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근대박물관 -차이나 타운 중국학교앞
인천근대박물관 -차이나 타운 중국학교앞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10-08-09 14:56:19
옛 인천물건
‘보물’이 되었네
지금은 볼 수 없는 진귀한 생활물건들이 전시된 ‘인천근대박물관’(관장 최웅규)이 인천의 살아있는 문화공간 차이나타운에 8월 13일 문을 연다. 일찍이 버려졌거나 쓸모없는 물건으로 여겨져 없어진 물건들이 이곳에선 오롯이 살아서 사람들에게 그 시대의 생활상을 말하고, 역사를 전하며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게 만든다. 인천근대박물관은 생활자료 수집전문가 최웅규 관장이 40여 년간 수집해온 수 만점의 생활자료 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엄선한 1천여 점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글 이용남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박물관에는 역사성과 재미있는 이야기거리를 품고 있는 생활자료들이 가득하다. 구한말 외국선교사나 영국소설 ‘괴도 루팡’의 주인공이 썼음직한 속 깊은 까만모자, 100년 전 일본에서 만든 치약과 칫솔, 비누와 비누갑, 1885년 제조된 영국제 망원경, 유럽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대포알 모양의 역기, 1884년 갑신정변 이후 세워진 우정총국에서 처음발행 한 한국최초의 5종세트 우표, 나팔모양 스피커를 갖춘 진공관 라디오 등 진귀한 물건들이 그득해 구경하는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1950, 60년대 중국집 공화춘에서 사용했던 젓가락, 중국자장 항아리, 중국옷 등 자장면과 함께한 화교들의 생활물품도 재미있는 볼거리다.
인천의 역사와 대표성을 가진 희귀 물품도 만나 볼 수 있다. 대한성냥공장, 인천성냥공업주식회사 등 성냥은 한때 인천을 대표하는 말이었다. 인천성냥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니까 마포 성냥공장에서 만든 성냥 상표에 ‘인천’을 넣을 정도로 인천성냥은 알아줬다. 박물관 2층엔 성냥관련 다양한 자료들을 모아놓았다.
최 관장은 40년간 생활자료만 수집해왔다. 처음엔 골동품을 주로 수집했는데 워낙 비싸 형편에 맞지 않았고, 소유하는 욕구를 충족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쉽게 모으고 즐길 수 있는 생활자료로 테마를 바꿨다. 35년전 서울의 인사동에서 헌 교과서들이 천대받고 없어지는 것을 보고 교과서를 수집한 것이 생활자료 첫 수집이었고 그 후 태극기, 도시락 등에 이어 1970년대 말부터 인천관련 생활자료들을 모았다. 인천과 관련이 있는 물건들은 보이는 데로 무조건 수집을 했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일화는 삼양라면 봉지와 인천에서 생산된 ‘스타사이다’ 상표를 구하게 된 사연이다. 삼양라면 봉지는 충청도의 한 할머니가 집에 씨앗봉지로 쓰던 것을 얻게됐는데 1964년 제조마크가 찍힌 제품의 봉지였다. 최 관장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각종 라면제품 봉지 500여 종을 갖고 있다. 50년대 제조된 스타사이다 상표는 헌책방에서 산 책안에서 우연히 발견한 행운의 선물이었다.
최관장의 생활자료 수집분야 전문성은 국가도 인정했다. 2008년부터 분당에 있는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에 삐라, 전단 등의 생활자료 100여 점을 전시한 최용규 자료관이 운영되고 있다.
최관장은 “앞으로 인천근대박물관이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우리의 옛 생활, 역사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과거나 어린시절을 추억하고 회상하는 추억의 장소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G
★ 인천의 물건 베스트 5
★ 성냥
성냥의 시발점은 인천. 1920년대 동구 금곡동 일대 성냥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인천하면 ‘성냥’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한때 인천의 성냥이 유명세를 떨쳤다. 1920년대 생산된 봉황표, 행복표 등의 성냥에서부터 다방, 술집, 중국집의 광고문안이 들어간 성냥, ‘오인천’ 등 인천의 지명이 들어간 성냥, 선물용 성냥, 외국에서 들어온 성냥 등 다양한 성냥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 세창양행 바늘, 바늘케이스
구한말 한국에서 무역을 하던 독일 무역회사인 세창양행은 바늘, 면도칼, 물감 등의 약품과 생필품, 화약판매업, 은행업, 광산업, 해운업까지 진출하여 위세를 떨쳤다.
세창양행에서 만든 바늘은 견고하고 단단해 당시 주부들 사이에 많았던 제품이다.
★ 영국 장식장
영국식 문양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장식장. 구한말 때 영국에서 이 장식장을 흥선대원군과 인천영사관에 각각 두 개 보냈는데 여기에 있는 것은 인천영사관에서 사용했던 것이다. 100년 전의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깨끗하고 기품이 있다.
★ 송덕비
현대적 의미의 송덕비이다. 1965년에 만들어진 이 송덕비는 인천에서 유명했던 미림극장 사장이 비탈진 언덕에 살아 비나 눈이 오면 보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던 송림동 주민들을 위해 사비로 계단을 만들어 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만들었다.
★ 쌀포대
1920~30년대 인천에서 사용됐던 쌀포대. 하얀색 광목으로 만들어진 쌀포대 겉면엔 정미소의 이름이 커다랗게 인쇄되어 있어 쌀이 조선인 정미소에서 도정됐는지, 일본사람이 운영하는 정미소에서 도정됐는지 알 수 있다.
박물관 가는 길
인천근대박물관은 차이나타운 중국인학교 정문 앞에 자리하고 있다. 2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은 문을 열고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세계로 여행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 별천지로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환상여행이라고나 할까.
박물관은 8월 13일 문을 열며, 관람료는 어른 3천원, 어린이 2천원.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휴일없이 운영한다. (cafe.daum.net/modernmus, 764-1988, 019-429-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