

 

인천을 확인하기 위한 섬 탐방도 빼놓을 수는 없었다. 그야말로 인천은 항구와 공항과 섬과 역사를 모두 갖춘 다른 세계의 도시들이 부러워할만한 천혜의 환경과 글로벌 시티로서의 입지를 모두 갖추고 있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길다는 인천대교를 가로질러보지 못하고 떠나온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글로벌 시티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지켜보기 위한 인천에 대한 관심 속에 차기에는 꼭 인천대교를 건너보겠다고 다짐하면서 밤이면 색색으로 변하 는 로켓모양의 특이한 조형물을 보며 인천공항을 떠났다.

 

세계로 열려있는 도시

 

홍콩, 대만, 싱가포르, 그리고 한국을 우리는 ‘Asian four tigers’라고 일컫는다. 이 나라들은 대부분 세계적인 글로벌 시티를 가지고있다.

 

그동안 한국은 뚜렷이 홍콩이나 싱가포르만큼 세계적인 글로벌 시티로 알려진 도시는 없었다. 이제 인천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시티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점점 뚜렷해진다. 인천은 이미 경제자유구역과 아시아경기대회의 유치 등으로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글로벌 시티로서 유형의 그리고 무형의 자산을 갖추고 있는 뉴욕, 런던, 홍콩, 싱가포르, 동경, 암스테르담 등과 같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시티가 되기에는 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눈에 띄었다. 글로벌 시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한다는 기준이 뚜렷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광범위하게 합의된 기준은 있다. 우선 일정 지역의 물량을 교류할 수 있는 경제적 허브로서의 입지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는 정보화 시대이고 대부분의 지식과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무형으로 전 세계를 오고가고 있다. 하지만 물건은 엄연히 선적과 하역을 거쳐 공장이나 회사, 시장, 개인에게 유형물로서 전해져야한다.1300년 역사적으로 최초의 글로벌 시티인 베니스가 항구 도시였던 것은 다른 나라와 가장 효과적으로 물량 이동을 할 수 있는곳이며 유럽의 많은 국가와 도시가 교류하기 쉬운 중심의 위치에있었기 때문이다.

 

태평양의 시대에 현재는 그 역할을 싱가포르가 대신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역시 세계에서 가장 큰 바쁜 항구도시중의 하나이다.

 

인천도 현재 세계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과의 교역이 가장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동남아시아의 허브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세계를 향한 관문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할 수 있는 지역적 입지를 갖추고 있다.둘째, 얼마큼 기업 친화적인가라는 것이 글로벌 시티의 주요 조건이다.

 

기업들은 기업하기 좋은 곳을 찾아 모이게 되고, 결국 외국의 기업들이 많이 모이다 보면 국제도시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면 세계의 기업들은 어떤 조건들을 갖춘 도시로 몰려가는가?

당연히 외국기업에 대해 세금 혜택을 많이 주는 도시, 외국 근로자들에게 이중과세를 물리지 않고, 도로와 인근 대도시로의 근접성 등 도시 기반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을 선호한다. 또 현지인 고용을 위한 인력풀이 넉넉해야하며, 무엇보다도 원활한 일상생활을 위해 시민들의 영어 의사소통능력이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또 본국의 교육 시스템을 이탈하지 않도록 본국의 기준이 맞는 교육이 적용될 수 있는 국제학교가 다양하게 설립되어야 할 것이다.

 

거기에 환경적 여건까지 갖춘다면 글로벌 시티 더 나아가서 스마트 시티도 될 수 있다. 인천은 아직 서울의 그늘에 가려있는 실정이다. 도시의 기반시설과 문화적, 교육적 여건이 향상되고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마드리드, 토론토, 밀란, 브뤼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한국의 수도인 서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인천공항을 향하는 세계대부분의 공항이 인천공항으로 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서울행이라고 표기되어 있어서 글로벌 시티로서의 독자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하다.

