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오천년 역사와 호흡하다
인천의관광/인천가볼만한곳
2010-04-03 22:48:41
인천에서 오천년 역사와 호흡하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 모처럼 모인 가족 친지들과 함께 한국의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간다. 과거의 향기가 고스란히 서린 전통공원부터 옛 삶의 방식을 고집스럽게 이어가는 예절원까지. 아이들에게는 잊혀져 가는 우리 문화와 만나는 소중한 경험으로, 어른들에게는 그리웠던 추억을 되돌아보는 여유로 다가올 것이다.
글 정경숙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
感 느끼다, 감응하다
옛 향기 가득 _ 도호부청사
문학경기장 부근 도호부청사에 가면 선인의 기품이 배인 고건축물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붐비는 차와 사람들로 소란스러운 도시 한가운데서 만나는 새로운 세상이다.
도호부는 조선시대 행정기관의 하나로 상급기관인 목(牧)과 하급기관인 군(郡)·현(縣) 사이에서 행정을 담당했던 관청이다. 문학초등학교 교정에 왕권의 상징이었던 객사와 동헌 일부가 보존되어 있으며, 도호부청사에 객사·아문·동헌·공수 등 7동의 건물이 복원되어 있다. 객사는 임금의 위패를 모시던 곳으로 그만큼 전망이 뛰어나고 몸체가 화려하다. 솟을대문 형식의 독특한 지붕에 한국 고유의 고아한 멋이 흐른다. 아문은 관아의 정문으로,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 듯한 검푸른 빛의 팔작지붕이 인상 깊다. 동헌은 부사의 집무실로, 당시 지역 최고 실력자의 지위에 어울리는 기품과 위엄이 서려있다.
인천이씨의 뿌리를 찾아 _ 원인재
편의를 좇아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는 세상 속에서 대쪽같은 선비정신이 살아 숨쉬는 곳. 바로 인천이씨의 중시조 이허겸의 묘려(墓閭)인 원인재다.
원인재는 정통 양반 사대부 집안의 가옥양식에 따라 지어진 원인재, 돈인재, 율수재, 승휴당, 명인당 등 5개의 독립된 건물들로 이뤄져 있다.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팔작지붕을 이고 있는 원인재는 우아한 기품이 흐른다. 원인재 오른쪽으로 가서 조금만 오르면 소나무가 병풍처럼 둘러싸인 이허겸의 묘가 나온다. 1천70여 년의 세월을 비밀스레 간직하고 있는 이 묘는 고려시대 담장묘 형식을 하고 있다. 묘에서 내려와 원인재와 승휴당 건물의 뒤편으로 가면 물고기가 노니는 작은 연못이 나온다. 연못 하나에도 고택 특유의 멋과 여유가 서려 있다. 마당 한가운데 있는 돈인재는 위풍당당한 풍채가 돋보인다. 또 남쪽을 제외하고 모두 마루를 내어 간결하면서도 시원한 멋이 흐른다.
선비의 기품 흐르는 _ 향교
향교는 조선시대의 지방교육기관으로, 이곳에 가면 아직도 옛 선비의 고매한 정신과 기품이 숨쉬는 듯하다. 인천에는 인천향교, 부평향교, 강화향교, 교동향교 등 모두 네 개의 향교가 있다.
강화도 교동면에 있는 교동향교는 고려 1127년에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향교로 알려져 있다. 처음 화개산 북쪽에 세웠던 것을 조선 중기에 현재의 위치로 옮겨 1980년에 복원하였다. 부평·강화향교도 거의 같은 무렵에 세워졌다. 강화향교는 강화여중·고등학교의 품에 오롯이 안겨 있다. 향교 왼편에는 세월이 켜켜이 쌓인 하마비(下馬碑)가 향교의 위엄을 대신하고 있다. 계산동에 있는 부평향교는 도심속 홀로 고아한 자태를 뽐낸다. 조선시대 부평지역의 교육을 담당했던 곳으로, 팔작지붕과 맞배지붕, 나지막한 벽담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국 고유한 멋을 풍긴다.
도호부청사 왼쪽에 있는 인천향교는 도시 한가운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어 가치가 크다. 그 곳에 가면, 먼 옛날 자연을 벗 삼아 학문을 익히고 풍류를 논하던 선비들의 삶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見 보다, 보이다
자연과 전통의 어울림 _ 월미공원 전통정원지구
월미도 전통정원지구는 행궁(行宮)이 있던 조선시대의 정원양식을 궁궐정원, 별서정원, 민가정원으로 재현해 놓은 전통공원이다. 궁궐정원에는 창덕궁 후원의 연못 부용지와 연꽃 가득한 못 애련지 등이 시공간을 초월해 펼쳐져 있다. 또 별서정원에는 전남 담양의 소쇄원과 경남 함안의 국담원 등이 고즈넉하게 드리워져 있다. 자연 안에서 관조적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옛 선비의 여유와 기품이 느껴진다. 민가정원에는 안동 하회마을의 종가인 양진당을 비롯해 전통민가가 재현돼 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서민들의 농가로, 흙으로 만든 집과 농작물이 싱싱하게 영그는 밭, 원두막이 있는 풍경에서 한민족의 소박한 정서가 전해진다.
