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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재점화된 만국공원 복원론(3)

by 형과니 2023. 4. 13.

재점화된 만국공원 복원론(3)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7-31 00:28:07

 

재점화된 만국공원 복원론(3)

 

인천의 거버넌스 모델을 찾아서

 

 

만국공원 복원에 대한 시민단체의 비판에는 인천시가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이 사업을 관광전차 도입 사업’, ‘신포월미 문화의 거리간 상징보행축 조성사업과 함께 중·동구지역 일대에 대한 문화·관광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인천역 및 동인천역 주변 도시재생사업과도 맞물려 있다. 예산만 수 천억원대가 소요되는 등 또 하나의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비칠 수 있다.

 

손해근 시 도시균형건설국장이 지난 6월 인천경실련의 도시재생사업 추진현황과 방향정책포럼에서 시는 만국공원 복원을 관광인프라 사업의 하나로 보고 있다고 언급한 점도 복원사업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이에 대해 만국공원 복원론은 지역의 정체성을 찾자는 취지에서 나왔지만 인천발전연구원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으로 편입되면서 성격 자체가 전환됐다고 말했다. 관광인프라 사업의 일환이라면 경제적 타당성에 대한 분석이 다시 제기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건축물 복원장소에 대한 인천시민들의 토론과 의견수렴이 선행돼야 한다. 존스톤별장과 한미수교 100주년기념탑 위치, 그리고 세창양행사택과 맥아더동상의 위치가 중복되기 때문에, 자칫 이념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지난 5일 인천경실련 등 3개 단체가 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시는 갈등 소지가 예견되는 데도, 존스톤별장 복원에 대한 1단계 용역을 착수한 상태다. 2009년 도시엑스포전까지 1단계 복원 공사를 마무리하고, 2011년까지 완료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시민들의 공감대만 있으면 한미수교 100주년기념탑을 대신해 존스톤별장을 복원할 수 있지만, 세창양행 사택 자리인 맥아더동상은 미국 국방부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동상 인근 화단 부지를 복원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조만간 향토·문화·관광·건축·조경 등 전문가를 중심으로 자문단을 구성하고, 시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밖에 건축물 5동 복원이 당초 시민사회와 문화계에서 제안된 만국공원 복원의 전부처럼 비쳐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만국공원 복원은 중구 일대에 산재한 개항기 흔적은 물론 조성 예정인 예술촌(미술문화공간)과 연계해 이곳 일대가 인천의 새로운 문화·역사적 기반을 자리잡는 데 목표를 두고 있었다.

 

시가 밝힌 이벤트 상품화나 관광은 부수적인 것이지, 복원사업의 목표는 아니었다. 복잡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만국공원 복원에 대해 찬반론자 대부분은 지금처럼 자유공원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시는 사업 추진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순하게 자문단 몇 명을 선정할 게 아니라, 민관협력체계를 구성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복원 성사 여부와는 별도로 인천의 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시와 한 테이블에서 머리를 맞대고 검토·공론화하는 것 자체만이라도 인천의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또 이런 전례가 없었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만국공원이 자유공원으로 변모하는 과정 자체가 인천의 근·현대사를 보여주고 있고, 인천의 정체성을 구현하기 위한 역사적 근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