 

‘Business Week Magazine’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서울의 인천공항이란표현은 뉴욕의 JFK 공항이나 서울의 김포공항과 같은 의미로 들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인들은 인천을 서울의 한 부속지역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내가 인천을 가기위해 동경 나리타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려 할 때 전광판의 종착지는 인천이 아니라 서울이었고, 스피커의 큰소리로 안내되는 종착지도 서울이었다. 적어도 인천·서울 이라고 안내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공항에서 비행기에 내렸을 때 “Welcome to Incheon, Korea’s Gateway with the World” 정도의 인사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글로벌시티로서 인천을 알리는 중요한 안내문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글로벌시티의 조건, 영어소통 대부분의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오기를 꺼려하는 이유들 중 하나가 영어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볼때, 한국의 전문 인력들은 대체로 두 부류이다. 전문적인 능력만가진 인재들과 영어만 잘하는 인재들이다. 이 두 가지 능력을 통합적으로 가진 인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인력을 구하려면 다른 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주어야하므로 경상지출이훨씬 많아질 수밖에 없다.

 

인천은 미국, 영국, 중국, 호주 등 이주하기를 목표로 하는 나라들의 교육시스템을 적용하는 다양한 국제학교들을 설립해야하고 이를 위해 여러 제도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다.인천의 국제학교 현황에 대해 물어 보았더니 제도적 문제를 포함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런 부분들은 인천이 정말 글로벌 시티가 되기를 기대한다면 국내 기준에서 벗어나서 글로벌 기준에 맞추기 위한 국내의 과감한 교육 제도적 배려가 요청된다.

 

싱가포르의 국제학교들을 싱가포르 정부가 크게 관여하지 않고, 상하이 국제학교는 오히려 정부에 의해 장려되고있는 실정이다.

 

일상생활을 위한 인천의 영어의사소통문제는 인천이 글로벌 시티가 되기 위해 관심을 많이 기울여야할 부분이다.

외국인들의 일상적인 생활에 있어서도 영어로 뭔가를 물어보면 대부분 의사소통을 거부하거나 기피하고, 택시기사조차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승차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하에 인천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할 때 한국인의 도움 없이 외국인이 혼자 생활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관광지조차 영어로 제대로 표기된 곳이 많지 않았으며, 더 중요한 것은 교통수단 생필품 판매, 관공서 일 등이 외국인에게 큰 어려움을 주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인천은 아직 ‘English-friendly’하지 않다는 것이 내 개인적 판단이다.

 

문화교류를 통한 세계화 글로벌 시티는 가시적으로 건물이 높이 올라가고 도로가 건설되는 것으로만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인천이 글로벌 시티가 되려면 외국인들이 인천에서 살 때 생활에 많은 불편을 느끼지 않게 다양한 여건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언어문제, 즉 세계 공용어인 영어의사소통 문제는 인천시가 글로벌 시티가 되기에 갖추어야할 커다란 과제이다.

 

즉 외국인들이 가고 싶은 그리고 살고 싶은 도시가 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시티가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천 영어교사들의 미국 대학교육을 통한 영어의사소통능력 향상은 인천이 글로벌 시티가 되기 위해 언어와 국제적 감각을 배우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확실히 인천 선생님들은 미국 대학의 정규과정과 교생실습을 통해서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인천 교사들은 미국 공립학교 교생실습을 통한 직접교류와 한국의 밤같은 이벤트를 통해서 세계에 인천과 한국을 알리는 상호교류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우리 지역 사람들은 이제 부채춤과 장고춤을 알게 되고 김치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김치볶음밥과 동그랑땡, 라면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세계 속에 인천을 알리고 인천이 세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야 말로 단기간의 건설로 달성할 수 없는 진정한 의미의 무형의 세계화가 실현되는 것이다.

 

나는 몇 달 전부터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 한국에 대해 더 알고 싶고, 더 연구하고 싶고, 더 대화하고 싶어서다. 그런데 외국인이 독학으로 한국어를 터득할 수 있는 교재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는 것이다.

 

국제도시 인천에서 이런 외국인들의 수요에 관심을 기울여주었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인천시민의 영어의사소통능력 향상과 더불어 인천에서 일할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면 배울 수 있는 교재정도는 개발해주면 어떨까 생각하면서, 인천을 다시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려본다. 이번에 인천에 가면 인천에서 유명하다는 신포동 양념 닭강정을 꼭 먹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