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야기

진달래로 이름난 고려산

형과니 2023. 4. 5. 00:11

진달래로 이름난 고려산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29 13:03:59

 

진달래로 이름난 고려산

 

마음까지 붉어지는 연분홍 꽃바다

술렁이는 고려산, 상춘객에 유혹의 손짓

 

이젠 완연한 봄이다. 봄의 손길이 섬 구석구석을 어루만지는 가운데 군락을 이룬 진달래로 이름난 고려산도 제철을 맞았다. 이달 20일경 연분홍 치마로 갈아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고려산은 해발 436미터로 강화도 북단, 군사보호구역내에 위치하고 있는 명산이다. 20년전 발생한 산불이 고려산 일대를 태우면서 주로 참나무, 도토리나무 등 잡목들이 모두 소진되고 새까만 잿더미 속에서 생명력이 강한 진달래가 20여년간 번식을 거듭하며 지금은 수십만평의 자연 군락을 이루게 되었다.

 

고려산에 자연으로 발생한 진달래 군락은 우리나라 최대의 규모로 알려진 여수의 영취산과 비슷한 규모로 수도권에 위치했다는 지리적인 조건과 꽃의 색이 좋아 인기다. 특히 기온의 영향을 덜 받는 북단과 북쪽에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개화시기가 일정하고 꽃의 색상이 화려함은 물론 선명하여 4월부터 인터넷 검색사이트 검색어 최상위를 차지하는 명물이다.

 

강화에서는 이맘때가 되면 고려산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 축제를 매년 개최해왔다. 지난 2003년부터 민간인들이 주축이 되어 고려산 진달래축제를 3회에 걸쳐 개최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주최측 사정으로 열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꽃은 핀다. 지난 겨울은 눈도 적당히 오고 기온도 알맞아 꽃이 더 화려하게 필 것으로 예상된다. 주차도 편리해 주변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두고 편안히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진달래를 잘 보려면 코스의 선택도 중요하다. 고려산은 강화도의 하점면, 내가면, 송해면, 강화읍 등 4개면을 접경하지만 하점면이 80% 이상을 차지하며 고려산의 도로도 하점면 부근리 백련사 구간이 정상까지 잘 포장이 되어 있어 구두를 신어도 무리없이 정상까지 이동할 수 있다. 이 길을 따라 꽃을 볼 수도 있지만 이번 개화 기간에는 사찰 보수 관계로 도로에 자재를 쌓아놓아 약 5분 정도 산길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고려산에는 진달래 군락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진달래전망대, 강화도 북쪽을 볼 수 있는 북단전망대, 진달래 꽃밭사이로 거닐며 감상할 수 있는 진달래산책로 등이 잘 갖춰져 있다. 가장 편하게 오르는 길은 백련사 방면, 적석사 방면, 청련사 방면 등산로인데 백련사를 기준으로 백련사 경내에서 안내 라인을 따라 약 5분 정도 오르면 시원하게 뚫어진 아스팔트가 산 정상을 향해 깔끔히 포장되어 있다.

 

이렇게 산 정상까지 차량이 통행할 수 있도록 포장된 산도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다고 한다.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우측으로 진달래가 보이기 시작한다. 10분 정도 더 올라가면 좌측으로 급커브 전면에 잘 정비된 연못이 보인다. 신기하게도 해발 360미터 고지인 이곳에서 물이 철철 넘쳐 흐르고 있다. 연못을 바로 질러 올라가도 좋고 포장길을 그냥 올라가도 좋다.

 

어디로 가든 우측에 넓은 공터와 만나는데 이곳에서 진달래 군락지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붉게 타는 진달래를 마음껏 감상하고 다음 코너인 북쪽 전망대로 이동한다. 이곳에서는 진달래를 볼 수 없지만 개성의 송악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이며 맑은 날이면 여의도 6.3빌딩도 보인다. 계속해서 올라가면 해발 436미터 고려산 정상이다. 산 정상에는 넓은 공간과 헬기장이 있다.

 

 

1,600년의 전설과 역사가 살아있는 고려산 오련지 ( 원지는 이산 정상과 주변에 3개가 현존한다 )

 

정상에서는 서해의 올망졸망 크고 작은 섬들이 마치 풍경화처럼 내려다 보이며 진달래 군락지가 발 아래로 융단처럼 펼쳐져 있다. 산행은 잠시 약 5 ~10분 정도 내리막을 거쳐 다시 진달래가 하나 둘 씩 나올쯤 또 하나의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이 진달래 군락지 최고의 전망대이며 sbs 대하드라마 '土地' 촬영지 이다. 전망대 밑으로 계속 내려갈 수 있다. 내려가는 길이 바로 진달래산책로. 30분 정도 걸린다.

 

가면서 사진도 찍고 진달래 숲속을 지나치면서 즐겁고 신나는 추억을 하나 둘 만들다 보면 한사람이 겨우 건널 수 있는 구름다리가 나온다. 역시 토지에 나온 구름다리로 옛 정취가 그대로 살아 있어 좋다. 계속 앞으로 앞으로 이동하면 백련사 입구와 맞닿는다. 바로 진달래 군락지를 가로질러 한바퀴 돌아온 셈이다. 넉넉잡아 놀아가면서 2시간이면 진달래에 취하여 돌아갈 수 있다.

 

참고로 고려산의 원래 이름은 오련산이었는데 고려가 강화도로 천도하며 개성의 고려산 이름을 따서 고려산으로 개명한 것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막리지 연개소문이 이곳에서 군사를 훈련시켰다는 치마대와 연개소문 집터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보기 드물게 고려산 중턱에는 30여기의 선사시대 유적 고인돌과 연개소문이 말에게 물을 먹였다는 오정 그리고 고려의 마지막 보루 고려산성 등 문화유산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시민기자 윤용완(yun@ganghwa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