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도-공중 외줄타고 별천지를 신나게 달린다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10-04-03 22:41:37
공중 외줄타고 별천지를 신나게 달린다
앙증맞은 작은 체구의 월미은하모노레일은 거침이 없다. 월미도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추억을 담아낸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변덕스러운 하늘, 거리를 지나는 이들의 표정도 놓치지 않는다. 드넓은 서해 바다를 품을 만큼 통 큰 꼬마기차는 인천은하역을 떠나 월미공원역, 이민사박물관역 등 6.1km를 순환하며 힘차게 달린다.
글 김민영 자유기고가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요란한 기적소리는 없다.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온 기차가 달빛에 물든 월미도에 봄을 싣고 왔다. 3월 26일 월미은하모노레일의 탄생으로 월미도가 활기차다. 형형색색 화사하게 미끄러지는 꼬마기차는 하늘과 어깨를 마주하고 유유자적 월미도 유랑에 나선다. 바다와 산, 사람을 담고 있는 월미도는 별천지. 월미은하모노레일아, 외줄타고 별천지를 신나게 달려라. 달려~
월미도 여행의 출발 … 인천은하역
1호선 전철의 종착 인천역에 서면 또 다른 출발이 기다리고 있다. 이 땅의 굴곡진 역사가 배어있는 월미도로 들어서는 입구로 항구도시의 멋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주변에는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파라다이스호텔(구 올림포스호텔)과 최초의 서양식 공원으로 자리 잡은 자유공원, 자장면 탄생지 차이나타운 등이 있어 과거의 인천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다. 역사 속 한 장면, 한 장면들은 거리 곳곳에 남아 현재 진행 중이다.
열려있는 시간을 뒤로하고 은밀했던 역사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모노레일의 출발지 인천은하역은 배의 형상을 하고 있다. 항구도시를 상징하며 석탄을 나르던 철로 위에 배 한척을 띄웠다. 인천은하역을 출발하자마자 한때 대한민국을 먹여 살린 공장들의 거대한 지붕들이 내려다보인다. 지붕과 지붕사이 조용한 듯 분주한 사람들이 지난다. 낡고 오래된 식당과 선술집들이 나란히 줄지어 낮다. 고단한 어깨를 저녁이면 한잔의 술과 이야기로 하루의 피로를 덜어내는 곳. 바다를 가르고 왔을 산처럼 거대한 배들도 갑문 한쪽에서 엔진을 끄고 숨을 돌린다. 땅을 딛고 걸었던 익숙했던 그 길이 짧은 순간 낯설게 다가온다.
조선시대로 간다 … 월미공원역
꼬마기차가 지나는 4곳의 역은 나름대로 테마를 담고 있다. 다양한 모습만큼 이야기가 많은 월미도는 사랑과 정열, 과거와 미래가 숨을 쉰다. 심플하면서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월미공원역은 월미은하모노레일 운영의 심장이라 해도 좋을 만큼 핵심 시스템이 갖추고 있다. 이곳은 꼬마기차들의 보금자리라고 할 수 있다. 기차가 잠시 쉬거나 점검받으며 안전한 운행을 위해 관제센터가 있다.
이곳에서부터 레일은 하나로 연결되어 순환된다. 레일은 외발이지만 기차는 레일 위를 달리는 커다란 바퀴와 레일을 잡고 가는 작은 바퀴의 힘으로 운행된다. 월미도를 향한 본격적인 외발 여행을 떠난다. 역을 출발하자 눈과 맞닿은 곳은 월미전통공원. 조선시대의 가옥과 정원이 고즈넉하게 펼쳐져 있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한 월미전통공원은 모양새가 선비처럼 반듯하다.
