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근해 도서지방 상여소리 박상주 보유자
仁川愛/인천의 인물
2007-11-14 15:34:11
임 가시는 길, 환히 밝혀드리리다
8과정으로 짜여진 전통 장례의식…황해 민요와 뱃노래가 영향
<인천의 맥(脈)을 잇는 사람들 ⑩ - 인천근해 도서지방 상여소리 박상주 보유자>
약 30여 명이 함께 하는 상여소리 재현
우리 민족은 예부터 관혼상제의 4대 의례를 가장 귀한 것으로 생각하고 실행해 왔다. 그 중 상례는 생활습관이나 자연환경에 의해 지방에 따라 변형되며 다른 요소들로 발전해왔다. 인천근해 도서지방은 지세가 고르지 못할 뿐 아니라 경기도, 황해도와 접해 있으며 생활수단도 어업이 주여서 상여소리가 경기도, 황해도의 민요와 뱃노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인천근해 도서지방의 상여소리는 지난해 1월 인천시무형문화재 16호로 지정됐다. 상여소리는 초혼 및 운구, 행상, 산오름과 외나무다리 넘어가기, 가래소리와 회다지 소리, 고별소리로 구성된다. 당연히 사람이 한 번 태어나 언젠가는 가고 마는 그 길을 밝히고 염원하는 제례의식을 담고 있다.
현재 박상주 보유자 외 운윤성 준후보와 김명남 전수조교 등이 상여소리 보전과 관련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인천근해 도서지방의 상여소리는 지난 98년 전국경연대회에서 재현돼 그 해 10월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참가했다. 이후 2000년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해 그 가치가 인정된 뒤 뒤늦게 인천시무형문화재 반열에 올랐다.
산을 넘고 외나무다리를 건너 저승길로 가는 장면
상여소리 박상주 보존회장
상여소리는 모두 8과정으로 구성돼있다. 운명을 알리고 거관과 발인, 그리고 살던 동네를 떠나기 앞서 지내는 노제가 4과정까지를 차지한다. 5과정부터는 저승길 가는 모습을 재현한다. 험한 산을 오르며 부르는 산염불이 구슬픔을 대신한다. 의식에서는 행렬 앞에 장애물이 나타나면 상여를 해체해 운구한다. 이는 상여가 나가는 길에서 나뭇가지 하나 훼손하지 않는다는 우리나라 수목신앙에 의한 것이다.
길고 긴 과정의 상여소리는 회원들의 인내와 노동력이 그 어느 문화재 재현보다 요구된다. 나무로 제작된 상여를 직접 운구하는 과정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힘도 들고 장비보존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번 가면 못 올 길을 떠나는 마당에 그 의미만으로도 상례 절차는 간단치만은 않으리라.
박상주 보존회장은 “인천근해 상여소리는 초혼부터 회다지까지의 절차를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하되 상여소리 초점을 두었고 험한 산길을 오르내릴 때와 회다지 때의 노래가 타 지방과는 큰 차이”라며 “상여소리 재현은 그 과정에서 산과 외나무다리 등 장비가 많이 동원될 뿐만 아니라 인원 역시 약 60명이 움직이는 특징 때문에 여러 곳을 다니며 다양한 공연을 하기 힘든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장비가 무겁고 많아 회원들이 힘들어한다.
박 회장은 또한 “지금은 기계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도시에서는 장례절차가 간소화되었지만 강화나 대부도, 덕적도 등의 벽촌 오지에서는 아직도 이 같은 상례절차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보유자는 현재 수봉공원 밑 문화회관 3층에 연습실을 두고 매주 금요일 강습을 하고 있으며 매주 월요일 국악회관에서 노인을 위한 토막댄스를 공연하고 있다. 매년 4~6월과 9~11월 사이에는 매주 일요일 수봉민속놀이마당에서 무형문화재 상설공연을 실시한다. 그는 전통혼례식과 관혼상제에 대해 보다 많은 시민들이 알고 또 이어져 나갈 여건이 조성되는 것이 꿈이다.
보존회는 잊혀져 가는 옛 풍속, 사라져 가는 장례문화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뜻을 같이 할 회원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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