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없는 인천
바닷가 없는 인천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22 00:31:47
바닷가 없는 인천
‘십리사정(十里沙艇)’이니 ‘일벽만경(一碧萬頃)’이니 하는 말이 있다. 십리나 뻗은 모래밭이요 푸른 물결이 한없이 펼쳐져 있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마 여기에 비견되는 곳으로는 미국의 버지니아 비치일 것이다. 대서양에 연한 45㎞의 해안선에다 660㎢ 넓이의 구역안에는 134개의 숙박시설과 각종 위락시설이 들어서 있다고 한다.
그렇더라도 유명한 해변을 꼽자면 아무래도 브라질의 리우 데 자네이로와 미국의 마이애미나 롱비치 하와이의 와이키키 등이다. 이곳 말고도 아름다운 해변으로는 이탈리아의 나폴리 프랑스의 칸느 등이다. 여기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우리 동해안의 경포대 낙산 부산 해운대도 자랑할만 하다. 하긴 물 맑은 동해안은 굳이 이름난 곳이 아니어도 모래밭이기만 하면 어디나 해수욕장일 수 있다.
그런점에서 동해안 주민들은 복받은 사람들이다. 요즘같은 교통난에도 마음먹기에 따라 해수욕이든 담수욕이든 즐길수가 있기 때문이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짧은 거리에 해변과 맑은 물 흐르는 바위 계곡이 있다. 이런 곳은 오염에 찌들지 않은 맑은 물 맑은 공기에다 바가지 상혼도 없다.
그러나 인천은 부산 강릉과 같은 해안 도시면서도 마땅한 해수욕장이 없다. 송도유원지라는 곳이 있지만 그나마 지금은 해면의 매립으로 뭍에 갇혀서 바다와 떨어져 있다. 그리고 연안은 온통 임항지역이거나 매립되어 거닐만한 틈도 없다. 근래 용유도 을왕리와 강화도가 있어도 오가기에 수월하지가 않다.
다만 변죽만 울리는 듯 외국 자본을 유치 위락단지를 조성한다는 기사가 종종 보도될 뿐인데 시민이 원하는 것은 그런 거창한 것이 아니다. 시내버스가 닿는 곳에서 물에 발 담그고 모래밭에 딩굴수 있는 정도면 족하다.
이같은 답답한 설움에서였을까. 도심 강변에 설치한 인공해변에서 파리시민들이 즐기고 있다고 한다. 최근의 보도로는 세느 강변에 모래와 야자수 파라솔 등으로 해변처럼 시가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이런 정도의 노력도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