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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추홀

문화재단

by 형과니 2023. 5. 12.

문화재단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08-07 00:57:26

 

문화재단

조우성의 미추홀

 

인천상륙작전 50주년이 임박했던 때였다.

 

그동안 국방부에서 발행한 6·25전쟁사에 인천상륙작전에 관한 기술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내용들이 승전 기록으로 일관되어 있어 아쉬운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군 발행 전사(戰史)니 그럴밖에 없지만, 그 같은 유의 책들에는 전쟁의 당사자였던 인천 사람들의 이야기는 일절 등장하지 않았다. 전쟁 50년이 지나도록 인천의 시각에서 본 9·15 관련 책은 출판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만들기로 한 책이 '인천은 불타고 있는가'였는데, 제책 비용을 마련할 길이 없었다.

 

고심하던 차에 하루는 승국문화재단 이윤상 이사장을 뵙고 발행 취지와 내용, 소요 비용 등을 말씀 드릴 기회가 있었다.

 

이야기를 듣고 난 이 이사장은 "그러면, 책이 한 권도 안 팔리면 저희가 3천만 원 손해 보는 거죠?"라고 했다.

 

"말씀 드리자면 그렇습니다."하니까, "좋습니다. 재단에서 내겠습니다. 그런 책 한 권 만들어 보지 못했다는 게 사실은 부끄러운 일입니다."며 흔쾌히 지원해 '인천은~'이 빛을 보게 되었던 것이다.

 

그 책에는 임응식, 김용환, 김동순, 이경성, 김양수, 오광철, 지용택, 김학준 같은 저명인사들의 주옥같은 논문, 체험담, 각종 사진, 기록화, 관련 자료 등이 다양하게 수록돼 출판되자 신문들이 대서특필을 해 주었다.

 

지역 문화재단의 수범사례였다. 반면에 신생 인천문화재단은 상식밖으로 도서관, 박물관, 미술 공간 운영 같은 '사업 확장'을 꾀하고, 스스로 '문화의 주체'인 양 나대 빈축을 사고 있다. 누을 자릴 보고 발을 뻗으랬다.

 

/조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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