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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과 인천시민사회운동

인천지역과 시민사회운동

by 형과니 2023. 3. 9.

인천지역과 시민사회운동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1-13 19:33:45


 

  인천지역과 시민사회운동                           

 

1. 시민사회의 구성과 의미

 

- 시민사회단체라 함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권력), 경제적 이익단체(자본력)와 구분하여 시민으로서 행사해야 할 권리와 의무 혹은 사회정의, 봉사를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단체라고 말 할 수 있다.

 

- 시민사회단체는 조직화된 형태로 정치 사회에 참여하고 권력과 부조리를 감시하게 되는데, 부당하게 행사되는 거대한 권력이나 자본의 힘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조직력에 있다. 그 조직력은 사회에 대한 정의감, 도덕성, 인화(人和), 사명감, 애향심, 희생정신 등으로 유지된다.

   그리고 이러한 순수성이 결여된다면 시민사회단체는 곧 그 생명력을 잃어가게된다.  반면 이러한 순수성을 바탕으로 한 끈기있는 시민사회운동은 결국 그 빛을 발해 사회를 발전적으로 변화시킨다. 이에대한 신념이 필요하다.

 

- 한 지역사회에서 많은 시민들이 시민사회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것은 그 사회의 민주적 토대를 갖춰나가는 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주권자인 시민이 자신이 구성원으로 있는 사회의 문제에 무관심할 때 시민들은 단순한 통치의 대상으로, 혹은 단순한 소비의 객체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 시민사회 활동의 결과물은 지역공동체의 선이다. 사욕을 줄이고 사회의 공익과 공공성에 더 많은 지역적 관심을 갖게 함으로서 지역사회의 갈등을 줄이며 ‘함께 잘사는 곳’으로 가는 것이다.

 

 - 지방화의 시대를 이끌어갈 지역내 시민사회의 역할은 중요하다. 지방정부의 동반자로 제대로 된 지방자치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시정에 수동적인 시민이 아니라 능동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그 참여는 조직화되고 깨어있는 시민단체를 통해 가능하다.  

  

-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단체끼리의 연대도 필요하지만 시민사회의 또다른 주요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는 언론과 대학, 문화 종교계, 공공의 이익을 지향하는 전문가 그룹, 직능단체등과 함께 교류와 연대를 통해 그 역량을 높여나가는 일이 필요하다. 

 

 

 

2. 인천지역 시민사회운동의 과정

 

 - 시민(사회)이란 용어는 왕정제 신분 사회에서 지식과 재산을 보유한 브르조아인 시민이 정치에 참여한 17세기 영국에서 처음 쓰인 용어로 알려져 있다.

 

 - 이러한 관점에서 시민사회는 근본적으로 생명과, 정치, 사회적 권리에 대한 부당한 침해에 대한 저항에서 시작됐으며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경우도 정권에 대한 저항의 역사를 갖고 있다.

 

-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들어 증가하기 시작한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민주화의 과정에서 계속되온 억압적 정치와 뿌리깊은 정치 불신 속에서 억눌려있는 보편적 시민의식을 대변하여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위한 투쟁에 큰 비중을 두어왔다.

 

- 이러한 맥락에서 80년대 인천의 사회운동은 84년 결성된 인천지역사회운동연합(인사련)을 들 수 있다. 이후 전민련의 인천조직인 인민련, 인민련이 후신인 인천연합 등 재야와 노동운동으로 민간운동을 이어가던 80년대 후반, 시민단체의 본격적인 등장과 겹치며 시민사회단체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 90년대 중반, 인천의 시민사회는 사회 분야별 개별 시민사회단체의 계속된 출현과 더불어 잇단 거대한 지역현안에 시민적 힘을 최대 결집시켜 대처하기 위한 연대기구의 활성화를 통해 시민사회운동의 전기를 마련한다.

  민주화의 과정에 있던 당시의 과도기적 상황에서 각 단체의 전문적 영역을 뛰어넘어 전개된 연대활동은 종교, 문화계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의 힘을 효과적으로 분출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인천이란 지역을 단위로 지역주민이 사회적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여 정부의 정책을 바꾸거나 중대한 변화를 주는 성과를 쌓아온 것이다.