마천루 속 옛 정취 _ 미추홀공원
송도국제도시 한가운데에 푸르게 펼쳐진 미추홀공원은 인천의 역사와 문화가 깃든 전통공원이다. 미추홀공원은 비류건국신화를 바탕으로 인천의 고대 독립국가인 미추홀왕국의 역사를 구현하고 있다. 인화루에 올라 공원을 내려다보면, 빌딩 숲 사이에 내려앉은 고전적인 정취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초가지붕과 기와지붕을 이고 있는 정자와 연못 위 아름다운 누각을 보노라면,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어든다. 열린마당에는 삼국시대부터 전해오는 열두 마리 동물들로 이뤄진 십이지신상이 위풍당당 서 있다. 사람 몸에 동물의 얼굴을 한 각각의 모습이 엄숙하면서도 재미나다. 공원에 연못이 드리워져 있으며 곳곳에 소나무와 갈대, 야생초가 자라고 있어 푸른 휴식은 덤이다.
역사의 한 페이지 속으로 _ 화도진공원
화도진은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역사적인 곳으로인천광역시 기념물 제2호로 지정되어 있다. 1982년 이곳에 기념표지석을 세웠으며, 1988년 동헌·안채·사랑채·전시관 등을 세워 옛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동헌은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당시 모습을 밀랍인형으로 재현하여 역사의 한 페이지를 고스란히 읊고있다. 안채와 대청마루에는 보료, 삼층장, 탁자 등 전통 유물들을 진열하여 선조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 전시관에는 옛 군인들이 쓰던 모자와 갑옷, 화포 등 600여 점의 유물이 시간을 거슬러 전시되어 있다.
화도진공원에는 매년 정월 대보름에 전통문화 행사가 열리고, 봄이면 조미수호통상조약을 기념하는 화도진축제가 펼쳐진다.
取 취하다, 받아들이다
변치 않을 가치를 배우다 _갯벌문화관 · 다례원
요즘 세상은 참 빨리도 변한다. 하지만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도 지켜야 할 가치는 존재한다.
송도국제도시 미추홀공원에 있는 갯벌문화관과 다례원에서는 오늘날, 사라져가는 옛 문화를 간직할 수 있도록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전통문화 강좌를 진행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가천문화재단이 협약을 맺고 무료문화강좌를 운영하고 있는것. 올해 운영하는 강좌는 모두 18개, 3개 기수로 나누어 진행한다. 그 가운데 전통문화강좌는 도예·서예·생활다례·대금과 단소 등 모두 10개다. 강좌를 들으려면 가천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한다. 18세 이상 인천시민이면 누구나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문의 : 갯벌문화관 833-2600, 가천문화재단 460-3460 , www.gachon.or.kr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_ 인천예절원
요즘 아이들은 한복을 입고, 연을 날리고, 어른께 인사하는 법을 잘 모른다. 아이들은 컴퓨터게임을 하고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이 더 익숙하다.
인천예절원은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교육’이라는 믿음으로 한국의 전통예절을 가르치고 있다. 예절교육은 유치·중등·고등학생 및 성인을 대상으로, 일일문화체험과 이삼일간 예절원에 머무르며 전통문화를 배우는 예절학교 등으로 다양하게 운영한다. 학생을 대상으로 인사예법 익히기, 가족·사회·학교 예절 배우기, 다도·국악 등 전통문화 체험하기 등의 수업을 진행한다. 성인들에게는 의전의 기본부터 인사·부부 예절 등을 가르치고 있다. 장 담그기·떡 만들기·나물무치기 등 전통음식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인기가 좋다.
문의 : 인천예절원 464-8254, www.incc.or.kr
바른 어른으로 자라도록 _ 가천어린이예절학교
전통문화는 이 땅의 아이들에게 전해주어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가천문화재단은 매년 3월에서 11월에 7세 미만의 어린이단체와 보육기관을 대상으로 가천어린이 예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전통예절과 놀이 등을 아이들이 몸으로 직접 익혀, 예의바르고 착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가천어린이예절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전통 예법에 따라 직접 다기를 다루고 차를 우려 마시는 ‘차생활예절’, 어른을 대할 때의 자세와 절하는 법 등을 배우는 ‘전통예절’, 줄다리기·투호·제기차기·지게지기 등을 체험하는 ‘전통놀이’ 등이다. 강좌를 배우고 싶은 어린이단체나 보육기관은 가천문화재단으로 사전에 문의한다.
문의 : 가천문화재단 460-3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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