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오읍약수터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1-21 00:38:40
맑고 맑은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강화, 역사의 애환서린 아릿한 물맛
강화산성 북문을 지나 숲속 오솔길을 따라가면 오읍약수터에 이른다.
장마가 물러가고 본격적인 땡볕 더위가 시작됐다. 한모금의 시원한 물이 간절한 요즘이다. 손끝에 짜릿한 느낌을 전해주는 깊은 산속 옹달샘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더위가 저 만큼 물러난다.
하지만 물도 물 나름. 대하 역사의 한 장면에 등장하는 샘물이 있다. 당연히 아스라한 한편의 이야기와, 역사의 흔적들을 간직한 채 말이다. 애환서린 역사의 땅, 강화에서 아릿한 물맛을 즐기며 옛이야기에 빠져보자.
백성들이 '살았구나'를 외쳤다던 오읍약수터.
강화산성 북문주차장에서 약수터를 향해 걷노라면 숲속 오솔길이 들려주는 역사이야기에 가슴이 울렁인다. 오읍약수는 고려때 생겼다고 한다. 고려 고종이 1232년 강화로 천도하여 2년간에 걸쳐 내성과 궁궐, 관아를 건축하였다. 그때 많은 강화인들이 동원되어 북문을 건축하던중 날씨가 가물어 더욱 힘들었다 한다.
고종은 북문 앞에 제단을 쌓고 기우제를 올렸는데 하늘이 정성을 어여삐 보았음인지 하늘이 어둡기 시작하고 천둥까지 쳤다고 한다. 바로 그때 벼락이 큰바위에 떨어지며 물이 솟았는데 바로 지금의 약수다. 이에 제를 지내던 모든 사람들은 “살았구나”를 외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하여 ‘오읍약수(五泣藥水)’라 부른다.
배드민턴장을 지나 아래로 내려가면 약수가 일년내내 흐른다.
이곳에 가려면 강화 대교를 건너 계속 직진해서 강화읍을 통과한 후 인삼센터 3거리와 강화군청 이정표를 지나쳐 고려궁지까지 간다. 고려궁지 왼쪽 주차장을 끼고 언덕을 계속 오르면 멀리 강화산성 북문이 보인다. 북문을 지나 오른쪽 길이 오읍약수로 이른다. 근처 볼거리로 관청리은행나무, 강화산성 북문, 고려궁지, 용흥궁, 김상용순의비, 성공회강화성당 등이 있다.
찬우물 약수의 물맛에는 원범이와 양순이가 나눈 애틋한 사랑이 배어있는 듯도 하다.
또 하나. 찬우물 약수터가 있다. 강화도령 원범이는 조선 24대 헌종의 뒤를 이어 왕으로 추대되어 강화를 떠났는데 훗날 철종으로 불리게 된다. 원범은 14살에 강화로 부친과 함께 유배되어 왔다. 강화도령은 천주교 박해에 희생으로 부모님을 모두 잃고 홀로 19살까지 강화도에 숨어살았다. 그때 위로를 해주고 삶의 희망을 심어준 아가씨가 양순이다. 이들은 강화읍 내수골 도령네 집에서 멀리 떨어진 찬우물에서 사랑을 확인하곤 했단다.
그러나 나뭇꾼 강화도령과 양순이는 못내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헤어져야만 했단다. 임금으로 등극한 강화도령은 찬우물 사랑을 잊지 못해 “강화도가 좋았다”는 말을 틈만 있으면 했다고 전하며 양순이는 임금 되신 도령과의 사랑을 정절로 지키며 홀로 일생을 살았다고 전한다.
강화읍 터미널에서 외포리, 전등사 방향으로 4차선 큰길을 따라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찬우물이 보인다. 나물, 야채, 과일 등 소박한 소출을 파는 시골 아낙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지영일 편집위원 openme@incheon.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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