  계양산살리기범시민운동(91.10)에서 부터 선인학원 시립화 운동(92.2), 굴업도 핵폐기장 대책 범시민협의회(94.12), 부평미군기지 되찾기(96.8) 등이 그 대표적인 연대활동이다.

 

- 또한 이시기는 지방자치법이 통과(88.4)되면서 지방의회의 출범(92.6)과 시기적으로 겹치며 주민의 지역적 관심도 변화를 보이기 시작한 때다.

  92년 5월 인천시의회 의원 선거를 앞두고 인천에서 일었던 야권단일화 운동은 정치적 민주화의 투쟁과 지방자치가 교차하며 발생한 인천지역 시민운동의 한 발자취다.

 

-  IMF 경제위기가 휩쓸고간 90년대 후반에는 인천지역 시민단체들는 실업극복국민운동 인천본부라는 민관합동기구를 통해 위기에 처한 이웃에 구호의 손길을 뻗쳤다.  이 시기 봉사, 복지단체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사랑의 인공신장실, 북한어린이 돕기, 아동학대예방협회등의 창립과 활동이 그 대표적인 것들이다.

 

- 90년대 후반의 또 한가지 현상은 학생, 노동운동 출신들이 주축이 돼 지역운동에 눈을 돌린 단체들의 등장이다. ꡐ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ꡑ(96년)등을 통해 출범한 이들은 구청장 판공비공개, 낙천낙선운동 등에 전력을 기울이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시민운동 차원에 합류, 지역 시민단체의 한 축으로 자리잡는다.

 

 

3. 인천지역 시민사회운동의 과제

 

- 그러나 민주화가 상당부분 진척된 현재에 이르러 시민사회운동도 변화가 요구된다. 현재는 이미 투쟁과 저항만으로 시민사회운동이 전개될 수 없는 사회구조다. 

  구성원들이 다양하고 이해관계도 복잡해져가고 있다. 보수와 진보, 정치적 견해차, 환경과 개발등을 놓고 벌어지는 최근의 사회적 갈등 양상은 시민사회단체로 하여금 전문적인 식견과 함께 조정과 소통의 역할도 요구한다. 

  시민사회단체의 활동도 요구형, 참가형, 지원형, 그리고 조정형의 영역으로 운동의 범위가 넓어져야 한다고 강조된다.

 

- 결론적으로 시민단체는 지역 내의 견제와 감시자의 역할에서 진일보하여 이견과 갈등을 조정하고 정책의 대안과 지역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한층 성숙한 단체로 성장해 나아가야할 것이다.

 

- 특히 최근 강조되고 있는 ‘참여’, 그중에서도 지방정부에의 참여 역량은 아직도 부족하다. 지방정부는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행정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정책결정에 시민사회의 의사를 수렴하기 위해 각종 시민참여기구를 설치하고 열린 행정의 마인드를 갖춰나가려 하고있다. 

  시민사회단체가 지역의 시정, 구정에 참여하는 핵심은 정책결정의 과정이다. 시민단체 주최로 여는 토론회, 세미나를 통한 의견과 여론수렴도 필요하다. 그러나 행정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수행하고 옳은 정책 마련을 위해 시민사회단체가 시청과 구청의 각종 위원회에 참여하거나 시청, 구청이 주관하는 토론회, 워크샵 등을 통한 참여도 중요하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의 폭넓은 참여가 필요하며 생산적인 참여를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 이와함께 지방의회의 입법활동에도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이제는 시민사회의 요구가 일회성 행사나 구호에 그치지 않고 합리적인 정책으로 수립될 수 있어 야 한다. 시민생활에 있어서 조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정, 구정의 관련 조례의 제정 및 개정, 폐지를 위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필요한 정책의 입법화를 위해 개별적인 로비가 아닌, 인천지역 시민사회가 인천시의회와의 일상적이고 생산적인 관계를 설정하여 효율을 높여 나가야한다.

 

- 시민사회운동 단체들은 변화된 지역사회 환경과 시민적 요구에 맞게 각자의 전문성을 보다 강화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문적인 견해와 식견을 통한 대안의 제시는 상호의 주장이 활발히 소통되는 구조를 만들어, 다양한 여론의 수렴과 함께 그 속의 풍부한 논의속에 적합한 방안들이 형성되어 갈 것이다.

