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야기

철마산

형과니 2023. 3. 31. 00:24

철마산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16 05:00:15

 

[우리동네 우리산 - 철마산]

도시민 어서오라 3형제봉이 손짓

 

 

새벽 공기 마시며/

기다리는 산으로/

벅차 오름으로 가쁜 숨 몰아쉬며/

순간도 운명으로 마주하고/

산세 타고 흐르는/

솔바람 떼/

구름 가리는 나뭇잎들의 합창/

내 몸과 마음을 씻는다(중략)/

 

산은 저처럼 서 있고/

겸손은 무게로 진을 치고/

가슴은 텅 빈 충만으로/ 새겨진다/(산을 오르며·백서은·인천문인산악회)

 

산은 도시인들의 휴식처다. 늘 스트레스에 찌든 이들의 몸과 마음을 말끔히 씻어 준다.

또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기다리며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철마산(鐵馬山) 역시 주민들에게 매우 소중한 인천 서북부 지역 '생명의 원천'이다.

 

철마산이란 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부평구 효성동과 서구 가정동, 심곡동에 걸쳐 있는 해발 227의 산을 비롯해 부평구 산곡동과 서구 가좌동 사이에 솟은

해발 165의 산, 그리고 남동구 만수동과 부평구 일신동 경계에 솟아 있는 해발 210의 산까지 3개 산 정상에

철마(鐵馬:쇠로 만든 작은 말)가 있었다고 해서 철마산이라 불렀다는 게 그 한 가지다.

 

또 본디 이름은 천마산(天馬山)인데,

산 서쪽 기슭 골짜기에서 용마가 태어났다고 해서 철마산이 됐다는 얘기도 전한다.

 

이와 함께 철마산 바위에 말발굽처럼 파인 자국들이 남아 있어 말발굽 봉우리라는 뜻으로 마제봉(馬蹄峰)이라고도 부른다.

 

백두대간에 속한 산들에 비하면 철마산은 초라할 만큼 낮고 작다.

하지만 철마산은 계양산~철마산~백마·호봉공원~약사공원~오봉산~문학공원~송도공원으로 이어져

인천지역 녹지축을 형성하며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

 

서구와 부평구, 계양구에 걸쳐 있는 철마산의 울창한 숲

(19668월 백마·호봉공원으로 지정)은 인천시민들에게 쉼터 노릇을 톡톡히 한다.

 

백마공원은 부평구 산곡·청천동, 서구 석남·가좌·신현동으로 이어진 철마산 자락에 걸쳐 있다. 면적이 2635에 달해 계양, 문학, 인천대공원에 이어 인천지역 도시자연공원 가운데 네번째로 규모가 큰 자연공원이다. 그런데 서구 가좌동 라이프아파트에서 부평구 산곡동 명신여고 옆으로 공원의 한 가운데를 철마로가 꿰뚫고 지나 아쉬움을 남긴다.

 

이 산의 수종은 리기다소나무와 신갈나무 등의 혼합림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바늘 잎이 2개씩 자라는 우리나라 자생 소나무와 달리 잎이 3개씩 뭉쳐 나는 미국산 리기다소나무는

목재의 질이 나쁘고 송진과 옹이가 많아 효용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 조상들이 짚신에 난 구멍을 메우기 위해 신발 바닥에 깔아 사용했다는 신갈나무도 많다.

석남약수터 뒤편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길에는 40년 이상된 상수리나무와 떡갈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다.

 

특히 이 곳에선 섬 이외 육지에선 보기 힘든 서어나무 군락지도 있다.

중부 온대림의 극상수인 서어나무 군락지는

인천지역에는 옹진과 강화도 이외 지역에선 확인되지 않는 식물인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철마산 관통도로, 안하지고개, 장고개 등 각종 개발로 갈수록 옛 모습을 잃고 있어 안타깝게 한다.

 

철마산 등산코스론 석남약수터에서 오르는 등산로와 백운역에서 원통이고개로 오르는 길,

부평구 산곡동 현대아파트 뒤편에서 오르는 길 등 여러갈래가 있다.

 

위치에 따라 남철마산(203), 중철마산(166), 북철마산(226)으로도 불린다.

남철마산에서 중철마산까지 이어진 능선 길이는 약 4, 중철마산에서 북철마산까지 4,

다시 북철마산에서 계양산까지 4정도로 4개 산 모두 엇비슷한 거리여서 자연의 정취를 느끼며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이 산의 줄기는 옛 부평도호부의 주산이었던 계양산으로 이어지며

백두산에서 마천령산맥~함경산맥~낭림산맥~태백산맥을 연결한다.

산줄기 북동쪽의 물은 한강으로, 남서쪽 물은 서해로 흘러들어 수도권 지역의 큰 물줄기 구실을 한다.

 

특히 비내린 다음날 철마정 전망대에 오르면

강화 마리산과 서울의 63빌딩까지 한눈에 들어와 등산객들에게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철마산에 터를 잡은 신인천전력소의 송전탑 10여개가 자연경관과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모습을 보는 기분은 씁쓸하다.

 

철마산 '원통이고개' 유래는

 

철마산 자락에 있는 '원통이고개'의 유래는 여러가지다.

 

먼저 남철마산과 중철마산(부평구 부평동~남구 간석동) 사이에 위치한 고개로,

옛날 이 곳에 원통사(圓痛寺)라는 절이 있어 그렇게 불렀다고 전해진다.

 

또 한가지는 조선시대 인조반정의 공신인

김자점이 인천의 서해와 김포 쪽 한강을 연결하는 운하를 파다가 이 고개에 이르러

이 고개가 아니면 수로를 낼텐데 아, 원통하구나!”라고 탄식한 데서 비롯했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그러나 정작 운하를 파다가 실패한 사람은 김안로(金安老)로 알려져 있다.

 

다른 하나는 '한 골짜기가 모자라 원통하다'는 무학대사의 탄식에서 나왔다고 한다.

조선 태조가 무학대사를 시켜 새 도읍지를 물색하게 했다.

무학대사가 부평땅에 이르니 들판이 넓고 기름지며 멀리 한강까지 끼고 있어

도읍지로 삼을만 하다고 느껴 그 곳 골짜기를 세어 보았다.

 

예부터 나라의 도읍지가 되려면 골짜기가 100개에 달해야 한다고 전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학대사가 아무리 세어 보아도 99개밖에 안되자

, 원통하다. 한 봉우리가 모자라는구나!”라고 탄식했다고 해서 '원통이고개'라고 이름지었다고 전한다.

 

또 태조가 언덕으로 바뀌어 원통하다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성계가 무학대사와 함께 부평땅에 올라 골짜기를 세어보니 꼭 100개였다.

기뻐한 이성계가 개성으로 돌아갔다가 여러 신하를 거느리고 다시 찾아와 세니

이상하게도 한봉우리가 언덕으로 바뀌어 있어

, 원통한지고, 이 봉우리가 언덕으로 바뀌다니!”라고 아쉬워한 데서 나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엔 철마산이란 이름을 갖고 있는 산이 무려 40여개에 이른다.

'산꼭대기에 철마(鐵馬)가 있었다'고 전하는 산은 22곳이며,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높이 720의 철마산이 가장 높다.

또한 경남 거창군과 산청군 경계에 솟아 있는 705높이의 철마산,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469의 철마산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 이우성·ws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