차창 너머 보이는 조선시대의 시간이 월미산 입구를 지난다. 50여 년의 긴 시간을 담을 쌓고 지낸 월미산은 언제나 푸르다. ‘생태의 보고’ 월미산에 오르는 이들의 발걸음이 가볍게 보인다. 몽글 몽글 빽빽한 숲을 눈높이를 달리해 굽어보니 마치 속이 꽉 찬 브로콜리 같다. 인적 끊긴 듯 조용한 가옥들이 발밑으로 지나간다. 순간순간 바뀌는 외경이 영사기 필름처럼 지난다.
불타는 노을의 정열 … 젊음의 거리역
거리가 분주하다. 해풍에 실려 온 봄 내음이 문화의 거리에 와있기 때문이다. 젊음의 거리역은 태양을 상징하는 둥근 문을 만들어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 떠오르는 해처럼 활기차고 그윽하게 바다를 물들이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바로 문화의 거리 상공. 이곳에서의 바다는 멀고 깊다.
유람선과 여객선에 몸을 싣고 바다를 보려는 사람들과 이를 쫓는 갈매기가 바다를 등에 지고 그림처럼 지난다. 서해의 바다가 하늘과 맞닿았다. 어디로 가는지 배들의 머리가 뿔뿔이 흩어진다. 바다를 가르는 파도는 이내 사라지고 태양 빛에 더욱 빛나는 바다. 월미산 방향으로 화려한 놀이기구가 빙글 빙글 돌아간다. 또르르 굴러 떨어져도 기분 좋은 사람들. 거리를 가득 메운 간식거리도 보인다. 머리 위를 지나는 꼬마기차가 신기한 듯 사람들은 고개를 들고 한없이 바라본다.
슬픈 이별의 바다 … 이민사박물관역
공중을 달리는 꼬마기차 월미은하모노레일은 곡선의 외발을 부드럽게 돌아 이민사박물관역에 닿는다. 파도의 웅장한 힘을 표현한 이민사박물관역은 바다를 넘어 이민을 떠난 이들을 추억하고 있다. 고난의 세월을 잊자고 떠난 이민자들의 삶을 담아놓은 이민사박물관은 항구도시 인천을 ‘이별의 항구’로 기억시킨다.
월미산 정상에서 나무들을 뚫고 횃불처럼 서있는 월미전망대의 말끔한 모습이 들어온다. 이윽고 바다가 좁아진다. 바다의 시작과 끝인 갑문항으로 거대한 배들이 들어오고 나간다. 월미산을 돌아가는 꼬마기차는 항구로 들어가는 배를 쫓으며 항구가 보이는 월미공원역으로 간다.
더 이상 감출 곳이 없는 월미도에서 발을 떼어놓기 아쉬운 이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각 역의 옥상은 작은 정원으로 꾸며져 휴식을 취하며 주변을 관망할 수 있다. 낮이면 사람의 발길로 뜨거워진 월미도는 밤이면 석양빛에 어깨를 맞대며 온화해 진다. 달리는 꼬마기차 월미은하모노레일은 월미도의 낮과 밤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월미도의 새로운 마스코트
세계최초 Y자형 모노레일 시공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월미은하모노레일. 전기로 운행되는 월미은하모노레일은 총 6.1km의 거리를 순환한다. 노랑, 분홍, 파랑, 연두, 보라의 5가지 색상의 월미도 상공을 수놓을 꼬마기차는 2량이 1차량으로 편성돼 모두 5차량이 운행된다. 탑승인원 70명, 최대 92명까지 탑승 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 50km까지 달릴 수 있다. 장애인석을 별도로 만들어놓은 꼬마기차는 비상 시 안전하게 탈출 할 수 있는 통로를 갖추고 있다.
무인시스템으로 운행되는 월미은하모노레일의 실제운행 속도는 15~20km. 주변을 꼼꼼히 살피고 넓게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을 관망할 수 있도록 다소 느리게 운행된다. 월미도에 펼쳐진 전망을 한 바퀴 돌며 감상하는 데는 20분 가량 소요되는 꼬마기차는 1회용과 자유이용권으로 선택하여 탑승할 수 있다. 운행시간은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 금·토·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이며 승객의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행시간이 조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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