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야기

내일을 더욱 위협하는 황사

형과니 2023. 4. 6. 07:04

 

내일을 더욱 위협하는 황사

仁川愛/인천사람들의 생각

2007-04-04 14:52:41

 

내일을 더욱 위협하는 황사

<전문가 기고 - 박병상의 풀꽃세상>

 

 

머피의 법칙이라던가. 세차 뒤, 비 내리는 거. 작년 황사엔 용케 실내에 머물렀는데 올해는 영락없이 야외다. 그것도 피할 수 없이. 해는 어렴풋하고 땅에 그림자 지는 분명 맑은 날이건만, 눈앞은 뿌옇고 피부는 버석거리며 코는 흙냄새를 감지한다. 이럴 때 밖에 나와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픈데 중국인들은 어떨까.

 

되도록 일찍 집에 돌아와 온몸을 씻고 일찍 잠을 청하며 내일을 걱정한다. 겨우내 얼었던 중국 내몽고 자치구 일원의 사막이 풀리면서 흙먼지가 일고, 마침 발생하는 거센 상승기류는 흙먼지를 수천 킬로미터 상공으로 올려보낸다. 상공에 떠오른 미세한 흙먼지는 강한 편서풍을 타고 인구가 밀집된 중국 동부 해안을 스쳐 우리나라와 일본을 지나는데, 심할 경우 하와이와 미 서부까지 날아간다.

 

일반적으로 황사는 기류 변화가 심한 봄철에 빈발하지만 지난 겨울에도 우리 상공을 찾아 기상당국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텔레비전으로 보는 중국의 황사는 그쪽 시민에게 절망감을 심어줄 정도인데 언론은 중국의 대기오염물질을 포함하는 황사에 방사능물질이 감지된다고까지 보도한다. 주지하다시피 최근 더욱 심화되는 황사는 중국 지표층의 황폐화가 그 원인이다.

 

지나친 벌목과 개발에 따른 급격한 산림 감소로 강수량이 적은 황하 중상류 지역의 지표면이 벗겨져 사막이 빠르게 확장하고 척박한 기후를 완충해주던 녹지가 사라지면서 한층 강력해진 바람으로 속수무책이 된 것이다. 황사를 막아내려 중국과 우리와 일본도 골머리 앓는 모양인데 큰 돈을 들여 나무와 풀을 연신 심지만 황사는커녕 사막화를 막는 데에도 턱없는 모양이다.

 

최근 정부는 황사의 진원지인 사막에서 잘 자라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고구마와 감자로 황사를 막아내겠다고, 그 목적으로 정부조사단을 파견하겠노라며 언론을 통해 자랑한다. 고구마와 감자 수확으로 수입이 생기면 중국 인민들이 분별없는 개발을 삼갈 테니 황사를 막을 것으로 예견하면서 같은 목적으로 유전자를 조작한 포플러와 초목도 연구하고 있다며 구세주처럼 주장한다.

 

황사를 타고 중국 석탄의 오염물질이 넘어오자 산성비가 급증하던 차에 방사성 물질도 날아와 우울한데, 이젠 조작된 유전자까지 걱정해야 하나. 인체에 무해하다니. 연구를 얼마나 했기에 그리 장담할까. 오만한 과학기술은 내일이면 부정되는데, 언제까지 안전을 보장할 수 있나. 인체는 그렇다 치고 생태계는 어떨까. 생명공학자의 장담과 달리, 조작된 농작물의 숱한 유전자들이 자연 생태계를 속절없이 오염시키는 현실이 아닌가.

 

환경단체는 최근 감모초 초지를 조성해 황사를 막아내자고 제안한다. 유전자조작은 아닐지언정 좀 안일하다는 느낌이다. 풀이나 나무를 심기보다 욕심을 자제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하지 않은가. 흥청거리는 계층에 대한 위화감은 초지를 혹사시켜 사막화를 부추기는데, 개발을 억압할 나무와 풀이 근본 대안일까. 중국의 핵발전과 유전자조작이 끔찍한 황사를 예고하는데 중국보다 흥청거리는 우리는 어떤 대책을 준비해야 하나.

 

황사는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내일을 생각하지 않은 인간의 오만한 개발이 영향력을 심화시켰다. 유전자조작 두부를 겨우 막아냈더니 황사로 날아드는 유전자조작까지 걱정하란 말인가. 오만할 뿐 아니라 편협한 인간이 황사보다 무서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