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디렉터·멀티아티스트 이영욱 교수
仁川愛/인천의 인물
2011-04-08 13:33:38
‘낯설고 친근한’ 외눈박이
사진 디렉터·멀티아티스트 이영욱 교수
글 이용남 본지 편집위원 사진 김보섭 자유사진가
“사진은 텅비어 있는 이미지이고, 완벽한 거짓말을 하는 매체다.” 상명대 이영욱 교수(45)의 사진에 대한 정의다. 사진은 정직하고, 사실 그대로 보여준다고 믿어 온 사람들에게는 상식을 뒤엎는 논리다.
이영욱 교수는 인천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사진을 정식으로 배웠고, 사진 관련 전시·기획, 강의까지 사진과 관련된 일로만 40년 넘는 인생을 살아왔다. ‘정통파’ 사진가이자 ‘멀티아티스트’이다.
그는 인천 토박이답게 인천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똘똘 뭉쳐있다. 특히 자신의 고향인 중구에 대한 애정이 깊다. 정서도 맞고, 특별한 의미가 묻어 있기 때문이다.
중구를 주제로 자유공원, 월미도, 북성동 등을 찍고 기록했다. 자신이 사는 동네를 관찰하고, 산책하면서 자유롭고 여유로운 마음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이 사진을 모아 94,5년에 전시회를 열었고 황해문화에 ‘사진이 주는 생각’이라는 코너에 2년간 연재했다. 당시 그가 사진작업을 위해 열었던 ‘본다’ 스튜디오는 인천 사진문화 발전의 산실이었다. 작가들의 전시 공간이기도 했고, 사진을 알고 싶어하는 시민들의 배움터였다. 그는 정통파 사진가지만 사진비평 및 기획에 능력이 있는 작가이자 큐레이터이기도 하다. 사진전시 및 기획의 불모지였던 인천에 95년과 96년에 ‘짠물전’, ‘외눈박이의 초상’이라는 기획전시회를 열어 호평을 받았다.
인천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그가 지난 10년간 훌쩍 인천을 떠나 있었다. 연변대학 사진학과 초빙교수로 중국동포 학생들에게 사진을 가르쳤다. 다시 돌아 온 그에게 인천은 낯설고도 친근하다. 변화가 있었기에 낯설고, 낯설기에 더 잘 보인다. 그래서 인천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느낌을 사진으로 담아내려 한다. 이 교수는 다시 돌아 온 인천에서 지금은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는 양옥집에 주목하고 있다.
그의 사진은 고급액자에 예쁘게 걸려 있는 정형화된 사진은 아니다. 방, 화장실, 사무실 등 모두가 사진작업의 대상이다. 텅비어 있는 이미지에 작가가 의미를 부여하고 말 걸기를 계속한다. 사진은 의인화 되어 소통하며 재미있게 노는 대상이다. 사진이 흰벽에 쭉 액자에 걸려 있는 것이 아닌 영화처럼, 미술처럼, 책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즐기고 볼 수 있길 원한다. “사진도 인문학적으로 접근해 다른시각, 다른 모습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풍토가 길러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스터디가 필요하고, 인문학적 공부가 꼭 필요합니다.” 이교수의 말없는 사진에 말걸기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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