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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간장게장 백반

by 형과니 2023. 4. 4.

간장게장 백반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26 19:08:47

 

간장게장 백반

밥 한 그릇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밥도둑

뽀오얀 속살의 녹는 맛, 게장 전문식당 성업중

 

인천의 향토 전통음식하면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답게 게장, 전통장어요리, 민어구이, 밴댕이회, 물텀벙이 등이 특산명물의 주류를 이룬다. 이 가운데 입맛이 없을 때나 가족, 손님과 함께 각별한 맛을 즐기고 싶은 종종 찾게 되는 향토음식이 바로 간장게장이다.

 

가격 부담도 덜하고 넉넉한 포만감이 행복한 게장백반은 특히 인기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게 다리를 한 손으로 잡고 덥석 한입 베어 물면, “~ 이 맛이야!”라는 감탄사가 절로 난다. 살살 녹아내리는 감칠맛에 지긋이 눈이 감길 정도다. 그중 역시 게딱지에 붙은 누런 알과 거무튀튀한 내장을 젓가락으로 후벼 파서 먹는 그 맛이 게장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는 밥을 한 숟가락 퍼 담아 모서리에 붙어 있는 것까지 싹싹 비벼 먹는 것이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갓 해서 찰지고 윤기가 흐르는 것을 소담스럽게 담아낸 공기밥이다. 김이 모락모락 날 정도로 따뜻할 때 먹는 것이 게장의 맛을 더욱 돋운다.짭조름한 맛의 게장과 환상의 궁합이 밥 한 그릇인 것이다. 그렇게 한 그릇의 밥을 뚝딱 해치운다고 해서 밥도둑이란 말이 나온 듯 하다.

 

본격적인 꽃게 철이 아닌 요즘에도 갓 잡아 올린 듯한 싱싱한 게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냉동기술때문이다. 바다에서 잡은 즉시 급속 냉동해 보관하기 때문에 신선도나 맛을 비교적 온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

꽃게는 소금물에 한번만 씻는 것이 좋다. 민물에 여러 번 씻으면 뒷맛이 떨어지기 때문이란다. 24시간 재워 놓았다가 간장을 달여 붓고, 48시간 정도 지나서 개봉하면 최적이다.

 

감초, 대추, 생강, 계피 등 각종 한약재와 함께 사이다를 넣기도 한다. 그렇게 담백한 게장 국물 맛을 낸 다음 약 5일 정도 후에 먹는 것이 제 맛이라 한다.뽀오얀 속살을 드러내 놓은 게장에 도라지, 취나물, 고사리 등 나물반찬과 된장찌개를 한 상 푸짐하게 차려 낸 것이 게장백반이다. 물론 하얀 쌀밥이 빠질 수 없겠지만 보리밥에 나물, 된장 등을 비벼 먹는 맛도 게장백반을 맛있게, 또 푸짐하게 먹는 방법이다.

 

바다를 끼고 있어 게장이 인천의 명물 음식이 되기도 했지만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지리적 여건상 게장 문화가 잘 발달되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포구들이 아직도 옛 정취와 활기를 담고 성시를 이루고 있다. 강화도와 소래 포구를 대표적으로 들 수 있다.

 

인천에는 저마다의 특징을 지닌 게장전문 식당들이 여럿 있다. 우선 강화도 최북단 양사면 철산리에 있는 음식점 푸른언덕이 있다. 중구 신흥동 성원식당85년에 개업을 했으니 벌써 20년째인 샘이다. 동구청 부근에 아리랑관’, 계양구 작전동에 어촌식당’, 송도 흥륜사 입구에 해송식당’, 연수구 경기식당’, 부평구 산곡동에 장윤식당등이 대표적인 게장전문 음식점이며 그 외에도 많은 음식점들이 성업 중이다.

 

이제 주말이면 가까운 어시장 쪽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계절마다의 풍요로움을 자연과 함께 느껴보기도 하고 더불어 맛으로도 즐겨보는 것이 어떨까. 게장백반이 아니면 또 어떠하랴. 무덤덤해진 우리의 입맛을 돋울 수 있다면, 그 속에서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면 어디든 언제든 달려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Incheon@News /시민기자 현병헌(townzine@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