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과옛적의 인천이야기

금주법이 실시되면 장안 주객은 將奈何 (금주법이 실시되면 장안 주객은 장내하)

형과니 2023. 6. 27. 09:29

금주법이 실시되면 장안 주객은 將奈何

仁川愛/근대 월미도 이야기

 

2014-04-09 16:14:38

 

금주법이 실시되면 장안 주객은 將奈何 (금주법이 실시되면 장안 주객은 장내하)

 

 

술 먹지 못한다하는 법령이 내린다면 해질가리마다 杏花村을 찻든 장안 애주가들은 장차 엇더케 하려는고 불평이 잇서 술잔을 갓가히 하든 憂世家는 가슴의 불길을 무얼로 해소하며 취흥을 통하여 작품을 짓든 시인들은 장차 무엇으로써 그 흥을 도드려 하는고. 금주법이 실시되면? 금주법이 실시되면! 과연 큰 문제라 할 것이외다 그려. 呵呵.

 

인천 바다에 배 뛰워 노코

 

변호사 金炳魯

 

나는 술을 두 되는 함니다. 그리고 반주도 즐겨 하는 편이니 세상에서 이르는 바 애주가의 행렬에 들 것이외다.

 

그러치만 이제 금주법이 실시된다면? 그럴 리가 업겟지요. 또 날더러 술 마시지 말나고 할 사람이 업겟지요. 술은 슬푼 때에 먹으면 그 슬품이 씨슨 듯 사라지고 깁분 때에 먹으면 그 깁붐이 한층 더 독거지지요. 그러기에 自古 及 今 수천년에 왕후장상으로부터 街頭走卒까지 술을 즐기고 술을 사랑하는 것이지요. 술 못 먹는 사람은 그야말로 한 세상을 너무 무미간조하게 지내버리는 것이지요.

 

만일 금주법이 실시된다면 그 법망을 뚤코까지 내게는 술 먹을 용지가 업슴니다. 술이 그러케 절대성을 띈 것은 아니니까요.

 

하기는 금주법을 실시하엿다는 아메리까를 보아도 아마 세게 중에 아메리까 사람갓치 술 만히 먹는 백성은 업슬 걸요. 술 먹고 십흐면 바다에 배 뛰워 노코 먹고 그러치 안으먄 지하실에서 가만히 밀조하여 먹고...

나도 그러케 되면 인천 바다에나 배 뛰워 노코 먹을는지 몰으지요. 呵呵

 

밀조하여 獨酌

 

開闢社 主幹 車相瓚

 

금주법이 실시되드래도 돈만 잇으면 걱정 업지요. 아메리카에서도 돈 잇는 사람들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간다든가 혹은 비행기타고 공중에서 먹는다드군요. 조선에 금주법이 실시된다면 큰일인데.

나갓흔 돈 업는 자는 비행기도 탈 수 업고 배도 탈 수 업는 일이닛까.

엇잿든 정 급하게 되면 엇든 수단이든지 꿈여낼 수 잇게 되겟지요.

지금 대답하라구요.

하아-아모에게도 알니지 안코 금주법이 실시된 뒤에 술 못 먹어서 헤매는 꼴들을 구경하면서 혼자만이 실큰 먹을 작정인데 아르켜 듸리면 엇더케 되게요.

그러면 삼천리사 기자선생만 꼭 알어 두십시요. 나는 밤에 남몰내 내 안해를 다리고 먹을 작정이요.

조선 안엔 술 파는 집이 업슬텐데 어듸서 사다 먹겟느냐고?

집에서 만들지요. 그리고 순사가 와서 가택 수색하여서 들키게 된다면 순사에게 한 대여섯 잔 퍼 먹여 놋치요. 그러면 얼근히 취해서 붓드러갈 생각도 안할걸요.

 

몰래 파는 집에 비밀잠입

평론가 徐椿

 

내가 심술구진 사람이라는 것은 세상에서 다-아는 바이닛까 엇잿든 내가 못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한다면 두 눈이 뒤집혀질 듯이 화가 나서 못 살어요.

그러치 안어도 요새 잔뜩 화가 나는 일이 잇서요. 나는 돈이 업서서 술 한 잔 먹을 수 업는데 남들은 明月舘이다 食道園이다 하고 밤을 새워가면서 먹는 꼴이 보기 실혀서 꼭 죽을 지경임니다.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금주법이나 실시되엿으면 하고 바래든 중에 귀사에서 이러한 문의를 하시니 반가운 생각과 한 가지로 사의를 표하고 십습니다.

아마 금주법이 실시되드래도 몰내 술 파는 집은 잇을 것임니다. 내게도 혹 돈이 생긴다면 남몰내 나 혼자 가서 실컨 퍼 먹을여고 딱 작정해 두엇습니다.

 

한강에 배 뛰워 노코

 

天道敎 靑友黨 姜友

 

서울 안에 술 한 방울도 업서진다면 내 남이 업시 불평객들은 무엇으로 장차 화푸리할는지요. 참으로 딱하오이다.

그러나 금주법이 실시되어도 나는 술 먹는 도리가 잇지요. 그것은 술을 밀수입하지요. 강하나면 건느면 중국 소주가 드러올 수 잇고 바다 하나만 지나도 양주가 잇스니까 슬그먼히 술병을 밀수입할 수 잇슬 것임니다.

그래노코는 서울 시중에서 공연하게 마실 수 업스면 뜻 맛는 친구로 짝을 지어 한강(漢江)으로 배ㅅ노리 가지요. 물론 남 모르게 술병을 실고요. 한강도 취체가 심하다면 인천 月尾島밧으로 조고마한 배를 노질하여 나가지요. 그래서 만경창파 구비치는 양양한 황해바다를 바라보면서 달뜬 밤이면 把酒問月도 하고 꼿 피는 철이면 山下開를 부르면서 一杯一杯 復一盃를 하지요. 이것이 그 아니 좃슴니까.

