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동상 대표적 명소로 옮긴다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7-31 01:09:30
백범 동상 대표적 명소로 옮긴다
인천대공원에 자리한 백범 김구 선생 모자(母子)동상이 오는 2009년 인천세계도시엑스포 개최 이전에 인천의 대표적 공간으로 자리를 옮긴다.
인천시와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회장·김신)는 현재 인천대공원 내 관모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을 시민들이 자주 접하고 인천의 역사성과도 연결 지을 수 있는 공간으로 옮기는 데 합의하고 이전할 장소를 물색 중에 있다고 29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민족지도자’ 백범의 동상을 오는 2009년 시민들이 자주 접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 인천 역사의 한 축으로 재조명할 계획이며, 이전 장소로 ▲구월동 문예회관 앞 ▲중구 자유공원 ▲송도국제도시 내 중앙공원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은 높이 2.8m, 좌대 3.1m 크기(제작비 7억원)로 지난 1997년 그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의 동상과 함께 고(故) 이회림 동양제철화학 명예회장의 주도로 인천대공원에 세워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곳 김구 선생의 동상이 국가 현충시설(독립운동)로 지정되자, 시는 김구 선생의 동상을 보다 많은 시민들이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옮겨 인천 역사의 한 축으로 삼으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조국독립을 위해 한 평생을 헌신한 김구 선생은 인천에서 2차례 수감생활을 했으며 선생의 모친은 아들의 옥바라지를 위해 인천으로 거처를 옮겨 품팔이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념사업회 측도 현재 백범의 동상이 인적이 드문 공원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시의 이전 움직임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념사업회 김신(85) 회장은 지난 27일 일행과 함께 인천시청을 찾아 안상수 시장에게 ‘民族正氣(민족정기)’라고 적힌 김구 선생의 친필 휘호와 함께 몇 안 되는 ‘백범일지’의 영인본을 직접 전달하고, 동상 이전 사업에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하지만 백범 동상을 이전할 장소를 놓고 시와 사업회, 그리고 지역 시민단체의 의견이 제각각이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는 오는 2009년 인천세계도시엑스포와 연계해 추진되는 ‘인천 히스토리(history)’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김구 선생의 동상을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 내 중앙공원으로 옮기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백범 기념사업회는 동상을 시민들이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구월동 종합문예회관 앞 광장으로 이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며, 시민단체는 중구 자유공원에 세워져 있는 맥아더 동상을 인천상륙작전기념관으로 옮기고 그 곳에 백범의 동상을 세우는 것이 인천의 역사와 부합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건태기자 jus216@i-today.co.kr
"김구선생 발자취 재조명 감사"
인터뷰-김신 기념사업회 회장
“개항 도시 인천은 선친인 백범에게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맏아들이면서 그의 기념사업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신 옹(85)의 말이다.
그는 27일 오전 인천시를 방문해 “늦은 감이 있지만 인천에서 시민단체는 물론 시 정부가 나서 백범의 발자취를 재조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기념사업회 측에서의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김 옹은 팔순을 훌쩍 넘긴 고령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흐트러짐 없는 꼿꼿한 모습으로 안상수 인천시장에게 아버지 김구 선생의 ‘완전자주독립사상’이 후세에 널리 전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인천은 아버지가 태어나고 자란 황해도와 지척간에 있는 곳이다. 선친 김구 선생은 이곳 인천에서 2차례 옥고를 치르며 사형선고까지 받는 등 여러차례 죽을 고비를 넘겼다.”
김 옹은 생전의 아버지 활약상을 상세히 설명하며 “인천의 많은 시민들과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백범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가슴에 깊이 새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천시가 매년 6월 26일 백범의 추모행사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백범일지’ 독후감 쓰기 행사를 열고 중국 충칭시에 위치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에서 벌이는 청소년 역사문화 탐방 등을 지원하고 있는 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없이 높은 우리 문화의 힘이 우리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들 것이며, 그 힘이 궁극적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할 것이다’라는 백범의 가르침을 은연중에 여러번 강조해 말한 그는 “백범의 정신이 시민들 가슴 속에 살아 숨쉬도록 그의 동상을 하루 속히 시민 곁으로 옮겼으면 한다”고 바랐다.
김 옹은 일제강점기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나 공군참모총장과 교통부장관을 역임하고, 제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백범기념사업회 일을 맡고 있다.
한편, 안 시장은 자신이 시장으로 재임한 지난 5년간 단 한 차례도 김구 선생의 추모식에 빠진적이 없다며 이 땅의 정치지도자의 한사람으로서 선생을 가장 존경한다고 답한 것으로 그는 전했다.
지건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