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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문화/인천의노래

제2의 김 광석을 꿈꾸다

by 형과니 2023. 6. 16.

2의 김 광석을 꿈꾸다

仁川愛/인천이야기

2011-02-21 21:57:13

 

2의 김광석을 꿈꾸다.

노래로 꿈꾸고 희망 얘기하는 사람

 

맹추위가 잠시 주춤했던 2월의 어느 오후, 인천대공원 어디선가 들려오는 귀에 익은 노랫소리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인천호 광장 주변에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을 상대로 한 남자가 기타를 메고 지금은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고 있었다. 얼핏 들으면 김광석이 환생했나 싶을 정도였다. 노래에 이끌린 관객이 하나 둘 늘어났다. 노래 사이사이에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소소한 얘기를 곁들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남자. 노래를 시작한 지 15년이 된 제2의 김광석을 꿈꾸는 김선동 씨(38)가 주인공이다.

 

 

작년 가을부터 주로 날씨가 좋은 주말에 인천대공원에서 노래를 했다는 그는 월미도 등에서 거리공연을 했었던 경험으로 듣는 사람에게 진실하게 다가가 꿈과 희망, 사랑과 행복을 주고 싶어 예약객이 없는 공연을 감행한다. 가좌동 집에서 자전거에 공연 장비를 싣고 1시간 동안 달려와서 노래를 한다. 그는 왜 돈벌이가 되지 않는 공연을 하는 걸까? 김씨는 꿈과 희망을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하루하루 그냥 시간만 보내는 것이 아쉽고 안타까워서 같이 나누고 싶었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한발 한발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듣는 분들이 많이 좋아하셔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어떤 분들은 노래 잘 들었다고 정성을 보태주시기도 하더라고요.”라며 입을 열었다.

 

장비가 변변찮아 아쉬움이 많지만 그래도 열심히 한다고 좋아해 줘서 힘이 나고 노래를 계속하는 이유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생활이 노래라고 했다. 하루에 적어도 3~4시간은 노래 연습을 한다는 자칭 노력파라는 말이다. “노래는 하면 표시 안 나게 조금씩 늘지만, 안하면 바로 망가져 버린다몸으로 하는 일이기에 계속 연습해야 한다.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이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가 100여곡 정도 있는데 벼르고 별러서 올해는 음반을 낼 계획을 하고 있다고 넌지시 귀띔하기도 했다.

 

노래는 보통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동안 40~50곡정도 부른다고 한다. 자작곡도 있지만 주로 부르는 것은 김광석의 노래다. 가끔가다 많은 사람이 다 알 정도의 노래도 한다. 그럼 관객들도 함께 따라 부른다. “기타 하나로 노래하기는 사실 어려워요. 정말 노래를 잘해야 하는데 김광석 씨의 노래는 감정, 소위 말하는 필(feel)을 제대로 나타내기가 특히 어렵습니다. 이견이 많지만 제 생각은 노래 한곡을 프로답게 해야 다른 노래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광석 씨는 가식 없이 진실 되게 노래했고, 저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소박하게 열정을 갖고 노래하면서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힘이 되고 싶다고 했다.

 

노래를 하기 전에는 운동으로 성공할 거라고 할 정도로 운동을 잘했어요. 중학교 때 까지는 육상선수였고 고등학교 때는 태권도를 했어요. 태권도 도장도 4년 동안 운영했었죠. 그때는 정말 열정을 갖고 미친 듯이 했었는데 성공할 즈음에 몸을 다쳐서 운동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운동이 사라져 버리니까 방황이 시작되었어요. 길을 못 찾고 있을 때 기타를 만났습니다. 다른 사람들 보다 많이 늦은 24살에 기타를 잡고 노래를 하기 시작한 거죠. 언젠가는 될 거라는 믿음으로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당시에는 살아가는 의미가 노래밖에 없었으니까요라며 지난 과거를 밝히는 데도 거리낌이 없었다. 운동과 음악은 별개가 아니라고 하면서 김광석 씨의 노래를 하면서 본인의 소리와 색깔을 찾았다고 했다.

 

 

사람들은 보통 하나의 원대한 꿈을 갖고 살지만 사실 김씨의 꿈은 여러 개다. 작게는 텃밭을 가꾸며 마음 맞는 사람끼리 소일거리로 농사를 짓는 것이다. 좀 더 나가서는 장비가 제대로 갖춰진 소극장에서 본인의 이름으로 콘서트를 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세계로 진출하고 싶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시간을 내지 않는 이상 음악을 가까이 하기 어려운 학교나 일터를 방문해서 <찾아가는 희망콘서트>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유치원에서도 했었는데 아이들도 아주 좋아했다면서 공연 의뢰가 들어오면 무료로도 해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노래하는 것이 마냥 좋다는 김씨는 노래를 살아가는 이유라고 했다.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노래라고 말했다. 그저 좋아서 혹은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노래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에게 노래는 이라고 했다. 힘들어 하는 사람이 노래에서 희망을 찾고 어려움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하는 것이 바람이라는 그는 정직함을 풍길 수 있는 노래를 죽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제 다시 출발선에 서있다. 다시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노래를 하고 있다고 했다. 15년을 한결같이 음악을 놓지 않고 꿈과 희망을 찾으려는 모습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뒤늦게 생각난 듯 약속 시간에 늦었다며 기타를 둘러메고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 그의 뒷모습에서 미래에 이루어질 꿈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

 

남궁련 객원기자 reony0212@dreamwiz.com

 

 

 

 

 

 

/ 편집팀(inchenews@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