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매이 고개,계양구
징매이 고개,계양구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16 04:57:41
징매이 고개,계양구
- 고려 충렬왕때 매를 징발하던 곳 -
▲ 현재의 징매이고개 모습. 고개를 깎아내 6차선 포장도를 뚫었다.
계양구 계산동에서 서구 공촌동으로 넘어가는 계양산 주봉 서쪽의 고개를 ‘징매이고개’라 했는데
그 길이가 8㎞에 이르러 인천지역에서는 가장 크고 높은 고개이다.
고려 충렬왕은 몽고 원나라 황제의 딸 제국공주와 정략결혼을 해서 원나라에 자주 드나들었고
원래 기질이 호탕한 데다 원나라의 수렵행각을 본받아 재임시 매사냥을 즐겨 부평 고을에 다섯 번이나 행차했다고 한다.
송도 서울에 있는 국영매방을 ‘징매이고개’로 이전했으니 그 매방이 있던 곳이 ‘징매이고개’ 정상에서 서쪽 50m 지점에 있어 그 흔적이 남아 있었는데 근래 6차선 도로확장공사로 흔적마저 찾기 어렵다.매 사냥에도 우리나라산 해동청 보라매가 가장 뛰어나다고 몽고인 원나라까지 소문이 퍼져 이 곳 매방에서 징매를 해서 징매고개라 한 것이 ‘징매이고개’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이런 연유로 충렬왕 34년 계양도호부를 93년만에 없애고 한 등급을 높여 참으로 길한 고을이라서
길주란 목사 고을로 승격시켰던 것이다.
이 ‘징매이고개’길은 지금의 검암동 바름이 마을인 옛날 유명했던 빌아장으로 해서
가현산의 광인원을 거쳐 통진의 조강나루터를 건너 송도 서울로 갔던 국토였다.
이 바름이 마을 뒤의 계양산낭맥이 허암산으로 이어지는 고개를 발아현이라 했는데 이를 일명 작은 징매이로 불러오기도 했다. 이 ‘징매이고개’ 정상에는 고종 20년 10월에 축조한 중심성의 관문인 경명문루를 세워 그 이름을 공해루라 지었다.
이는 조정에서 연해의 관문인 이 고개에 성을 축조해서 인천과 부평의 외침에 대한 방어를 튼튼히 하고자 함에서였다.
현재 중심성은 완전히 없어져 성을 쌓았던 흔적도 찾을 수 없고 성문인 공해루도 이미 없어진 지 오래되고 다만 주춧돌
4개만 남아 있었는데 그나마도 이제는 사라지고 지금은 높은 고개를 푹 낮추어서 6차선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완공되었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속담과 같이 옛날 의적 ‘임꺽정’의 소굴이었다는
심산유곡에 이와 같이 큰 변화가 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
취재기자 김지숙(jisukk@gyeyangnews.com)
===================================================
징매이고개
부평부의 진산인 계양산 서쪽의 십리나 되는 긴고개가 징매이고개입니다.
이 고개는 솔밭이 우거지고 험준하기가 「원통이고개」(元通峴) 이상가는 크고 긴 고개이다.
그러므로 이 고개는 예부터 도둑이 우굴거려 저 유명한 임꺽정(林巨正)도 한 때는 이 계양산
(桂陽山) 징매이고개(景明峴)를 그의 소굴로 하였다고 전해진다.
더욱이 징매이고개 도둑은 사납고 무서워서 전국적으로 그 악명이 높았다. 그러므로 이 고개를
넘자면 많은 사람들이 떼를 지어서 함께 넘어야만 변을 당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징매이고개를
항간에서는 천명고개라고 불렀다고 한다.
명종 15년(1560) 부평도호부 부사로 부임한 신건(申健)은 자기가 다스리는 고을에 그런 악명높은
도둑들이 들끓고 있다는 것을 심히 못마땅하게 여겼다. 그래서 그는 어느날 포졸들을 거느리고
이 징매이고개의 도둑소탕 작전에 나섰다. 그런데 부사가 포졸들을 거느리고 징매이고개의
어구에 이르니 뜻밖에도 아주 키가 작은놈 하나가 칼을 들고 부사앞을 무엄하게도 썩 가로 막고
말하기를 「부사, 자는 범코찌르지 말고 큰 코다치기 전에 돌아가는게 어때?」 아주 당돌한 놈
이였다. 큰 주먹만한 놈이 안하 무인이요, 방자하기 이를데 없었다.
이말을 듣고 있던 포졸들이 참다못하여 고함을 질렀다.「이 무엄한놈 감히 어느 어른의 앞이라고
함부로 주둥아리를 놀려대느냐?」 그러면서 포졸들이 이 작은 놈에게 달려들어 생포하려고 했다.
그러자 이 작은 놈은 잽싸게 몸을 빼쳐 옆 바위 위로 날아 올라 앉았다. 그러고는 하하하 호기있게
웃어대며 「흥, 어리석은 것들 나를 잡아 가려고 했겠다? 어흥 어림없는 개수작 떨지 말고 너희들
의 패랭이나 벗어봐라」 무슨 소린가 하고 패랭이를 벗어 보았더니 아! 이게 웬일인가? 어느새
그 작은 놈이 칼을 썼는지 그 여러 사람의 패랭이 꼭지가 모조리 잘려서 땅에 떨어져 있었다.
참으로 귀신이 탄복할 만한 재주였다. 이 날렵한 검술에 혼비백산한 부사와 포졸들은 도둑을
소탕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냥 도망을 쳐 산을 내려오고 말았다.
그 뒤로 징매이고개 도둑은 더욱더 악명이 높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