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표나 지명만으로 길찾기 난감
이정표나 지명만으로 길찾기 난감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4-04 15:18:14
이정표나 지명만으로 길찾기 난감
기준이나 근거 희박한 명칭, 도로이용자 어리둥절
제물포로가 인천에 있을까, 없을까?
없다. 제물포로를 찾으려면 서울 서강대교 남단에서 종점인 신월 IC까지 8Km 구간을 알아봐야 한다. 실제 도로는 사거리인데 주민이 원한다고 해서 지하철역 이름은 ‘부평삼거리역’이다.웃지 못 할 현상은 교차로명이나 버스정류장 이름, 산(봉우리) 이름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잘 다니던 서울 직장을 버리고 자칭 독수리 5형제처럼 ‘인천은 내가 지키기 위해’ 장돌뱅이가 되었다는 김성근 인천경영포럼 운영위원(54. 자영업)이 인천시내 도로명과 인천지하철 역이름 등에 얽힌 문제점을 날카롭게 짚은 책을 내놓았다. 남동구 의원을 역임하기도 했던 그는 현역시절부터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던 문제에 대해 날카롭고 재미있는 문체로 ‘인천에는 제물포로는 없고 중봉로는 있다’는 자료집을 선보였다.
김 위원은 “지명이 잘못되었다는 자체를 알기나 할까?”궁금했다며 “막연한 탁상행정보다는 길을 이용하는 입장에서 고민했을까 싶어 이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도로 안내표시 등은 보행인을 포함한 도로이용자 편의우선의 인천 대표 이정표이자 길라잡이”라며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인천에는 사람의 호를 따서 작명한 도로가 네 곳 있다. 비류길과 백범로, 우현 고유섭 선생의 우현로, 그리고 중봉로다. 조헌 장군의 호를 딴 중봉로는 경서로와 화수로를 통합하는 단일도로로 인천에서 최장(21,450m)을 자랑한다. 중봉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청주에서 왜적을 대파하고 금산싸움에서 7백의병과 장렬하게 전사한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국가적 영웅일 이 분이 어찌 인천의 도로명에 차용됐는지 필자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처럼 공공성을 갖는 이름과 관련해 잘못된 사례는 지역과 별반 관련없는 명칭을 차용한 경우, 독정이길이나 숙골길처럼 표기상 잘못된 말이 공식화한 경우가 흔했다. 주먹구구식 명칭부여도 많아 검증을 거치지 않는 명칭선택, 실제 사용하는 이름대신 행정편의적 명칭부여 등이 그것이다.
교차로의 경우는 삼거리, 사거리, 로타리, 앞, 입구 등의 모호한 개념으로 인해 어디는 삼거리가 사거리로, 사거리가 삼거리로 명기되거나 통일돼 사용되지 못한 사례도 많다.
일례로 소금밭사거리, 염전사거리, 열우물사거리, 십정사거리 등은 같은 말인데도 사로 다른 교차로에 쓰이고 있다. 또한 경인고속도로 시점이 인하대병원사거리이고 인주로와 남동로교차점을 길병원사거리라고 하는데 이 경우 개인기업이나 특정시설이 교차로 이름으로 적절할까?
지은이가 청소년이었을 때만해도 인천은 동인천, 신포동, 제물포, 주안, 부평 정도가 전부였고 이들이 인천 최고의 번화가이자 중심축 역할을 했다.
이후 비약적인 인구증가와 가파른 도시 확장으로 새로운 동네와 길이 생겨났다. 외지인들이 인천에 오면 여러 가지 알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중 특히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도로교통에 관한 지적이다.
인천시민들도 이왕 길을 알고 있어 이정표나 지명에 구애받지 않고 다닐 수 있지 만일 그것만으로 길을 찾으라면 난감하기 짝이 없을 지경이다.
필자는 “공공기관의 경영마인드는 어렵게 생각할 게 아니라 시민의 혼란을 줄이고 일관성있는 행정을 펼치는 것”이라며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사항에 대해 병술년 개띠해에 같이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토를 달았다.
끝으로 그는 송도나 백마장 등 왜색 이름들이 왜 아직까지 방치되는지와 외국어표기의 문제를 제기하는 한편 보도육교의 장애인 경사로대신 엘리베이터 설치를 제안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문제들을 누구에게 하소연하고 건의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