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야기

월미도 디스코팡팡 DJ용

형과니 2023. 6. 21. 06:37

월미도 디스코팡팡 DJ

仁川愛/인천이야기

2011-08-06 11:27:55

 

 

디스코처럼, 인생은 오늘도 흘러간다

월미도 디스코팡팡 DJ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보섭 자유사진가

 

월미도 테마파크, 디스코 놀이기구가 현란한 불빛을 뿌리며 뱅글뱅글 춤춘다. 교복을 입은 앳된 소녀 그리고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 추억을 쫓아 온 중년의 아저씨, 아줌마. 모두 연신 엉덩방아를 찧고 놀라 비명을 지르면서도 웃음을 멈추지 않는다.

 

이들이 즐거워하는 이유는 디스코팡팡의 짜릿한 움직임 때문만은 아니다. 유행가를 타고 흐르는 DJ의 걸쭉한 입담이 그들의 배꼽을 빼고 정신을 쏙 빼기 때문이다. 한때 소풍을 갔다하면 인천 월미도, 놀이기구를 탔다하면 디스코팡팡이던 시절이 있었다. 최은용(37)씨는 18년 전 그때부터 지금까지 월미도를 주름잡고 있는 디스코팡팡 DJ. 윤이 반질반질 나는 운전실의 오래된 기계와 손때 묻은 마이크가 그 세월을 고스란히 읊어내고 있다.

 

열여덟 소년은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놀이공원 형들로부터 목소리가 좋으니 DJ를 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의를 받았다. 재미있을 것 같아, 두 번 생각하지 않고 마이크 앞에 섰다. 하지만 놀이기구로 손님을 모으고 타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 즐겁게 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래서 부단히 노력했다. 2평도 채 되지 않는 좁은 유리방 안에서 어떻게 말하면 사람들을 웃게 하고 마음을 사로잡을지 밤새 고심했다. 어느덧 땀 흘린 만큼 인기가 치솟았다. 전성기 때는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소녀팬들로부터 숫한 고백을 받았다. 현재도 케이블방송의 뮤직프로그램 뮤직아일랜드 오빠, 돌려MC로 활동하고, 인터넷 팬클럽이 있을 만큼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너희 몇 학년이지? 중학생? 우리나라가 선진국은 선진국이네. 중학교만 보내면 학생을 학부형으로 만들어 놓으니.” “월미도에 혼자 오셨어요? 정장에 넥타이까지 하고. 이런 분은 딱 두 가지예요. 자취집으로 가는 중이거나 정수기를 팔러 왔거나.”

 

그가 아무리 거침없는 말로 타박하고 짓궂은 장난을 쳐도, 우리는 마냥 즐겁다. 그의 말 속에 표정 없는 일상을 깨우는 진한 웃음과 우리네 세상사는 이야기가 끈적하게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월미도 오빠’ DJ용은 오늘도 덜커덩덜커덩 오래된 디스코를 운전한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게 덜커덩 흔들리다 다시 제자리 또 덜커덩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