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야기

오색 딱따구리

형과니 2023. 3. 28. 12:22

오색 딱따구리

仁川愛/인천사람들의 생각

 

2007-03-12 10:18:53

 

오색 딱따구리

 

 생육신의 한사람 매월당이 삼척을 지나는 길이었다. ‘산이 산처럼 있고 바다는 바다 처럼 있어서풍광이 명미한 그런 길이었다. 숲에서 딱따구리의 부릿소리가 그치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석수장이의 망치소리 처럼 메아리 까지도 똑똑할 만큼 부릿소리가 야무진 것이 여느 새와 달라서 온종일 요란스럽게 수선을 떠는 새가 딱따구리였다.

 

매월당이 이렇게 읊었다.

 

 딱따구리야 딱따구리야 너는 무에 그리 궁해서/뜰에서나 어디서나 뚝딱 거리느냐/두드려도 시원치않아 시끄럽게 짖어대며/사람이 싫어 숲에 숨어 산다지만/숲은 깊을수록 메아리는 더하더라/붙어사는 벌레는 얼마나 잡았느냐/

 딱따구리를 읊은 시인은 또 있다. 화담 서경덕이다. 아무리 깨끗하고 맑게 살아도 가난은 겨웠던지 딱따구리의 소리를 고기 다지는 도마질 소리로 비유하여 이렇게 자조했다.

 

 이른 아침 어떤 새가 도마질 소리를 내는데/도마질은 고기 다루는 푸줏간에서나 날 일이지/한해가 가도록 밥상엔 소금 조차 없은지 오래인것을/초가를 향해 괴롭게 울부짖지 말게나

 

 딱따구리란 숲에 살면서 날카롭고 단단한 부리로 고목을 쪼아 그 속의 벌레를 잡아먹으며 사는 새이다. 크기와 깃털색깔에 따라 여러가지로 분류된다. 까막딱따구리 큰오색딱따구리 오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청딱따구리 등인데 오색딱따구리는 우리나라 전역에 서식하는 텃새이다. 이번에 계양산에서 10여마리가 집단으로 살고 있음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오색딱따구리는 다섯가지 색깔로 치장했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지어졌으며 암수가 함께 살면서 나무 줄기를 두드려 구멍을 내고 긴 혀를 이용 곤충의 유충을 잡아 먹는다. 5월상순에서 7월상순 사이에 46개의 알을 낳아 키운다. 큰오색딱따구리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등에 V자형 반점이 있어 구별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 사는 텃새라지만 점차 수가 줄어가는 희귀조요 인기척에 매우 민감하여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금 계양산은 딱따구리가 깃들일 만큼 울창해졌으니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