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대신에 피리 소리를 예언한 지관
인천의관광/인천의전설
2007-01-04 09:52:51
곡성 대신에 피리 소리를 예언한 지관
서해안 자월도에 산소 자리를 잘 봐 주는 유명한 지관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옛날 자월리에 강씨 문중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한 부부가 마음씨가 착하고 덕망이 높아 마을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었다. 이 집안에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이 아이는 어려서부터 장차 훌륭한 장수가 되겠다고 큰 소리를 쳤다. 이 아이가 전쟁놀이를 할 때면 항상 동네 꼬마들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어느 날 상대편에 눌린 아군의 아이들이 풀이 죽어 있자 이 아이는 앞장을 서서 외쳤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야만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은 이 아이가 훌륭한 장수가 될 것이라 믿었다. 세월이 흘러 그는 마침내 무관이 되어 지금의 강화도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아들이 강화도에 있을 때 강씨 집안의 제일 어른이신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집안에서는 상주인 아들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려 했지만 그날따라 배가 뜨지 못할 정도로 날씨가 좋지 않았다. 초상집에서는 작은 아버지가 상주를 대신하여 장례 준비를 했다.
관을 만들고 상복 등을 준비하고, 그리고 산소 자리를 보기 위해 여기 저기 소문난 지관을 찾아 보았으나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땅거미가 질 무렵 허름한 옷차림의 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이 문안으로 들어서려고 하는데 하인들이 그를 막아섰다. 들어가려는 사람과 막아서는 하인들 사이에 소란이 일어났다. 주인 마님이 소란스러워 문간에 나왔을 때 하인들의 손에 그 노인의 멱살이 잡혀 있었다. 낡은 삿갓을 쓰고 지팡이를 짚고 있는 노인의 행색은 허름해도 눈빛은 예사롭지 않았다.
“게 뉘십니까?”
“지나가던 나그네인데, 이 집에서 지관을 찾는다 하여 이렇게 왔습니다.”
집안 하인들은 허름한 옷차림의 노인을 미덥지 못해하며 푸대접을 했으나 마음씨 좋은 주인 마님은 사람의 겉모양을 보고 판단하면 못쓴다 하며 지관을 잘 대접하게 했다. 사실 노인은 이 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지관으로 이곳저곳 좋은 자리를 보러 다니다가 이 마을에 잠시 머무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 마을에서 덕망 있는 강씨 문중에 초상이 나 지관을 찾는다는 소문들 듣고 한번 가보자 하는 마음에서 일부러 허름한 옷을 입고와 어떻게 대접하는가 시험해 보려 했던 것이다.
다음날 해뜨기 전에 산으로 올라온 노인은 잔디가 깔린 곳을 가리키며 주인 마님에게 말했다.
“이곳이 가장 좋을 듯합니다. 다만 하관을 할 때 주변에서 피리소리가 울릴 것입니다.”
주인 마님은 노인의 말에 혀를 찼다. ‘예사 사람이 아닌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이구만’ 생각하면서도 산소 자리가 좋아 보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위 사람들은 장례식에 울음소리가 나야 옳지 피리 소리가 나는 일이 가능하냐며 노인의 말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 지관은 언제 떠났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산소 자리를 봐 주며 엉뚱한 말을 한 것이 부끄러워 떠난 것이라고 수근댔다. 장례식 날 행렬이 집을 나와 산소 자리로 와서 관을 땅에 묻을 때 어디선가 요란한 피리 소리가 들려왔다. 주위 사람들은 깜짝 놀라 지관이 한 말을 떠올리고는 그 소리가 나는 곳으로 따라갔다. 선착장에 커다란 배가 정박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무슨 배가 저렇게 크냐 하며 몰려들어 자세히 보니 그 배에는 창과 칼로 무장을 한 병사들이 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 서 있는 장수는 강씨 집안의 아들이었다. 이 아들은 싸움터에서 적군을 크게 무찔러 임금님으로부터 큰 상을 받고 아버지 장례를 치르기 위해 곧장 오는 길이었다. 마을 사람들 허름한 차림의 지관을 생각하며 역시 사람은 겉모양을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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