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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인천대교, 가까워진 영종도

형과니 2023. 6. 12. 00:30

기나긴 인천대교, 가까워진 영종도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10-04-03 23:03:23

 

기나긴 인천대교, 가까워진 영종도

 

 

세상은 고요하다. 물은 발 담그기 미안할 정도로 맑다. 파도만이 흰 물꽃을 일으키며 밀려왔다 가기를 반복할 뿐이다. 세상의 소란스러운 소리도 들리지 않고, 북적이는 사람들도 없다. 바다는 겨울에야 비로소 본연의 모습을 찾는다. 얼마 전 인천대교가 이어지면서 바다 위 새 길이 열렸다. 영종도가 손에 잡힐 듯 더 가까워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인천대교를 타고, 겨울이기에 더 아름답게 빛나는 바다 그리고 섬으로 간다.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I 사진·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다리건너 물건너 섬에 이르다

 

가을인가 했더니 어느덧 겨울이다. 푸르렀던 들판이 빛을 잃어간다. 풍성하던 나무는 말라붙은 나뭇잎을 애처로이 움켜쥐고 있다. 한 해의 끝을 향해 가는 쓸쓸한 풍경에 가슴이 저릿해오면, 문득 바다가 떠오른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잔잔한 위안이 되어주는 널따란 품. 바다를 향한 그리움을 쫓아 길을 떠난다. 2경인고속도로 송도 부근에 이르니 저 멀리 인천대교가 하늘을 날 듯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다.

 

지난 1019일 바다 위에 새 길을 연 인천대교는 진저리 쳐 질 정도로 경이롭다. 서해바다를 가로질러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를 하나로 잇는 21.38의 다리는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사장교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긴 다리라는 말이 실로 느껴진다.

 

5분 즈음 달렸을까, 시선을 가로막던 콘크리트 가드레일이 사라졌다. 12.3에 이르는 인천대교의 바다구간이 시작된 것이다. 경쾌하게 달리던 자동차 속도를 조금 줄인다. 펼쳐진 바다, 바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저 멀리 빌딩 숲을 이룬 송도국제도시가 바다 위에 잠기듯 신비롭게 떠 있다. 선박들은 바다를 두 쪽으로 가르며 힘차게 항해하고 새들은 유유히 비상한다.

 

바다를 건너다보니 남산 높이와 비슷하다는 238.5m 주탑이 눈에 들어온다. 주탑에 얽힌 케이블 208개가 다리를 튼튼히 지탱하고, 100년 수명을 자랑하는 육중한 교각이 다리 밑을 든든히 떠받치고 있다. 인천대교의 넘치는 위용이 가슴에 강렬한 느낌표를 찍는다.

 

섬에서 또 다른 섬으로

 

인천대교를 건넌 후 왼편으로 바다를 끼고 남측 방조제도로를 달린다. 드라이브가 끝나는 길에 거잠포가 있다. 포구에는 진회색 갯벌이 펼쳐져 있고, 그 위에 바다일을 마친 배들이 지친 몸을 뉘고 잠을 자고 있다. 주변에는 뱃사람들의 땀과 삶에 대한 애착이 배인 어구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거잠포에는 생명 넘치는 바다와 그 바다에 기대어 사는 건강한 사람들이 있었다.

 

거잠포를 지나면 잠진도선착장이 나온다. 이 곳에서 여객선에 몸을 싣고 4분 정도 바다를 건너면 무의도에 닿는다. 무의도 여행의 묘미는 섬 산행이다. 하나개해변에서 등산로환상의 길을 타고 호룡곡산에 오르고 구름다리를 거쳐 국사봉으로 간다. 산 아래 내려다보이는 바다와 섬의 풍경이 발걸음을 느리게 붙잡는다.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면 서해바다가 한 폭의 그림으로 곱게 피어난다. 맑은 날에는 팔미도, 대부도, 영흥도, 대이작도, 자월도 등 바다 위 보석처럼 흩뿌려진 섬들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산에서 내려 무의도 서쪽으로 가면 하나개해변이다. 은빛 모래사장이 완만하게 펼쳐진 바닷가에는 드라마천국의 계단칼잡이 오수정의 세트장이 사이좋게 안겨 있다.

 

섬의 북서쪽에 있는 실미해변은 해송을 병풍삼아 백사장이 드리워져 있어 바다와 숲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다.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리면 바다를 가로질러 실미도까지 걸어 들어갈 수도 있다.

