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공원과 인천정신

자유공원과 인천정신

仁川愛/인천사람들의 생각

2008-11-12 09:50:49

 

자유공원과 인천정신

▧ 기 고 ▧

 

자유공원은 국제명품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시 중구에 있는 한국 최초의 서구식 공원이다.

 

이 공원의 탄생 배경은 일본 등 강대국들의 무력과 뇌물에 굴복했던 무능하고 부패한 구한말 통치자 등 고위공직자들의 인천개항 허가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이 굴욕의 부끄럽게 개항하게 된 인천을 주권 침탈과 경제적 침탈을 하려는 거점으로 경관 좋은 응봉산에 별장정원 같은 개념으로 공원을 만든 것인바, 외자유치 특혜구역처럼 자존심 상하는 탄생이다.

 

공원 주변은 그들의 부의 창출을 위해 은행, 무역사무소, 사교장, 별장, 창고 등이 들어서는 등 유럽풍 건물에 중국풍 일본풍이 어우러져 있는 특색있는 국제거리가 됐다. 물론 인천은 이를 계기로 근대경제의 발전을 이루는 관문이 되어 부두노동자 탄생 등 콩고물을 맛보게 됐다.

 

이 곳을 보려고 제물포역이라고 명명되었어야 할 일본식 명칭의 하인천역에 내려 공원 쪽으로 걸어가면 중국도시처럼 패루가 나타나며 한국 제일의 차이나타운이 나타난다. 금년 10월 중국풍을 더 내기 위해 시 예산으로 외장 보강 또한 했는데, 외국인들 일부는 한국 전통의 건축인양 이곳에서 기념 촬영을 한다. 이 지역에는 삼국지벽화까지 있다. 청국과 일본조계지 경계계단에는 중국식 석등과 일본식 짝퉁 석등이 계단을 따라 주욱 서 있으며, 옛날에 없던 공자상도 있다. 일본풍 거리도 조성돼 있다. 중구문화관도 없는데 번듯한 한중문화관은 설립돼 있다.

 

공원 정상에는 각국 공원의 역사성 상징성과 맞지 않게 한미수교백주년기념탑과 맥아더장군 동상이 있다.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이 서려면 미국과 합동예산이거나 독자적인 미국 예산의 상징물이 있어야 의미가 있는데 그에 상응하는 미국의 참여는 안보인다.

 

미국내에서 극우 군사적 모험주의자로 평가돼 해임된 맥아더장군의 동상도 역사적 재평가를 엄밀히 하고 이전하거나 교훈을 삼아야 되는데, 1951년 1·4후퇴로 인천이 100여일만에 공산군에게 재함락 당해 엄청난 피해를 당한 맥아더의 실패는 안 알린 채 9·15인천상륙작전이란 찰나적 성공만 부각시켜 전쟁 영웅으로 만들어 놓고 있다.

 

주인의식 없고 역사정신 없는 마구잡이 희한한 착상에 의한 서구식 최초공원에는 12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당당한 기개의 한국정신 또는 인천정신마저 없다. 그나마 사재로 지은 조훈 님의 연오정과 이후선 님의 석정루가 한 귀퉁이에서 초라하게 한국인이 만든 인천건축물로 위로해 줄 뿐이다.

 

인천보다 7년 늦게 탄생된 서구식 공원인 서울의 탑골공원은 입구에 있는 삼일문, 33인 기념탑, 3·1운동을 기념하는 청동부조물 등 조상의 독립정신을 기리는 사적공원으로 면모를 일신시켰다. 인천이 과거의 향수만을 위한 과거도시 재현이라면 서울은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오류를 다시는 범하지 않기 위한 차원 높은 사적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는 철학과 역사정신을 가지고 오욕의 현장을 눈물을 삼키며 지켜본 자유공원 지역을 군국주의, 제국주의를 극복할 평화공존 제일의 한국정신, 인천정신을 고양시키는 역사공원으로 새롭게 조성해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중구청에 예산을 지원해 자유공원 입구에 서울 탑골공원의 삼일문 같은 전통 출입구를 중국이 제공한 패루보다 더 상징성 있게 건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자유공원 정상 주변에 세계평화 기원을 위한 만국기 게양 및 인천정신 고양 문화관으로서의 한국형 5층 건물 혹은 9층 건물을 지어 외국의 기를 한국의 기 인천의 기로 승화시켜 시민의식을 조성하는 평화공존 상징물로 건축되고 자각되도록 하여야 한다.

 

/김영주 민화협인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