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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100여년 역사 차이나타운

by 형과니 2023. 5. 4.

100여년 역사 차이나타운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6-07 02:03:44

 

100여년 역사 차이나타운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인천속 작은 중국' 옛 영광 꿈꾼다

 

 

한중 수교 15주년을 맞아 각종 '호재'로 활기를 띠고 있는 인천시 중구 북성동 차이나타운. 100여 년 동안 '인천 속의 작은 중국'으로 자리한 이곳에서 최근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오랜 침체기에서 벗어나 도약을 준비 중인 차이나타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중화가(中華街)'라는 글귀가 적힌 패루(牌樓·중국식 전통 대문)를 지나 차이나타운에 들어섰다. 거리 곳곳에서 묻어나는 붉은 빛에 눈이 어지럽다. 120m가량의 중심도로 끝자락으로 눈을 돌리자 그 유명한 '공화춘(共和春)' 건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러나 이름만 같을 뿐 '최초의 자장면집'으로 알려진 공화춘은 따로 있다. 다시 우측 골목길로 접어든 뒤 작은 사거리를 지나쳐 만난 2층 건물. 이곳이 '진짜' 공화춘이다. 군데군데 너덜거리는 외벽과 페인트가 벗겨져 속살을 드러낸 간판이 세월의 흐름을 짐작케 했다. 원조 공화춘의 허름한 모습을 보며 차이나타운의 먼지 쌓인 기억을 더듬어 본다.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의 연원은 서구 열강의 아시아 진출과 일제의 침략전쟁으로 동아시아가 격랑에 휩싸였던 19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을 두고 일본과 경쟁을 벌였던 청나라는 1884년 현 인천 중구 선린동 일대 5천여평에 조계(祖界)를 설정한다. 조계란 개항장에 외국인이 자유롭게 거주할 수 있도록 설정된 외국인 전용 주거지역으로 치외법권이 인정되는 곳이었다. 이후 청나라 상인들이 이곳에 몰려들면서 자연스레 화교 거주지와 상권이 형성된 것이 차이나타운의 시초다.

 

한때 인구가 1만명까지 늘어나며 번영을 누렸던 차이나타운은 격변하는 국내 정치상황과 한국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쇠퇴한 뒤 오랜 침체기를 겪는다. 원조 공화춘과 함께 호황을 누렸던 평화각, 중화루, 송주루, 동손루 등 유명 음식점도 모두 사라져 버렸다.

 

그러던 중 지난 1992년 한중 수교가 체결되면서 차이나타운은 서서히 돌파구를 마련하기 시작한다. 지리적 여건상 인천이 한국의 관문역할을 하면서 가까운 산둥반도 지역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

 

 

이곳 상가번영회 손덕구(53) 회장은 "15년 전만해도 이곳 상권은 거의 전멸상태였다""연수구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다 한중 수교가 체결되면서 차이나타운이 살아날 것이라 판단, 이곳으로 가게를 옮겼다"고 말했다. 200610월 현재 차이나타운에서는 음식점 58, 잡화·기념품점 20개 등 모두 163개 업소가 영업 중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외에서 잇따라 호재가 마련되면서 차이나타운은 장밋빛 꿈에 부풀어있다. 이곳 상인들은 무엇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올림픽이 가져오는 경제적 파급효과에 힘입어 중국 국내 경기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레 차이나타운을 찾는 관광객들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인천과 우호관계에 있는 산둥성 칭다오시가 내년 89일부터 23일까지 올림픽 요트경기를 개최하면서 '올림픽 효과'는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구는 지난 해 94만 여명을 기록했던 관광객 수가 매년 4.6%씩 증가, 오는 2010년이면 1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정부와 중구 등도 차이나타운 활성화를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4월 차이나타운을 지역특화발전특구로 지정했다. 지역특화발전특구란 기초자치단체의 특화발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일정지역을 특구로 지정, 선택적으로 규제특례를 적용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차이나타운 내 이면도로 전 구역에 일방통행이 적용되고 특화사업상 필요한 경우 중구청장은 인천지방경찰청 등에 교통통제를 요구할 수 있게 됐다. 또 중구청장이 특화사업을 실시하거나 특화사업에 종사하는 외국인에 대해 사증(비자·visa)발급 추천서를 발부토록 하고 체류기간 역시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됐다. 예전에는 사증을 발급받기 위해 신청자가 관련 중앙행정기관장에게 추천서를 발부받아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많았다.

 

중구는 또 중국식 전통공원 조성사업, 중국 문화체험시설 조성사업, 관광인프라 구축사업, 중국풍 테마거리 조성사업 등을 통해 차이나타운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앞선 2001년 문화관광부는 이미 이곳을 관광특구로 지정한 바 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최근 이곳에서는 개업 ''이 일고 있다.

 

 

올 여름에만 '영업개시'에 들어간 중국음식점이 홍태양, 만다보, 중국성 등 3. 여기에 조만간 2개 업소가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지난달 9일 개업한 중국성(中國城) 사장 곡창신(52)씨는 "차이나타운이 기회를 맞고 있는 만큼 기대가 크다"며 만원사례를 이룬 가게 곳곳을 챙기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요즘 주말이면 이곳에서는 음식을 먹기 위해 길거리까지 줄을 서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골동품 가게 등 중국만의 특색을 살린 각종 상점들도 손님이 늘었다며 즐거운 표정이다.

 

차이나타운 중앙으로 눈을 돌리면 지난 2005년 중국 칭다오시 스난구 인민정부가 기증한 공자상을 만날 수 있다. 공자는 서해의 노을에 얼굴을 붉힌 채 먼 바다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공자는 어쩌면 끊임없이 바다 건너 대륙의 후예를 부르고 있는 건지 모른다. 인천 속 '작은 중국'은 이들을 기다리며 과거의 영광을 다시 꿈꾸고 있다.

김왕표truma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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