잠진도선착장 무의해운 751-3354~6

 

바다 품고 달리다

 

무의도에서 잠진도선착장으로 다시 나와 북쪽 을왕리로 향한다. 거잠포해변을 시작으로 마시안해변, 용유해변, 선녀바위해변, 을왕리해변, 왕산해변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바닷속을 유영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며 해안도로를 달린다.

 

마시안해변은 둔덕 위 해송과 넘실거리는 바다가 어우러져 아늑한 느낌을 준다. 물이 빠지면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갯벌이 펼쳐진다. 선녀바위해변은 야트막하지만 제법 야성미 넘치는 갯바위들이 해변을 메워 독특한 정취를 자아낸다. 바다 가까이 홀로 높이 솟은 선녀바위는 이름처럼 아릿따운 여인을 닮았다.

 

을왕리해변은 하얀 조개가루가 섞인 모래사장과 송림, 기암괴석이 아름답게 어우러졌다. 사이좋게 이웃한 왕산해변은 용유팔경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낙조가 눈부시기로 유명하다. 해질 무렵 해변에 내린 노을의 여운은 햇살보다도 길다.

 

그덕에 을왕리와 왕산해변은 여름이면, 밀려드는 차량으로 오도 가도 못할 만큼 몸살을 앓는다. 여기에 바닷가 주변에 조개구이집이 즐비해 사람들로 북적인다. 겨울이 되어서야 바다는 비로소 본연의 아름다움을 하나둘 풀어내고 있었다.

 

꿈결처럼 흘러가는 겨울바다

 

영종도 북측공항로를 달리면 삼목선착장이 나온다. 이 곳은 주말이면 바다를 건너 북도면으로 가려는 차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한다. 여기서 10분 정도 뱃길에 오르면 신도에 다다른다. 신도와 시도 그리고 모도는 북도면에 나란히 떠 있는 형제같은 섬이다. 세 개의 섬이 연륙교로 이어져 있어 하나의 섬처럼 두루 구경할 수 있다.

 

시도의 수기해수욕장에는 풀하우스 세트장이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사랑을 속삭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수기해변에서 산 쪽으로 몇 걸음 가면 슬픈연가 세트장이 나온다. 통유리로 된 집 안에서 바라보는 코발트빛 바다는 시시각각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도에서 두 번째 연륙교를 넘으면 모도다. 모도에는 조각가 이일호 씨가 섬세한 감성으로 빚어낸 배미꾸미 조각공원이 있다. 휴머니즘과 에로티즘을 넘나드는 조각작품이 고즈넉한 배미꾸미 해변과 어우러져 묘묘한 분위기를 퍼트린다. 공원 주변에는 작가의 작업장을 개조한 카페가 있어 차 한잔을 마시며 쉬어가기 좋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 노을이 바다에 얼비치는가 싶더니 어느새 어둠이 내려앉는다. 인천대교가 뿜어내는 불빛이 아스라한 밤바다에 찬연히 부서져 내린다. 하늘에도 내 마음에도 하나 둘 별이 뜬다. 그렇게 겨울바다에서의 여정이 꿈결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삼목선착장 세종해운 884-4155

 

인천대교 타고 겨울바다로 출발~

 

인천대교가 개통하면서 가까운 영종도가 더욱 가까워졌다. 인천대교를 건너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15분 정도. 이로써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의 56분에서 41분이나 줄었다. 하지만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긴 사장교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긴 다리인 인천대교를 건너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주말에는 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 구간을 건너는 데 1시간 이상이 걸린다. 인천대교를 건너기 전, 인천대교 교통상황실(745-8000)에서 교통정보를 안내받도록 하자.

 

인천대교를 이용해 영종도로 가는 길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제2경인고속도로 학익분기점을 이용할 경우,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영동 및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제2경인고속도로 인천항 방향으로 접어들어 문학나들목을 지나 학익분기점에서 인천대교 구간으로 진입한다. 1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인천항 종점 구간까지 간 뒤 좌회전한다. 2경인고속도로 시점 구간을 지나 해안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옥련나들목에서 인천대교에 오른다. 또 남동공단 쪽에서는 해안도로를 이용해 송도2교와 송도3교 사이에 있는 송도나들목을 통해 인천대교를 건넌다. 인천대교의 통행료는 소형차 5500, 경차 2750, 중형차 9400, 대형차 122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