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장게장 백반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26 19:08:47
간장게장 백반
밥 한 그릇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밥도둑’
뽀오얀 속살의 녹는 맛, 게장 전문식당 성업중
인천의 향토 전통음식하면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답게 게장, 전통장어요리, 민어구이, 밴댕이회, 물텀벙이 등이 특산명물의 주류를 이룬다. 이 가운데 입맛이 없을 때나 가족, 손님과 함께 각별한 맛을 즐기고 싶은 종종 찾게 되는 향토음식이 바로 간장게장이다.
가격 부담도 덜하고 넉넉한 포만감이 행복한 게장백반은 특히 인기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게 다리를 한 손으로 잡고 덥석 한입 베어 물면, “음~ 이 맛이야!”라는 감탄사가 절로 난다. 살살 녹아내리는 감칠맛에 지긋이 눈이 감길 정도다. 그중 역시 게딱지에 붙은 누런 알과 거무튀튀한 내장을 젓가락으로 후벼 파서 먹는 그 맛이 게장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는 밥을 한 숟가락 퍼 담아 모서리에 붙어 있는 것까지 싹싹 비벼 먹는 것이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갓 해서 찰지고 윤기가 흐르는 것을 소담스럽게 담아낸 공기밥이다. 김이 모락모락 날 정도로 따뜻할 때 먹는 것이 게장의 맛을 더욱 돋운다.짭조름한 맛의 게장과 환상의 궁합이 밥 한 그릇인 것이다. 그렇게 한 그릇의 밥을 뚝딱 해치운다고 해서 ‘밥도둑’이란 말이 나온 듯 하다.
본격적인 꽃게 철이 아닌 요즘에도 갓 잡아 올린 듯한 싱싱한 게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냉동기술때문이다. 바다에서 잡은 즉시 급속 냉동해 보관하기 때문에 신선도나 맛을 비교적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
꽃게는 소금물에 한번만 씻는 것이 좋다. 민물에 여러 번 씻으면 뒷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란다. 24시간 재워 놓았다가 간장을 달여 붓고, 48시간 정도 지나서 개봉하면 최적이다.
감초, 대추, 생강, 계피 등 각종 한약재와 함께 사이다를 넣기도 한다. 그렇게 담백한 게장 국물 맛을 낸 다음 약 5일 정도 후에 먹는 것이 제 맛이라 한다.뽀오얀 속살을 드러내 놓은 게장에 도라지, 취나물, 고사리 등 나물반찬과 된장찌개를 한 상 푸짐하게 차려 낸 것이 게장백반이다. 물론 하얀 쌀밥이 빠질 수 없겠지만 보리밥에 나물, 된장 등을 비벼 먹는 맛도 게장백반을 맛있게, 또 푸짐하게 먹는 방법이다.
바다를 끼고 있어 게장이 인천의 명물 음식이 되기도 했지만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지리적 여건상 게장 문화가 잘 발달되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포구들이 아직도 옛 정취와 활기를 담고 성시를 이루고 있다. 강화도와 소래 포구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인천에는 저마다의 특징을 지닌 게장전문 식당들이 여럿 있다. 우선 강화도 최북단 양사면 철산리에 있는 음식점 ‘푸른언덕’ 이 있다. 중구 신흥동 ‘성원식당’은 85년에 개업을 했으니 벌써 20년째인 샘이다. 동구청 부근에 ‘아리랑관’, 계양구 작전동에 ‘어촌식당’, 송도 흥륜사 입구에 ‘해송식당’, 연수구 ‘경기식당’, 부평구 산곡동에 ‘장윤식당’ 등이 대표적인 게장전문 음식점이며 그 외에도 많은 음식점들이 성업 중이다.
이제 주말이면 가까운 어시장 쪽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계절마다의 풍요로움을 자연과 함께 느껴보기도 하고 더불어 맛으로도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 게장백반이 아니면 또 어떠하랴. 무덤덤해진 우리의 입맛을 돋울 수 있다면, 그 속에서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면 어디든 언제든 달려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Incheon@News /시민기자 현병헌(townzine@nate.com)
'인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최초의 구단 삼미 슈퍼스타스 (0) | 2023.04.04 |
---|---|
미추홀 왕국의 옛 도읍지 문학산 지역 (0) | 2023.04.04 |
나무꾼이 왕이 되다. ‘강화도령’ (0) | 2023.04.04 |
인천의 진산 문학산 (0) | 2023.04.03 |
전등사란 이름의 유래/정화궁주 (0) | 2023.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