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사 각시바위
인천의관광/인천의전설
2007-01-15 05:35:55
함허대사와 여인의 가슴아린 사연 깃든 명물
<우리동네 명물 - 정수사 각시바위>
정수사 앞바다에 솟아오른 각시바위
강화도 마니산 자락에 자리잡은 정수사는 함허대사가 수도하던 곳으로 절 앞쪽 바다에 여인의 모습을 닮은 바위가 있다.
정수사에서 수도하던 함허대사는 훌륭한 스님이었지만 남편으로서는 매정한 사람이었나 보다. 옛날 함허대사가 정수사에 머물 때의 일이다. 출가하기 전에 결혼을 했던 모양인데 그 아내가 멀리서 함허대사를 찾아 왔으나 대사는 부인을 만나지도 않고 훌쩍 떠나버렸다. 부인을 만나면 힘겹게 쌓아온 수도가 무너질지 모르니 야속하게 생각하지 말고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편지 한 장만을 남긴 채.
그러나 아내는 남편 만나기를 포기 할 수가 없었다. 간절한 그리움을 꾹꾹 눌러 삼키다가 어렵게 찾아온 사랑인데 어찌 편지 한 장에 발길을 돌릴 수 있었겠는가.
아내는 쓰러지고 또 쓰러지며 마니산 곳곳을 목이 터져라 남편을 부르면서 찾아 다녔다. 그때 함허대사는 함허동천 계곡에 있었다. 세속의 번뇌를 벗고자 커다란 바위에 글을 새기고 있었다. ‘涵虛桐’ 세 글자를 새겼을 때 그를 발견한 아내가 달려왔다.
그녀는 섧게 울며 남편을 불렀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웠던 사람의 가슴에 못을 박으면서 어찌 중생을 구제 할 수가 있겠느냐”며 그녀가 바라는 것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저 얼굴만 한번 마주칠 수 있다면, 따뜻한 눈빛으로 빙긋 웃어만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 쪽으로 얼굴 한번 돌리지 않았다. 온힘을 다해 마지막 한 글자를 새길뿐이었다. 마침내 ‘涵虛桐天’이란 네 글자가 완성되고 글을 다 새긴 함허대사는 아내를 외면한 채 정수사로 돌아와 좌선에 들어갔다.
잠긴 문밖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그녀는 조용히 돌아서서 절을 떠나 정수사 앞바다에 몸을 던졌다. 이승에서 맺은 인연, 저승에서나마 다시 잇겠다는 생각으로 목숨을 버린 것이다. 얼마 뒤 아내의 영혼이 바위가 되어 바다위로 솟아오르니 사람들은 이를 ‘각시바위’ 또는 ‘각시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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