그런데 나는 한 가지 고백할 것이 잇슴니다. 나는 술은 하지만은 酒豪의 열에는 드지 못하고 그저 어느날 반주를 빼지 안는 정도의 애주가의 열에는 들 것이외다. 그러니까 밀수입의 모험을 한다 하여도 그러케 다량은 불필요하니까 엇더케든지 술 먹을 도리가 잇서질 줄 아옵니다.

 

카보네를 배울가

 

文士 玄鎭健

 

돈이 업서서 못 먹으니 차라리 끈허 버리는 것이 나흘 듯 십허 벌서부터 끈흘여고 하는데요.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날 보고 애주가로 인증하니 참 딱한 일임니다. 위선 귀사에서도 만흔 인사를 제처 노코 나에게 물어 보시는 것은 내가 술을 조와한다고 해서 굿태여 물어보시는 줄 암니다.

혹 먹고 십흐면 엇더케 하겟느냐고?

배운 재조라 그럿케 쉽게 버릴가 하는 것도 의문은 됨니다. -먹고 십흐면 카보네 노릇이나 해야 먹게 될 줄 암니다.

 

露西亞釀酒場에 취직

 

朴熙道

 

본래 술을 조와하지도 안커니와 병 때문에 요즘은 도모지 술을 먹지 안으니 금주법안이 실시된다고 해도 관게는 업슴니다.

그러나 사람이면 하지 말나는 것은 더 하고 십허하는 법임니다. 그러니 금주법이 실시된다면 술이 먹고십흘넌지 몰으지요.

돈만 잇으명 정-먹고 십흘 적엔 밀수입해다 먹겟지만 나는 돈이 업스니 그럿케도 할 수 업는 일!

아마도 금주법이 실시 안 된 나라로 이사갈 밧게 업슴니다.

내 생각엔 로서아는 그럿케 쉽게 금주법이 실시될 것 갓지 안으니 전 식구를 죄다 끄을고 그리로 가는 수밧게 업슬 것 갓해요.

열 한 식구나 다리고 가서 일자리가 업스면 엇더케 하겟느냐고?

그도 딱한 문제는 문제임니다. 만은 그러타고 술 먹고 십흘 적마다 가서 먹고 자면 돈이 짐작 업시 소비되겟스니 엇지함닛가.

로서아에 이사를 가면 바로 釀酒場에 취직할 작정임니다. 나만 하는게 안이라 전가족을 다-酒場에서 일보게 하고 그 보수로는 술을 밧어서 나 혼자 실큰 먹겟습니다.

 

술 업스면 다른 것으로

소설가 李益相

 

나는 귀사 설문에 대답보담 먼저 불평을 말하겟소. 금주법이 실시된다면 酒仙인 선생은 엇저실 터임닛까?하는 설문을 나안태 물어 보는 것이 나를 순전히 주객으로 취급하는 모양 갓흠으로 여간 괫심하지 안소. 웨 만흔 사람 중에 하필 나안태 차저 와서 물어보시는지. 아모리 생각해도 알 수 업는 일인걸- 허허허. 그러나 나는 그닥지 술을 조와하는 사람은 아님니다. 안 먹어도 그만이고 먹어도 그만인데 금주법이 실시된 후에 법령에 접촉되면서 술 먹을 필요는 업다고 생각함니다. 혹 알콜 중독자라면 금주법이 실시된대도 남몰내 먹을 군영을 차즐 것임니다 만은 나는 단지 교제하기 위해서 먹는 술이닛깐 술이 업서진다면 또 다른 교제법이 생겨질 것임으로 술을 못 먹게 되여도 관게업슬 줄 암니다.

 

이 기회에 全廢 결심

李仁

 

남들은 나를 주객이라고 볼 지 몰라도 나는 그러케 주객이 아님니다. 기껏 먹는대야 사합 정도밧게 아니되니까.

그리고 술을 보아도 먹고 십허서 먹는 것이 아님니다. 남들이 술좌석에서 작고 권하니까 한 잔 두 잔 거듭하게 되는 것이지요. 또 술 즐기는 친구가 그야말노 有朋自遠方來하니까 주인되여서 엇절 수 업스니 몃 잔을 함께 논우는 것이외다. 이러하니 나는 애주가라고 할 수 업지요.

 

술을 아니 먹어도 살어가기는 살어가나 그러타고 전혀 술을 아니먹는 처지도 아니니까 이제 금주법이 실시된다면 술을 전연 끈어버리어도 좃슴니다.

우리 사회에 술 마시는 풍조가 일소된다 하여도 여러 가지 방면으로 유리한 점이 만흘 것이외다.

 

내 드른 즉 술 먹고 주정하는 사람이라고 세상에 조선 사람밧게 업다고 합데다. 서양 사람들은 술을 먹되 한 두 잔을 입에 대이어 흥분만 하면 그만이요. 중국사람들은 술을 먹되 결코 제 양 이상을 먹어 주정하는 일이라고 업다 하지요. 그런데 조선 사람만이 술을 사발노 드리키고는 길거리로 주정을 하며 다니거나 수삼일을 사무를 전페하고 행패할 일이 만치요. 이러한 페습을 우리들은 일소하여야 할 것입니다.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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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명 삼천리 제4권 제7

발행년월일 19320701

기사제목 금주법이 실시되면 장안 주객은 將奈何

필자

기사형태 설문

 

 

[출처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http://db.history.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