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의 이상한 우물’
인천의관광/인천의전설
2007-01-16 10:50:48
홍두깨가 팔미도에 떠오르다
흔히 ‘문학산의 이상한 우물’ 이라고 말하는데 지금은 군사 시설이라 민간인의 출입이 허용되지 않지만 옛 문학산성 동문으로부터 서북쪽으로 약 150미터 가량 떨어진 안관당 뒷마당에 돌로 쌓아 올린 우물 하나가 있었다. 바로 이것이 몇 해 전까지도 맑은 물이 솟아 넘치던 우물이었다. 해발 180미터의 산에 이런 우물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그리 흔하지 않은 일이다.
이 우물에 대해서는 이런 이야기가 전해 온다. 미추홀에 도읍을 정한 비류는 산성을 쌓는 한편 목마른 백성들을 위해 식수를 구해야 했다. 그러나 사방은 모두 바다인 데다가 근처 어디에도 시냇물 하나 흐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여러분, 지금 우리는 식수 문제가 시급합니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바다의 짠물이 스며들어 먹을 수 없을 터이니, 성을 쌓는 수고와 더불어 조금 더 힘을 내어 이곳에 우물을 팝시다. 틀림없이 맑은 물이 나올 것이오.”
“예. 임금님 분부대로 파겠습니다. 자, 어서들 이리 와서 우물을 파 봅시다.”
백성들이 모두 달려들어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 얼마를 파 내려가니까 드디어 물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적은 양이 아니었다.
“물이다. 물이 나온다.”
“임금님, 물의 양도 아주 풍부합니다.”
“아, 드디어 물을 얻었다.”
“어디 한 모금 먹어 봅시다.”
그러나 물을 먹어 본 사람들은 그만 얼굴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고 마는 것이었다. 바닷물보다는 덜해도 이상하게 물맛이 찝찌름한 것이다.
“어찌 된 일인가? 이 산 위에 판 우물물도 맛이 짜다니…. 하늘이 우리를 버리시는 것인가.”
비류는 고민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나자 누군가가 또 다급하게 소리쳤다.
“우물물이 줄어든다.”
“아니, 무라고? 우물물이 줄어들어? 참 이상한 우물이로구나.”
방금 전에까지도 좀 짜기는 했어도 그렇게 풍부하던 우물물이 거의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어서 두레박을 가져다가 저 물을 길어 보아라.”
신하 하나가 얼른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올렸다. 겨우 두레박 밑바닥에 한 모금 정도의 물이 담겨 있었다. 비류가 그 물을 마셔보았다. 물맛이 달랐다. 아까와는 전혀 다른, 먹을 수 있는 물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양이었다.
“그렇구나. 우리가 우물을 너무 깊게 팠나 보다. 이 우물이 바다와 통하게 되었구나. 그래서 밀물 때는 바닷물이 밀려들어와 물이 많아지면서 맛이 짠 것이고, 썰물 때는 바닷물이 빠져나가 물이 줄면서 민물 맛이 나는 것이다. 아아, 그러나 이 우물물을 가지고 우리 전부가 어떻게 다 마신단 말인가.”
누군가가 우물에 큰 홍두깨 하나를 던져 보았다. 그 홍두깨는 우물 밑으로 떠내려가 얼마 후 멀리 인천 앞바다 팔미도 근방에 떠올랐다고 한다. 정말로 이 이상한 우물의 수맥이 바다와 통해 있었던 것이다.
비류와 관련해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추측으로 남아 있는데 애초 비류가 이곳에 도읍을 정할 때 이 우물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 성을 쌓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미추홀은 땅이 좁고 습한 데다가 바다가 가까이 있는 탓에 물맛까지 짜서 백성들이 정착하기 어려웠다’는 기록으로 보아 비류가 인천에서 나라를 세우는 데에 실패한 결정적인 이유가 이 물 때문이었음은 분명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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