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인천의 금융가 - 'Wall Street'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1-20 00:45:15
근대인천의 금융가 - 'Wall Street'
<공동기획-‘우리문화유산 바로 알고 지키기’>
근대인천의 금융가
글 · 최선임
인천에는 구 일본 제일은행 인천지점, 구 일본제18은행 인천지점, 일본제58은행인천지점 등 근대 개항기에 세워진 은행 건물 세 개가 있다. 이외에도 여러 개의 은행건물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없어지고 이들만이 남아있는 것이다. 이처럼 인천에 많은 은행이 설치되었던 이유는 표면적으로 수출입에 필요한 자금의 운용 때문이었지만 보다 중요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제수탈에 있었다. 그런데 일본은행에는 하나 같이 ‘제○○은행’하는 식으로 은행이름에 숫자가 들어가 있다. 그 이유는 1872년 실시된 일본의 국립은행조례에 의해서 인가된 허가번호를 제 ○○국립은행이라고 명명한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국립이라고 해서 나라가 운영을 한 것은 아니었으며, 제153은행까지 있었다고 한다.
*구 일본 제일은행 인천지점
일본 제일은행은 금괴와 사금을 사들일 목적으로 설치한 것으로 인천지역에서 근대 은행업무를 처음으로 시작한 은행이다. 이 건물은 1899년에 64평의 석조 단층 건물로 세워진 것으로 일본인 니이노이에 다카마사가 설계했다. 벽돌, 석재, 시멘트, 목재 등 일체의 자재를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직접 가져와 건축하였다. 현관은 상부에 반원형의 아치를 틀어 건물 중앙에 배치하였으며, 그 위에는 르네상스 풍의 돔을 오려 좌우대칭의 입면으로 처리했다. 외부마감은 화강암을 다듬어 쌓았고 지붕 꼭대기 부분에는 바로크 풍의 장식창이 있었다고 전해지나 지금은 없다. 중앙 돔의 양 옆에 있는 작은 탑은 나중에 설치된 것으로 보이며 처마부분에는 둥근 구멍을 둔 패러핏 난간을 설치하였다. 전체적으로 후기 르네상스 건축양식을 단순화한 형식을 띠고 있다.
*구 일본제58은행 인천지점
일본 제58은행은 일본에서 대외상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오사카에 본점을 둔 은행으로 1891년 인천지점을 개설하였으며, 이 건물은 1892년 7월에 완공된 것이다. 그 후 58은행은 제3은행, 제130은행 등 군소은행과 합병하여 야스다(安田)은행이 되었다. 해방 후에는 1946년에 조흥은행 인천지점으로 사용하다가 1956년 건물을 새로 세워 이전하면서 이 건물에서의 은행업무는 막을 내리게 된다. 현재는 중구 요식업조합에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오사카에 본점을 둔 은행으로 1891년 인천지점을 개설한 제58은행 내부
*구 일본제18은행 인천지점
일본 나가사키에 본점을 둔 제18은행 인천지점은 1890년 10월에 설치되었으며, 광목과 같은 직물중개무역에 관련된 금융업무를 위해 개설되었다. 이는 상해에서 만들어진 광목이 나가사키를 거쳐 인천으로 재수입되었기 때문이다. 출입구 윗부분은 기교를 부려 장식적인 측면을 나타내려하였다. 지붕은 목조 트러스 위에 일식기와로 마감한 모임지붕이다. 제18은행의 업무가 언제까지 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1954년 상공은행과 신탁은행의 합병으로 발족한 한국흥업은행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현재는 중구청에서 매입한 뒤 전면적인 보수공사를 마친 상태로 전시공간으로의 활용을 위해 비어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옛 은행건물들은 모두 인천시 지정 유형문화재로 등록되어 문화재 차원의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문화재 지정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구 일본 제일은행 인천지점의 경우는 창고가, 구 일본제58은행인천지점은 직원숙소가 다른 사람의 소유로 되어있으며 문화재로도 지정돼있지 않아 관리 상태가 매우 부실하다. 따라서 건물 하나만을 문화재로 지정할 것이 아니라, 건물군 전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제1은행 건물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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