  이를위해 무엇보다 시민사회 단체에 전문가 집단의 결합이 필요하다.  법률, 교육, 의료, 여성, 노동, 회계, 세무, 사회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고 지식인들이 시민사회운동단체에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이론적, 논리적 배경을 갖출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가야한다.

 

- 시민사회운동이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그 기반이라 할 수 있는 지역주민과의 ‘밀착도’를 높여 ‘뿌리 깊은 나무’로 자리해야 한다. 시민사회운동의 영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상의 영역에서 지역주민과 쉽게 결합할 수 있는, 지역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조직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지방자치와 이를 위한 시민사회운동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는 주민자치다. ‘시민없는 시민운동’이거나 ‘전문가만의 시민운동’, 곤란하다.

 

- 인천시민들은 상대적으로 지역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생활환경, 자녀교육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 서울에 인적, 경제적 토대가 일정 부분 종속돼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따라서 삶의 질과 관련된 인천이란 도시의 질적 수준을 높이려는 시민적 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정주의식을 높이고 지역의 여러 문제에 관심과 애향심, 자부심을 높이려는 노력이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 인천지역 시민운동의 양상은 아직도 정치, 행정등 일부 분야에 치우쳐 있다. 또한 특정 단체가 지역사회 각분야를 백화점 식으로 다루기도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더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있는 시민사회운동이 전개될 필요가 있다. 요란하지 않게 묵묵히 시민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이름없는 사회단체가 풀뿌리처럼 자라날 때 보다 건강한 지역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다.

 

 

4. 수도권과 인천, 그리고 인천의 시민사회

 

   인천은 서울, 경기와 함께 수도권으로 불리기도 한다.  경제력과 부, 인구가 집중돼 있고 도시화가 대부분 이뤄진 수도권이라 하지만, 한편으로 인천은 비수도권 지역보다 서울이란 초집중화, 집권화 현상에 휩쓸려 경제적인 종속성은 물론이고 분권화 시대에 문화적 독자성과 인적 토대를 쌓기 어려운 처지에 있다. 

 

   무엇보다 보통 시민들에게 삶의 질에 있어서 수도권으로 불리는 인천은 서울이나 서울 주변의 베트타운과의 생활환경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경제정책으로서, 산업적 측면에서 혹은 정치, 행정적 용어나 선거구도용으로 수도권이란 말이 유효할 수 있어도 문화, 언론, 교육, 환경, 특히 일반대중의 삶의 질에 있어 수도권이란 용어는 서울집중의 폐해,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같은 수도 서울의 문제와 그에 인접한 인천과 경기도의 문제를 희석시킨다.  ‘수도권’으로서 서울은 집중과 성장의 폐해와 과실(果實, 문화, 교육 및 도시시설의 인프라 등)을 함께 받지만 인천, 경기의 주민들은 과실은 적고 폐해는 더 많이 받고 있다.

 

   그럼에도 지방화, 분권화의 문제에 인천지역 시민사회의 대응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에서 인지 의외로  취약하다. 노무현 정부의 분권화는 이제 다양하고 심도있게, 때론 지역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기미도 보이면서 현실화되고 있는데, 인천에서는 지방의회도 지방분권특별위원회 구성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고있다.

   민주화, 지방화, 분권화의 시대를 이끌어갈 지역내 시민사회의 역할은 중요하다. 지방정부와의 한 축으로 분권의 시대, 참다운 지방자치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그만큼 지역주민이 깨어있어야만 가능하다.

  지역 공동체, 특히 서울과 인접한 도시로서의 인천의 문제, 구체적인 주민의 삶의 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감시, 비판하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지역 시민사회의 조직된 단체나 기관의 역할은 중요하다.

 

   시민사회의 지도력과 화합, 신뢰는 지자체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나 각 지역의 인적 토대는 취약하다. 특히 인적자원이 중앙으로 치우친 현실에서, 지역 시민사회의 조직된 단체, 공공성에 관심이 많은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언론과 문화계, 지식인, 전문직 그룹 등의 역할은 중요하다.   (송 정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