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야기

북성동 쪽방촌 사람들

형과니 2023. 4. 8. 00:39

북성동 쪽방촌 사람들

仁川愛/인천사람들의 생각

 

2007-05-03 07:29:39

 

'7평 고단한 삶' 그나마 쫓겨나면···

 

북성동 쪽방촌 사람들

 

 

2일 오전 9시 인천시 중구 북성동 14 2·3쪽방촌’. 마주쳤을 때 한 사람은 가로 서야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비좁은 골목과 지붕 위에 빗물막이용 비닐이 덮힌 7평 짜리 판잣집이 전부다. 북성동 쪽방촌은 기초생활수급자 22가구를 포함해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130여 가구를 그렇게 품고 있었다.

 

2 축항(1973) 전 어선부두였던 8부두에서 고기잡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간 남편의 생사도 모른 채 이곳에서 40년 세월을 지켜온 조봉여(63) 할머니에게 쪽방촌은 삶의 전부였다.

 

매달 나오는 보조금 27만 원과 겨울이 되면 중구에서 지원하는 연탄 300, 가끔 운이 좋으면 덤으로 받던 20들이 쌀 한 포대도 쪽방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금세 눈시울을 붉히기 시작한 조 할머니는 그럭저럭 평생을 이곳에서 살아왔는데, 계속 여기에 남을 수 있는 방도는 없냐며 울먹였다. 얼마 전부터 곧 있을 인천역 주변 도시재생사업으로 쪽방촌을 떠나야 한다는 소문을 엿들었기 때문이다.

 

7년 전부터 무릎 관절과 허리 통증을 앓고 있는 정명례(63) 할머니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정 할머니는 작지만 내 집이라 마음편히 살아왔는 데 다른 곳으로 쫓겨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개발이 되면 국민임대주택이나 지하 단칸방으로 옮겨야 할텐데 관리비나 월세 등 늘어나는 지출을 감당할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쪽방촌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은 인천시가 인천역 도시재생사업을 오는 2013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으로 있기 때문이다.

 

시는 오는 4일 도시재생위원회를 열고 개발방향과 재정비촉진지구의 범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 48981천만 원을 들여 북성동 일대 44750(133300)를 입체복합도시로 건설하기 위해서다.

 

인천역사와 주변을 개발해 상업시설, 숙박시설, 환승 주차장 등을 건립하고, 2·3통에는 주상복합시설을 세울 예정이다. 이 사업은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추진된다.

 

하지만 북성동 쪽방 사람들에 대한 이주대책이 딱히 정해진 것은 없다. 단지 세입자 및 소규모 주택소유자 등에게 늘어난 용적율의 50% 이상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다는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들먹일 뿐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재정비촉진계획이 나와야 보상문제와 이주대책 등을 주민들과 상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북성동 2·3통 주민들은 인천역 주변 도시재생사업에 대응할 수 있는 임시대책위원회(위원장·정성근)를 구성하고 주거대책과 적절한 보상을 요구할 예정이다.

 

송효창기자 jyhc@i-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